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워킹 홀리데이
요즘 아침에 보내는 혼자만의 시간이 좋다
알람 없이 거의 10시쯤 일어나니까 오전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으려나
스스로 추상적으로 일과를 정해놓았다
그중에서도 아침은 커피와 함께 일상을 기록하는 시간이다
아침에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생각에 밤에 설레면서 잠이 들기도 한다
작은 기대감을 여러 개 심어둘수록 삶이 조금씩 윤택해질 듯하다
비알레띠라는 에스프레소 추출머신을 구매했다
이탈리아 가정에서는 모두들 하나씩 구비해두고 있다고 한다
이걸로 매일 커피를 내려 마시는 게 삶의 낙이다
이건 자동머신보다 수고로움이 든다
분쇄가루를 담으면서 흘려서 행주는 필수이고
가스레인지의 온도를 잘 맞춰야 하며
머신을 분리해서 씻어서 잘 말려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이 수고로움이 좋다
주기적으로 갈 장소와 친구를 사귈 겸 어학원에 등록했다
역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 건가, 적당한 소속감이 필요했다
오랜만에 학원에 가게되어 무척 설레었다
선생님을 처음 마주했을 때 개성에 문화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파란색 머리에 뿌까머리를 하고 있었으며
코걸이에 입 주변에는 피어싱이, 다리와 가슴팍에는 큰 문신을 했다
멜빵바지에 심지어 그녀의 나이는 40대였다
자꾸 수업 갈 때마다 그녀의 패션이 기대된다
첫인상과 다르게 그녀는 매우 열정적이었다
액션을 크게 그리고 칭찬도 덤으로
최선을 다해 가리켰다 그리고 중요한 건 실력 있다
기초반임에도 서양권 친구들이 대다수여서 모두 조금씩 이탈리아어를 한다
영국, 오스트리아, 인도 등 확연히 그동안 접해왔던 국가와 다르다
교환학생, 워홀러, 발령받아서 온 직장인 등 제각각 온 이유도 다양하다
요즘은 하루 세끼 요리해서 먹고 있다
있는 게 시간이니 만들고 치우는 게 귀찮지 않다
다양한 재료로 내 스타일대로 조합해 보려고 시도한다
재밌는 사실, 서양인도 파스타 양조절 못한다
저번에 쉐어하우스 메이트가 소밥만큼 먹는 거 봤어..
내 근황은 집-어학원-나들이-마트 패턴으로 지내고 있다
이제 웬만한 관광지를 구경해서 조금 무료하지만 이 평화를 깨고 싶지 않다
새 학기가 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니 조금씩 시끌해지는 분위기이다
기후의 영향을 많이 받는 나는 점차 맑은 날이 많아지자 이탈리아가 더 좋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