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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EOURUSGROUP Apr 21. 2020

어쩌다 보니 무너지고 있다.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한 기업들의 파괴 전략

디지털 환경이 만들어지고 이를 자유롭게 사용, 공유하는 시대가 도래하자 많은 것이 변했다. 웹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것이 들어있고 고객은 자신의 욕구에 맞게 탐색하고 구매하고 또 공유하면 된다.


시간과 공간이 무의미한 온라인 비즈니스 시장에서는 독보적인 상품이 있거나, 배송이 빠르거나, 가격이 저렴해야 장사가 된다. 그렇게 시장은 서서히 파괴되어 가고 있었다.



쇼루밍을 시작으로 번진 디커플링

사람이 북적이는 대형 할인 매장의 호황은 영원할 줄 알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새로 나온 닌텐도 게임기를 매장에서 보고 구매는 아마존에서 한다.


백화점도 마찬가지다. 언제나 유행의 최전선에 있던 백화점이지만 명품에서부터 나이키까지 사람들은 자신에게 맞는지 살펴보고 온라인 최저가를 구매한다. 물론 원하는 사이즈나 재고 문제도 없이 말이다. 이른바 쇼루밍(Showrooming)은 모든 오프라인 매장을 전시관으로 전락시켰다.


하버드 경영대학원 테이셰이라 교수는 이런 현상을 ‘Decoupling’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전자제품 업체가 망하기 직전 삼성을 찾아간 이유 – 디커플링 | 셀프메이드 (유튜브 영상 캡처)



혁신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

우리는 언제부터 인가 ‘혁신’이라는 단어를 자주 언급한다. 특히 경영진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애플이 iPhone을 성공시키고, 아마존이 전 세계 유통을 장악하고 나서 인지 모르겠지만 기업들은 아니 리더들은 경쟁사를 뛰어넘는 혁신을 이뤄야만 한다는 관점을 갖기 시작했다.


1997년 하버드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이 쓴 혁신기업의 딜레마’라는 책에 보면 ‘특정 유형의 혁신이 존재할 때 시장 붕괴 또는 파괴의 위험이 존재하며, 이 혁신이 존재하지 않을 때는 파괴나 붕괴도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렇게 그에게 영감을 얻는 경영자들은 더욱 혁신적인 기술을 갖기 위해 위해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부었다. 그런데 만약 기술 혁신과 시장 파괴가 생각만큼 밀접한 관계가 아니라면 어떨까?

존경하는 잡스형의 아이폰은 기술로 혁신을 일으킨 게 맞다. 출처 없음



시장 파괴의 주범은 기술이 아니다.

오늘날 대부분의 비즈니스 생태계 파괴자는 기술이 아니다. 진짜 파괴자는 바로 소비자다. 따라서 기존 기업들은 기술이 아닌 다른 종류의 혁신에 힘써야 한다.


기술적 혁신이 아니라 비즈니스 모델의 변신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비즈니스 모델은 기업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다시 말해 누구를 위해 어떻게 가치를 창출하는지, 누구로부터 어떻게 가치를 확보하는지 말해준다. 따라서 비즈니스 모델을 혁신하기 위해서는 먼저 고객에 대한 심층적 지식이 있어야 한다.


고객이 과연 무엇을 원하는지?
욕구 충족의 주요 단계는 무엇인지?
주요 활동을 알 필요가 있다.
즉 고객 가치사슬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CVC(Customer Value Chain)

고객 가치사슬

기존 회사는 소비자가 제품과 서비스를 얻기 위해 거치는 모든 절차를 한 덩어리로 묶어 하나의 사슬처럼 만들었다면, 신생 기업은 이 사슬을 끊어내 고객이 하나 또는 일부 활동만 충족할 기회를 제공. 포인트는 그러면서 나머지 활동은 기존 기업에 남기는 것이 Decoupling이다. 신생 기업이 디커플링을 통해 시장에서 기반을 구축 이러한 고객을 위한 활동 충족하며 성장하는 것은 Coupling.


처음 Decoupling에 뒤이은 Coupling은 기존 기업의 점유율을 빠르게 뺏어올 수 있다.

즉 생태계 교란자이자 파괴자가 되는 것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넷플릭스가 그랬다. 지역 케이블 방송국이 인터넷과 함께 한정된 채널을 제공하는 고객가치사슬을 와이파이와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지금 시대에 맞게 온라인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해 디커플링을 선사했다. 또한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 제공함으로써 고객의 욕구가 집안 소파가 아닌 출퇴근길은 물론 연인과 데이트를 하면서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넷플릭스는 완벽한 커플링을 만들어갔다. 그렇게 그들은 생태계의 교란자가 되었다.


지역 케이블 기반의 미디어 방송에 생태계 교란을 만든 넷플릭스


그렇기에 이제 기술이 아닌 비즈니스 모델 자체 혁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그렇다고 기술이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는다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또한 고객 주도형 혁신을 이루고 싶다면 기존 기업은 전략적 프레임워크 또란 새롭게 받아 들어야 한다. SWOT 분석, 게임이론, 다섯 가지 이론 등 같은 프레임 워크는 1980~ 2000년 초반까지만 유용했다.


하지만 이제 전쟁터가 바뀌었다. 기업들 간의 싸움이 아니라 그 누구와도 싸워야 한다. 나도 근래 기획을 하며 느꼈지만 기존의 전략은 지금의 이 복잡하고도 유동적인 경제 구조를 담을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그래픽 디자이너 Stefan Sagmeister는 고객에게 마치 짜마춘듯한 Presentation은 불필요하다 여기고 곧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처럼 과거 전략의 기획은 이제 거짓을 낳기 쉽다.

그래, 사그 형이니까.. 자기 확신과 능력치.. 정말 형이 부럽다.


이 부분은 일전의 글에서 언급한 MIT Media Lab의 ‘9 Principles’의 내용과 교집함을 이룬다. 우리는 이제 Push에서 Pull로, Safety에서 Risk로, Theory에서 Practice로 원칙이 달라져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치, 사회, 문화, 고육까지 모든 분야에 이미 예전에 깊숙히 침투해 있었으며 기존 권력자들은 예전 방식을 고수하다 지금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닫고 급하게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고 있다. (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이를 촉진시키고 있다고 생각한다.)



Digital Disruption

디지털 혁신이 일으키는 변화는 이미 진행형이다. 디지털 세상은 경제의 중심을 기업 중심에서 고객 중심으로 변화시켰다. 포털사이트, 쇼핑몰, 기업, 브랜드, 카드사까지 이제 우리는 모두 고객의 데이터를 원한다.


그렇다고 디커플링을 일으키는 현상(기업)에 대해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 핵심은 소비자 욕구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파괴적 패턴에 대응하는 전략 고안 필요한 것이다.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의 회사 역시 마찬가지다.



[글을 마치며]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갖고있는 재료로 억지로 글을 쓰는것이 아닌 새롭게 영감을 얻어 자연스럽게 쓰고자 했습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디커플링의 기본 이론부터 아마존, 넷플릭스, 에어비엔비 등 신흥 기업들이 어떻게 시장을 장악했는지 그리고 이 기업들의 파괴에도 살아남은 기업과 새로 등장하는 파괴자들의 이야기를 앞으로 글로 쓰고자 합니다.


다시 만나서 반갑습니다.

Hello, B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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