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환경을 살아가는 나와 당신들
우리가 유튜브를 통해 얻으려는 건 무엇일까? 단순히 ‘재미’가 아닌 어떤 새로운 관계는 아닐까? 시스템의 발전과 함께 개인화가 완전해지고 있는 요즈음 인간적인 관계를 느끼게 해주는 새로운 매개체가 유튜브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각자 자신들의 ‘언어’를 유튜브에 올리면,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언어를 골라 듣게 되고, 즐기는 듯 마치 친한 친구를 자주 보고,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듣는 것처럼 마치 그 옛날 살롱을 열듯이 말이다. 가끔 독특한 친구를 만나는 의외성까지 기존의 현실과 허구의 공간인 유튜브는 그리 다르지 않다.
미국의 한 고등학생의 VLOG 유튜브 채널은 구독자가 40만이 넘는다. 미국 생활에 대한 궁금증, 환상 그리고 해당 학생의 자기 관리하는 모습 등에 끌려 다들 꾸준히 그의 언어를 찾는 게 아닌가 싶다.
Instagram, youtube, battle ground 이것 모두 본질은 우리 인류와 함께했던 ‘허구’와 같은 것이다. 다만 지금의 언어로 시대에 부합하는 대중들의 워너비라고 보면 어떨까 싶다.
롤, 배그, 오버워치만 보면 옛날과 달리 solo-play가 아닌 multi-play 중심의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유저들도 이제 함께 즐기는 게 좋은 것 같다. 이건 아무래도 방과 후 집에 가서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고 시작되는 나 혼자만의 게임이 아닌 (혹은 친구와 약속이 되었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실제 친구든 온라인 친구든 혹은 모르는 사람이던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접근성의 차이와 예전보다 온라인적 영향이 커진 탓이 아닐까 싶다. 늘 우리 곁에는 온라인이 함께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개인적으로 모바일 배그를 하며 인스타에 해당 경험(이야기)을 올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즐기는 과정 그 자체를 올리기도 하고 (마치 친구와 어디 여행을 갔다 온 것처럼), 치킨을 먹게 되면 1위를 한 기념으로 인스타에 해당 스샷을 올리기도 했다.
이제 게임(온라인)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갖고, 여행하듯 즐기며 그것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실제 친구와 인친들에게 공유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혼자 즐기고, 친구와 말하고, 커뮤니티에 글을 어렵게 올렸다면 이제는 누구나 소셜을 통해 쉽게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시대와 세대가 형성된 것 같다.
다음 포스트에 다룰 이야기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콘텐츠가 시간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우리는 소셜을 통해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를 기초로 자신을 전달하고 공유하는 행위를 늘 하고 있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올린다는 것. 이것이 예전의 ‘허구’와 지금의 가장 큰 차이가 아닐까 싶다.
전 편에 말했든 호모 사피엔스가 가진 특별한 DNA를 통해 우린 국가를 세우고 사회를 형성하게 됐는데 당시에는 ‘스토리(허구)가 어떤 단체를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어 기사도 정신, 부모의 역할 등이 대표적일 것 같다.
최근 브래드 피트 주연의 ‘AD Astra’를 보면 어떤 명령에 의해 미지의 우주에서 펼쳐지는 스토리지만 결국 본질은 나로부터 시작되는 깊은 내면의 이야기 그리고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소 특이한 건 아버지 역할로 나오는 토미 리 존스는 결국 마지막 까지 자신의 허구(연구)를 선택하고, 브래드 피트는 허구(아버지의 삶을 따르는)에서 빠져나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인간적인 면과 함께 삶의 의욕을 느끼며 주변의 소중한 것에 집중하게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모 자식 간의 역할과 반대되는 모습 이리도 한데, 어찌보면 브래트 피트의 그 모습 조차도 우리가 만든 허구로 인해 탄생한 걸지도 모른다. 우리의 삶과 가족의 소중함을 이야기하는 것은 우리가 듣는 이야기의 단골 손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