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2025.07.23. 수)
글로 상담하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방학하고 몇 주간은 집에서 빈둥거렸다. TV 리모컨을 1초에 한 번씩 눌러도, 핸드폰을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이 '지루함'을 이겨낼 수 없다. 얼마나 많을 날들을 이런 지루한 일상을 살아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매일 밤이 되면 항상 다짐했다.
'내일 아침엔 꼭 도서관에 가야지'
하지만 아침이 되면 소파가 나를 부르니 이를 거절할 수가 없다. 그렇게 또 '지루한 하루'를 살아냈다. 지루함을 못 견뎌서 온몸에 '쥐'가 날 것 같은데도 지루함 조차 삶의 일부분이겠거니 생각하며 그렇게 며칠을 지루함을 벗 삼아 내 삶에 쉼을 허락했다.
그! 런! 데!
선풍기를 틀어놓고 '大' 자로 누워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는 무더운 날이었다. 참다못한 나는 폭염에 등 떠밀리듯 가방을 둘러메고 집을 나섰다.
이곳이
'천국'이로세!
내가 사는 도시는 출판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집에서 10분 거리에 도서관이 여러 군데가 있다. 게다가 지역주민들이 매일매일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도록 관내 도서관끼리 탄력근무제를 실시하여 A 도서관이 휴관이면, B 도서관에 갈 수 있다.
다시 찾은 도서관은 예년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북적인다. 오픈시간(9시)보다 30분 늦게 왔을 뿐인데 자리는 이미 만석이다. 주변을 둘러보니, 이용자 연령대도 예전보다 조금 높아진 것 같다.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가끔 궁금해진다.
'옆사람은 무슨 작업(공부)을 하고 있을까?'
오늘도 어김없이 힐끔힐끔 곁눈질을 하다가, 이내 나의 일에 집중한다.
바쁘게만 흘러가는 사회 속에서 ‘지루함’은 어쩌면 질 나쁜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남들은 저마다의 목표를 향해 부지런히 달려가는 듯한 이 시대에, 나만 이 지루함 속에 멈춰 있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이 밀려온다. 이대로 도태되는 건 아닐까,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압박감에 시달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지루함 속에 더 머물고 싶기도 한다.
지루함이든 열정이든, 그것은 모두 삶의 일부다. 지루함과 무력감, 텅 빈 듯한 공허함조차도 분명 나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있을 것이다. 그 어떤 감정이든 삶을 이루는 하나의 조각이며, 결국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 찾아온 지루함, 그리고 그 지루함이 데리고 온 조급함과 걱정, 불안을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살아냈다. 그 감정들을 끌어안은 채, 지루함이 지루해질 때까지 하루하루를 조용히 마주하며 살아가다 보니 결국 그 지루함이 나를 도서관으로 이끌었고, 다시 일상으로 나아가게 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우리는, 풍요로움 속에서
이 ‘지루함’을 어떻게 살아내야 하는지 고민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