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만의 집>

독서일기(2025.5.8)

by 아가다의 작은섬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숙제하듯 밀린 독서기록 중....


'논문 지옥'… 지난 1년은 그야말로 ‘논문 지옥’이었다. 논문을 하도 읽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활자 자체가 꼴도 보기 싫어졌다. ㅎㅎㅎ 얼마나 심했냐고?!... 그 좋아하던 웹툰조차 보기 싫을 정도였으니 말 다 했지 뭐야~ 나를 포함해 함께 공부하던 동기들 모두, 그 시기엔 정말 심신이 글자에 지쳐 있었던 것 같다.


프로포절 준비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나서야 조금씩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도 자기 계발서나 전공서적, 심리학 책은 잘 안 읽힌다. 그나마 소설은 조금씩 읽히길래, 요즘은 틈틈이 소설로 마음을 달래고 있다.


눈문 프로포절 심사도 끝났고, 방학이라 약간의 여유도 생겼다. 그래서 그동안 읽고도 기록하지 못한 책들을 찾아 늦게나마 독서일기를 쓰는 중이다. 생각해 보면, 그 당시 책을 읽은 것 자체가 기적이었다.


<자기만의 집> 이 책은 보자 보자~ 와우 5월에 읽었네 그려~ ㅎㅎㅎ 그래도 다행히, 그때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을 메모해 두었더라.

재혼가족의 이야기, 부모는 자식의 허락을 받지 않고 헤어진다. 자식은 이해되지 않는 헤어짐 속에서 부모의 삶을 존중하며, 자기만의 집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소설 속 주인공은 아홉 살 때, 부모님의 이혼을 겪는다. 이혼 후 부모님은 각자 새로운 가정을 꾸리지만, 그 속에 '아이'에 대한 고려는 거의 없다. 아이의 마음에 남는 충격, 그리고 그 기억의 영원함. 어쩌면 그 순간부터 아이에게는 '집'이 사라진 건 아닐까?


작가가 말하는 '집'은 '단순히 머무는 실체가 있는 공간'은 아니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만의 집을 찾아가는 여정을 살아간다. 그리고 이 책은, '재혼가정'이라는 특수한 관계 속에서 그 여정을 섬세하게 풀어낸 소설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 책을 읽고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누군가의 ‘집’을 찾는 여정을 상상하게 했고, 나 역시 내 마음의 집을 짓는 중이라는 걸 느꼈다.>


벽돌 하나하나를 쌓아 집을 짓듯이 살아가는 것, 그것이 바로 삶이 아닐까.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매일의 반복 속에서 한 장씩 정성껏 때론 거칠게 쌓아가는 벽돌. 때로는 무너지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나만의 집이 지어지는 것 같다. 삶도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내 속도대로 지어가면 되는 것 아닐까.


#자기만의 집 #전경린 #소설 #독서기록 #글로상담하는상담사아가다입니다 #독서치료 #재혼가정소설 #독서일기 #심리상담




자기만의 집/전경린/소설/다산책방/243p


44p 겨우겨우 근육을 풀어 엄마의 애인을 받아들였는데, 이번엔 동생이라니.


45p 사람은 누구나, 아무리 못난 인간이라 해도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새삼 놀라운 사실이다. 우리는 자신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자기중심적인 꿈을 통해 그 사실을 학습한다.


62p 어른들이란, 아홉 살이나 된 아이를 눈앞에 두고도 제멋대로들이다. 아홉 살도 상황이 자신의 삶과 조화되지 않으면 충격을 받아 영원히 기억에 새기게 된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93p 지금 세상이 군사독재보다 더 무서운 독재래요. 온 국민이 돈에 억눌려 옴짝달싹 못 하는 세상 아니에요. 젊은이들부터 노인들까지 경제에 얽매여 딴 궁리할 틈이 없어요.


95p 가족 간의 소박한 대화로는 더 이상은 소통할 수 없는 경계에 이른 것이다. 일상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존재적 고뇌를 가족과 나누는 것은 무리다.


116p 꽃하나가 필 때마다 세계가 하나씩 생긴다고. 사람도 그렇게 자기를 꽃피워야 한다고.


121p 우린 무언가를 할 때마다 실패도 하고 상처도 입고 후회도 하지. 관계가 잘못되어 마음이 무너지기도 해. 사는 동안 몇 번이고 마음이 무너지지. 하지만 중요한 건 다시 하는 거야.


121p 그럴 때, 난 쉬운 일만 해. 심각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만 하지. 쉬운 일도 규칙적으로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힘이 생겨. 그리고 시간이 가면, 그게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할 수 있어. 걱정 마, 곧 그렇게 될 거야


127p 나를 엄마 집으로 불쑥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아저씨였다... 중략... 외로움을 두려워마라. 마음은 누구나 스님처럼 홀로 흘러가는 거다.


138p 보기엔 비슷비슷하겐 모습으로 살아가지만, 저마다 건너야 할 인생의 강들은 얼마나 다를 것인가?


161p 진짜 자기 집에 도착한 사람처럼, 삶에 대한 모든 부정들이 걷혀. 인간다운 의식주, 생계를 위해 하는 일, 타인과의 교제, 자기 역할,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 방바닥을 닦고 유리창을 닦는 일, 밥을 끓이는 일, 세속적 조건 속에서 살기 위한 온갖 노력의 경건함을 알게 돼, 그게 핵심이야.


217p 예컨대 내가 알아낸 비밀은, 어떤 부모든 바로 그 아이, 즉 나 자체를 위해 아이를 낳는 건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러니 우린 누구나 지나가는 과객에 불과하다. 난 그것이 지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의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227p 타락이란, 살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며 사는 거야


241p 조심해라.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어느 것이 환상이고 어느 것이 실재겠냐? 조심하라는 건 금지가 아니다. 그것을 의식하고 이 현실 속에서 상호교환을 잘하라는 의미야


253p 진실을 알았을 때도 무너지지 않고 가혹한 진실마저 이겨내며 살아가야 하는 게 삶인 것이다.


265p 나를 힘들게 했던 것은 엄마와 함께 살면서 오히려 엄마를 잃어가는 상실감이었다. 풀리지 않는 감정의 응어리가 내 안에 가득했고, 의혹은 실제 엄마에게는 무감각해지며 스스로 소외되어 가는 나 자신의 숙제였다. 내 발로 엄마의 집을 떠나서라도 엄마를 제대로 만나고 싶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