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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여행 팁 4

by 박인식

프라하에 익숙한 관광객도 놓치기 쉬운 곳이 있다.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처럼, 프라하의 상징이라는 카렐다리 가는 길에 명소가 한곳 숨어 있다. 천문도서관이라는 이름답게 300년이 넘은 클레멘티넘 도서관에는 오래된 지구본을 비롯해 천문 관측기구, 라틴어 서적으로 그득하다. 장서가 2만7천 권이라는데, 들어가 볼 수는 없고 입구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뿐이다. 설마 그것 때문에 여기를 명소라고 했겠나.


이곳의 하이라이트는 루프탑이다. 높이는 고작 68미터, 채 이십 층도 안 되는 높이이지만 구시가지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어 그 아름다운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그런 곳에 아무나 들어가게 해놓았을 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이곳은 가이드투어를 예약해야 볼 수 있고, 그것도 정원이 고작 스무 명에 지나지 않는다. 9시, 12시, 오후 3시, 오후 6시에 정규 투어가 있다. 비정규 투어도 있어서 평균 한 시간에 한 팀은 받는 것으로 보인다. 이 한 시간짜리 투어 예약은 48시간 전에 이메일로만 가능하다. 값도 만만치 않다. 2만5천 원(380코루나). 그런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우리는 하루 전에 예약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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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카렐다리를 조망하기에 그거보다 나은 곳이 있을까 싶다. 다만 좁고 경사가 급한 계단을 꽤 올라야 해서 노인에게는 벅찰 수 있다는 후기가 많다. 나는 그다지 힘들지 않았으니 내가 노인이 아닌 건지, 아니면 후기만큼 벅찬 게 아닌지, 아무튼 그렇다.


프라하에서 북쪽으로 두 시간 가면 독일 드레스덴이 있고 남쪽으로 네 시간 내려가면 오스트리아 빈이 있다. 모두 음악으로 내로라할만한 도시이다. 프라하도 거기에 빠지지 않는다. 매일 저녁 어느 곳에선가 음악회가 열린다. 체코 작품을 주로 연주하는 국립극장, 유럽 전통 오페라는 주로 연주하는 국립오페라극장, 루돌피넘 같은 전문 음악당이 있는가 하면 곳곳에 있는 교회며 성당에서도 매일 음악회가 열린다. 전문 연주장은 예약이 쉽지 않고 요금도 비싸지만 나머지 곳에서 열리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회는 3~4만 원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지난봄 출장 때 후배들에게 권해 함께 실내악 공연에 다녀왔는데, 모두 호평 일색이었다. 무엇보다 귀에 익숙한 음악이어서 클래식에 문외한이어도 쉽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연주회이니 음악을 전문적으로 즐기는 이들에게는 그다지.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 하나가 음식이다. 체코에 지낸 게 석 달에 불과하다고는 하지만, 뭐가 체코 음식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내게는 주변 다른 나라 음식과 거기서 거기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래도 권할 만한 게 없지는 않다. ‘Bageterie Boulevard’라는 패스트푸드점이 아주 인상 깊어서 숙소 주변에 어디 있는지 확인할 정도이다. 써브웨이에서 파는 바케트 샌드위치인데 6~7천 원(100코루나)이면 아주 맛있는 샌드위치를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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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소개할 때마다 입장료를 언급한 이유가 있다. 그중 몇 개만 이용해도 2~3천 코루나(13~20만 원)를 훌쩍 넘는다. 매번 표를 사는 불편함도 만만치 않다. 이 모든 걸 한 번에 해결하는 상품이 있다. 이름하여 프라하 비지터 패스(Prague Visitor Pass). 48시간짜리는 17만 원(104유로, 2,600코루나) 72시간짜리는 21만 원(3,200코루나)이다. 17만 원이라니 비싼 것 같은데 104유로라니 왠지 싸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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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여기에 포함된 프로그램은 100개가 넘는다. 아마 이걸 돈으로 합산하면 150만 원은 되지 않을까 한다. 물론 그 짧은 시간에 이걸 다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이용권 값은 빠지고도 남는다. 이메일로 예약하는 수고만 조금 더 기울이면 중요한 곳마다 가이드투어를 이용할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에 포함된 것 말고도 할인이 되는 대상도 많다. 음악회도 여러 종류 있고, 블타바강 크루즈에서 즐기는 식사도 20퍼센트 할인받는다.


유럽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참 별별 박물관이 다 있다. 입이 벌어질 만한 곳도 있고, 겨우 이 정도를 박물관이라 하는 곳도 있고, 소재도 참 다양하다. 이 프로그램에 포함된 박물관도 서른 곳 가깝다. 식물원, 동물원도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거기에 시간을 쏟을 사람은 없을 것이고. 2박 3일 관광을 계획한다면 당연히 48시간 패스를 사야 한다.


모바일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단, 구매하는 순간부터 시간이 적용되기 시작하니 처음 사용하기 직전에 구매하면 된다. 모바일과 카드만 있으면, 더구나 모바일 페이를 가지고 있으면 구매하는 것 몇 초면 충분하다.


https://www.praguevisitorpass.e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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