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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Aug 18. 2022

나는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만.

같은 업무, 다른 급여


    




97년 취업에 성공하다.

는 직업고등학교(상고, 공고, 농고)를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것이 별스럽지 않은, 오히려 당연한 분위기의 시골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저도 여자상업고등학교에서 정보처리를 전공하고 97년 7월 25일 울산에 위치한 주) 주리원 현대백화점 취업에 성공(?) 했습니다.  


취업 실습이라는 명목으로 고등학교를 채 졸업하기도 전, 그렇게 사회에 나갔습니다. 당시에는 주리원백화점으로 금강개발(현대백화점)에 인수되기 전이었습니다.


주리원백화점은 본점이 있었는데, 아트리움 점을 오픈함에 따라 많은 인력을 채용했습니다. 그 인력 중 한 명으로 취업에 성공(?)했던 것입니다.


우리 입사동기들은 15일간 기숙 형태의 신입직원 고육을 받고 각 부서로 배치되었습니다. 저는 신용판매 파트로 발령받았습니다. 예전에는 백화점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하는 백화점 카드가 있었어요. 거기서 근무를 한 것입니다.



남의 돈 벌어먹기

회사를 출근하고 처음 한 일은 퇴근할 때까지 공사 뒷정리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새로 오픈한 매장, 아트리움 점의 공사 막바지에 입사한 우리들은 공사가 끝난 매장 바닥을 쓸고 닦고 청소하고.. 당시 먼지란 먼지는 다 뒤집어썼습니다.


그리고 백화점 오픈 시간은 10시 30분이었지만, 항상 그보다 먼저 7-8시쯤(?-잘 기억이..) 회사에 출근했습니다. 정말 달을 보고 출근해서 달을 보고 퇴근한다는 우스갯소리를 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니 저의 첫 직장이 생각나 이렇게 글을 적어봅니다.


당시에는 참.. 불평불만이 많았던 것 같아요.


『대한민국에서는 김영삼 정부 때 당시 세계화와 노동시장의 유연화에 대한 요구에 응하여 여당인 신한국당(새누리당의 전신)이 1996년 12월 26일 비정규직의 내용이 포함된 노동법을 통과시켰다.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김대중 정권 때 비정규직이 크게 늘어났다.』     


정규직 그리고 비정규직

김영삼 정부에 제도화된 비정규직은 김대중 정권 때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차원(?)에서 크게 늘어납니다.

   

제가 입사하고 일 년 뒤부터는 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직원보다 비정규직으로 채용되는 직원이 더 많았습니다.


어린 나이에 우리는 한창 일하는데 먼저 퇴근하는 비정규직들이 참 얄밉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미안하고 어리석은 행동이었습니다.


똑같은 업무 그리고 학력 차별

사회생활을 하다 보니 학력으로 발생하는 차별에 불만이 생겼습니다. 나의 시선에서는 똑같은 시간, 똑같은 업무, 똑같은 직원인데 왜 급여 차이가 나는 거지? 아무리 머리를 굴러봐도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때 어떤 분이 말했습니다.      

‘억울하면 너도 대학 가지 그랬느냐? 그 사람들은 그만큼 투자를 했으니 차별을 두는 것이 당연하지 않으냐?’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전 아직도 이 말을 이해를 못 하겠습니다.



똑같은 시간, 똑같은 업무, 똑같은 직원인데 왜????????????????????  


왜 똑같은 일반적인 업무를 하면서 학력에 따라 차별을 받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사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나는 첫 직장을 2년만 다니고 대학을 갈 것이라며 큰소리치고 회사를 때리 쳐 버렸습니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으로 대학에 바로 진학하지 못하고 다시 취업을 했지만, 그곳에서도 학력으로 인한 차별적 대우에 불만이 참 많았습니다. 어째 어째하여 28살에 대학을 졸업했지만, 지금도 학력 차별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당연하게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

대학도 종류가 원체 다양하지 않나요?! in 서울, 지방대, 전문대, 사이버대, 학점은행제, 4년제 이런 것들이 사회에서는 다시 차별로 다가옵니다.


97년도 당시만 해도 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하는 것이 별스럽지 않은 사회적 분위기였다면, 지금은 대학을 가는 것이 당연시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취업한 그 친구들이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나와 같은 사회적 차별로 마음 아파할까 참 마음이 무겁습니다.



3년을 열심히 공부하고 당당하게 사회에 나아갔지만 상대적 박탈감으로 힘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저도 참 열심히 공부하고 사회에 나갔습니다. 그런데 사회에서는 그만큼의 대우를 해주지 않아요. 그냥... 얼마 전 신문기사를 보고 주저리주저리 써놓은 개인적인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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