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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가다의 작은섬 Sep 16. 2022

우리 집은 안전한가요?

맹수 같은 부모


p.s. 서랍 속 글 정리 중입니다^^ 이젠 미루지 말고 발행해야겠습니다. ㅎㅎㅎ

   

『인간의 뇌와 몸은 위협과 위험을 만났을 때 투쟁, 도망, 얼음 반응을 한다. 또한 위험에 닥쳤을 때 싸우거나 탈출할 수 없다고 판단하면 뇌는 본능적으로 얼음 반응, 즉 부동 상태를 유지하려고 한다.』

(오은영의 화해 64p)


잘나고 똑똑한 아이는 남의 집 아이, 저 멀리서 천지도 모르고 손가락만 빨고 있는 아이는 우리 집 아이 같습니다.


부모는 아이를 위한다 생각하고 자식의 모자람을 채우기 위해 하나라도 더 가르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르쳐도 제 마음에 차지 않는 아이에게 화도 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더 완벽하게 부모 역할을 하고자 애를 씁니다.



밉다. 밉다. 밉다 하니 미운 짓만 하는구나


자신의 가르침을 따르지 못하는 아이가 밉습니다. 밉다. 밉다 하니 정말 미운 짓만 골라서 하는 것 같습니다. 누구든 작정한 사람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 부모인 내가 자식의 못나고 모자란 부분만 보려고 작정했는데 그걸 누가 이길 수 있을까요?


가르친다는 명분으로 내지른 고함.

권위 있는 부모라는 명분으로 한껏 찌푸린 독이 되는 표정.


부모의 닦달에 자식은 긴장하게 됩니다. 어떻게 해서든 부모의 요구를 들어주려고 애를 씁니다. 하지만 무슨 짓을 해도 부모가 바라는 완벽한 아이가 되지 못하는 현실에 좌절합니다.


아이는 이제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혼나지 않을까?’늘 경계하고 긴장합니다. 어쩌다 웃는 날조차도 ‘오늘 혼나지 않아서 다행이다.’라는 생각밖에 할 수가 없습니다.


아이의 모든 생각이 ‘혼나지 않게’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부모가 바라는 건강하게, 씩씩하게, 공부도 잘하고, 밝게 웃는 아이는 생각조차 할 수 없습니다.



우리 집은 안전한가요?


부모도 아이도 가장 안전하고 행복해야 하는 집은 이제 어디에도 없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애쓰는데 왜 아이와 부모는 행복하지 않을까요?


인간은 맹수를 만났을 때 살기 위해 싸우거나, 도망칩니다. 하지만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이길 수 없다고 판단되면 얼음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상상해보세요. 내 앞으로 돌진해오는 자전거, 오토바이, 차, 순간 우리는 얼음 상태가 됩니다.


감당할 수 없는 부모의 무리한 요구는 아이의 뇌를 스트레스 상태로 만듭니다. 독이 되는 표정으로 고함을 지르는 부모는 아이에게 맹수와도 같습니다. 맹수와 같은 부모 앞에 서 있는 아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또한 부모가 바라는 모습으로 살아가려고 애쓰던 아이도 마음에 독을 품고 부모에게 맞서 반항하거나 아니면 방문을 걸어 잠그며 부모와 함께하길 거부합니다. 이건 부모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험한 세상에서 아이를 지켜줘야 하는 부모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나를 낳아준 부모에게서조차 안전함을 느끼지 못한 아이, 세상이 밉습니다.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한 부모도 미워요. 그리고 세상을 향해, 부모를 향해 복수하고 싶은 마음을 키우고 자랍니다.


매슬로우는 욕구 위계 이론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욕구는 생존의 욕구, 그다음이 안전의 욕구라고 말합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욕구가 충족되어야지만 다음 욕구를 실현하기 위해 나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정서적으로 안전하다는 생각들 때 아이는 무엇이든 할 수 있습니다. 공부를 잘하길 원한다면, 건강하기를 원한다면 한 번 더 안아주고 한 번 더 사랑한다 말해주고 우리 집이 안전하다고 느끼게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하게 무엇인가를 해주려고, 더 잘하려고 노력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나와 아이가 살아 숨 쉬는 지금 바로 여기에서     
아이와 나에게 해가 되지 않는 행동하기,
시간을 내어 놀아주기보다는 일상이 놀이가 되기,
눈 마주칠 때마다 웃어주기,
사랑한다는 말 아끼지 않기,
아침에 눈떴을 때,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한 번 더 안아주기,  


그 밖에 모든 일상에서 우리 아이들이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우리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2022.7 30일 서랍 속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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