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누군가를 타자화시켜 버리는 말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나는 원래 여기 올 거였는데 ‘와 줘서 고마워’라고 하는 말. 나는 당연히 가는 건데 ‘너 올 거지?’ 묻는 그런 말. 손님으로 밀려나는 기분을 느낄 때마다 애를 쓰며 답한다. ‘고맙긴’, ‘당연히 가지’.
누군가를 밀어내는 말을 쉽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어떤 말을 내뱉는 순간 나에게 권력이 발생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쉽게 말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힘이다. 그러므로 쉽게 묻고 쉽게 답하지 않는다. 쉽게 권력을 갖지도 주지도 않는다. 이곳에 우리 둘이 있다면, 당신과 내가 평등한 관계였으면 좋겠다. 우리의 삶이 각자에게 주인된 삶으로 흘러간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