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런 거구나...

뒤통수 후려 갈기는

by 아가다의 작은섬





엄마, 꿈이 뭐였어?

며칠 전부터 아네스가 계속해서 내 어릴 적 꿈을 궁금해합니다. 계속 대답을 회피하다가 몇 번의 질문은 받는 나는 내 어릴 적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엄마는 엄마가 되고 싶다고 했어”


“그게 엄마 꿈이었어?”


“엄마는 사실 꿈이 뭔지 잘 몰랐던 것 같아. 수업시간 꿈에 대해 발표했는데 그때 엄마가 되고 싶어요.라고 발표를 했어”


“그렇구나..”


“자신이 뭔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은 꿈이 무엇인지 안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이야. 평생 본인이 뭐하고 싶은지 모르고 사는 사람도 많으니까”




엄마, 나 정말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대화가 마무리되었나 싶었는데, 계속 나를 초롱초롱 눈빛으로 쳐다보는 아네스에게 저는 반문했습니다.


“아네스는 꿈이 뭐야?”


“엄마, 나 요즘 꼭 하고 싶은 일이 생겼어!”


“뭔데??”


“나 아이돌이 하고 싶어”


“아,,, 그렇구나...”
(맥 빠짐 하하하)




헐 헐 헐... 이런 거구나...

저 대화에서 끝났다면, 속으로 그렇구나 하고 넘어갔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다음 이야기는 나의 심장을 두근두근 하게 만들었고, 내 뒤통수를 후려갈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엄마, 나 오디션을 한번 보고 싶어”


“엉?! 오디션???”


“어, 오디션 한번 보고 싶어!”


“그렇구나. 오디션을 보고 싶으면 어디서 오디션을 보는지 알아봐야 되지 않을까?”


“어. 그래서 내가 다 알아봤어.
000 아이돌이 활동하는 앱이 있는데 거기다 영상 올리면 된데”



순산 N번방이 생각나서 덜컥 겁이 났습니다.


“너 막 이상한 데다가 영상 찍어서 올리면 안 된다.”


“엄마, 여기는 이상한데 아니야. 000 아이돌이 활동하는데란 말이야”


“그래. 알았어. 엄마한테 거기 어딘지 링크 줘봐. 엄마가 확인하고 아빠랑 상의해볼게”




상상을 초월하는

사춘기를 먼저 겪은 선배 엄마들이 가끔 이런 말을 했습니다. ‘너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다. 사춘기 돼봐라. 상상을 초월한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이번 일로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만약 테레사가 아이돌 될 거야, 나 오디션 볼래라고 했으면 그렇게 놀라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와~ 이거구나! 무엇을 상상하던 그 이상을 보여드립니다. 이 광고가 절로 생각났습니다.




심각한 일탈은 아니지만

평상시 노래 듣고 춤추는 것을 즐기는 줄은 알았지만, 정말 의외의 행동이었습니다. 아네스의 오디션 사건으로 예상한 범위를 벗어난 아이들의 행동에 충분히 엄마들의 뒤통수에 불이 나고 눈알이 튀어나올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실의 방

순간 진실을 말해줘야 하나? 고민도 했습니다. 나는 심각한 음치입니다. 어째 유전처럼 두 녀석 모두 음치입니다만, 이 사실을 이제는 알 때가 되었나 싶기도 했습니다.


퇴근하고 돌아온 요셉에게 이 사실을 말하니 요셉은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누구???? 테레사 말고, 아네스가???”

우리 부부에게는 정말 예상 밖의 일이었고, 제 핸드폰에 오디션 앱을 깔고 아네스에게 영상을 찍어 달라고 했습니다.


“꼭 영상 올려야 되는 건 아니잖아?! 엄마 나 거기 영상들 좀 봐도 돼?”

그리고 넷플렉스에서 반영하는 다큐멘터리 N번방을 함께 시청하는 것으로, 아네스의 오디션 사건은 일단락되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춘기 부모님들~ 뒤통수 안녕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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