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독서일기(2026.01.31)

by 아가다의 작은섬

이번에도 『죽음의 수용소에서』 독서모임을 진행할까 고민했다. 나의 행위는 과연 어떤 의미를 지닐까, 이 자리에 함께해 줄 사람은 있을까, 나는 그들과 ‘삶의 의미’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나눌 수 있을까, 그리고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다루는 모임을 이끌 자격이 나에게 있는가, 내 마음은 누군가의 삶을 마주하기에 충분히 단단한가 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언제나처럼 나는 시작하기 전까지 해답 없는 고민을 오래 붙들고 선다.


항상 오만가지 고민을 하지만, 어느 한 가지 질문에도 뚜렷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독서모임은 시작된다. 첫 회기는 어색함 속에서 서로의 눈치를 살피며 흘러가고, 둘째 회기는 예상치 못한 변수들로 인해 당혹스러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그러나 셋째 회기쯤이 되면 우리는 조금씩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고, 그제야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일까”라는 질문이 책 속 문장이 아니라 우리의 현재가 된다. 마지막 회기가 되면 우리는 그 질문을 피하지 못한 채 각자의 자리에서 '삶의 의미'라는 묵직한 무게를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아직 다 풀지 못한 과제를 안고 우리는 조용히 작별인사를 나눈다. 이 시간이 지난 이후에도 서로의 삶이,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 있기를 바라며...,


나는 처음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만났던 시간을 잊지 못한다. 그때의 나는 삶의 전환기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붙들고 있었고, 지난날 겪어온 고통 속에서 아무런 의미도 찾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허우적거리며 버텨내고 있었다. 그 시절 이 책을 읽으며 나는 깨달았다. 아무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는 것을. 그 문장은 절망 속에 가라앉아 있던 나를 다시 숨 쉬게 했고, 다시 살아가 볼 용기를 주었다. 당시에는 문장들이 비교적 쉽게 읽혔는데, 해를 거듭해 다시 펼칠 때마다 그 무게는 점점 깊어졌다. 경험이 더해져서일까, 이제는 이전처럼 가볍게 읽히지 않는다. 오히려 문장 하나하나가 나를 향해 되묻는 듯하다.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빅터 프랭클의 말처럼, 삶의 의미는 삶이 대신 대답해 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 내가 직접 응답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더 이상 삶의 의미를 관념처럼 말할 수 없게 되었다. 삶의 의미는 추상적인 사유 속에 머무는 개념이 아니라, 결국 내 하루 속에서 선택되고 살아내야 할 현실이기 때문이다. 삶의 의미는 오늘 내가 어떤 태도를 택하고 어떤 책임을 감당하는지 속에서 비로소 드러난다. 그렇기에 나는 쉽게 ‘안다’고 말하지 못한다.


예전에는 ‘아무 의미 없는 고통은 없다’는 문장이 나를 위로했다. 그러나 이제는 그 고통 앞에서 나는 어떤 태도로 서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그래서 솔직히 말하면, 여전히 어렵다. 나는 아직 흔들리고 있고, 여전히 질문 한가운데 서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고민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독서모임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시작된 시간이 결국은 나에게로 돌아와 내 삶을 더 깊게 만든다. 어쩌면 그래서 나는 다시 이 책을 펼치고, 다시 사람들과 함께 읽으며, 다시 질문 앞에 서는지도 모른다. 완성된 답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여전히 답을 살아내기 위해.


그래서 나는 여전히 묻는다. 그리고 동시에, 조금씩 살아내며 답하고자 한다.


감사랑합니다

글로 마음을 나누는 상담사 아가다입니다




빅터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빅터프랭클/이시형/청아출판사/명사에세이/220p/재독

42p 그럼에도 신기하게 잠이 밀려왔다. 그 잠은 비록 몇 시간 동안이지만 우리에게 고통을 잊고 안식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130p 지금까지 시련을 겪어 오면서 다른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것을 잃은 적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니체_나를 죽이지 못한 것이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131p 그대의 경험, 이 세상 어떤 권력자도 빼앗지 못하리, 경험뿐 아니다. 우리가 그동안 했던 모든 일, 우리가 했을지도 모르는 훌륭한 생각들, 우리가 겪었던 고통, 이 모든 것들은 비록 과거로 흘러갔지만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우리 존재 안으로 가져왔다. 간직해 왔다는 것도 하나의 존재 방식일 수 있다. 그리고 어쩌면 이것이 가장 확실한 존재 방식인지도 모른다.


171p 의미는 글자 그대로 죽을 때까지 보존된다. 다시 말해 삶의 의미는 절대적인 것이다.

179p ‘과거에 그랬다’라는 것처럼 확실한 존재 방식도 없을 것이다

183p 두려움이 있던 자리에 대신 그 반대되는 소망이..

191p 인간은 어느 순간에도 변할 수 있는 자유

207p 의미에 대한 지각은 현실에 깔려있는 가능성을 깨닫도록 만든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일이 행해져야 하는가를 깨닫게 한다는 말이다.


빅터프랭클의 삶의 의미를 찾아서/빅터프랭클/이시형/청아출판사/명사에세이/268p/재독

35p 자유의지는 결국 인간의 자유의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인간의 의지는 유한한 존재로서의 의지이다. 인간의 자유는 어떤 조건을 피할 수 있는 자유가 아니라 그가 어떤 조건에 처해 있든 그것에 대해 자신의 태도를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말한다.


73p 인간이 의미를 달성하기를 원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를 결정하는 권한이 항상 그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ㄸ라서 의미를 달성하는 일은 결정을 내리는 일과 항상 동일한 것이다.


103p 그것은 책임감의 견지에서 해석되어야 한다. 인간은 어떤 상황에서 올바른 해답을 내려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그 상황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야 할 책임이 있다. 그리고 의미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찾아지는 것이다.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된다는 말이다.


104p 판단력이란 어떤 상황에서 의미를 찾아내는 인간의 직관적인 능력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판단력은 창조적인 능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