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노동자가 되다

이탈리아에서의 첫 취업

by 이태리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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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은 여행하기 좋은 곳이다

그러나 장기간 거주하기에는 기본비용이 높은 곳이다

예상치 못하게 호텔생활이 길어지면서

처음 예상했던 비용보다 지출속도가 거의 2배였다

그리고 등록세, 거래비, 관리비, 식당 자리값 등 보이지 않은 지출이 많았다



수중에 돈이 떨어져가던 찰나

감사하게도 소규모 한인 회사로부터 제안이 왔다

예전에 다른 분야에 제출했던 이력서를 보고 연락이 온 것이다



그동안 계절별 옷 3벌로 지내다가 급하게 필요해서 쇼핑을 다녀왔다

옷 3벌만 있는 걸 들키면 안되니까(가 아니라 용모는 깔끔하게 다녀야 하니까)

'하하, 그래도 옷 값은 벌만큼 기간 동안은 다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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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는 근무시간이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한국과 동일하다 평일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

보통 점심은 도시락을 싸서 다니고, 주 1회 정도 동료들과 외식을 하고 있다



처음 접하는 분야라 어렵긴 하지만 흥미롭기도 하다

'아, 이 분야가 이런 체계로 운영되는구나' 하고 말이다



재밌는 점은 직원들이 대게 나와 성향이 비슷하다고 느꼈다

'나만 모아놓으면 이런 분위기구나, 하하'

모두들 나를 포함해서 차분하면서 낯을 오래 가린다

역시 장단점이 있다.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한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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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직장인이 되어 사무실에 앉아있다 보니

잘 걷지 않고 눈에도 좋지 않다는 걸 느낀다

점심시간에 잠깐 주변에 공원에 다녀온다

이탈리아에는 동네마다 작은 공원이 있어서 기분을 환기하기에 좋다

이렇게 강아지를 풀어놓을 수 있는 구역도 있다

동물을 좋아하지만 키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나는

강아지 천국인 이탈리아가 좋다, 어딜 가나 강아지와 주인이 동행한다

실수로 나에게 달려와 안겼으면 좋겠지만, 예절교육을 잘 받아서 그런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한인회사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소속감 아닐까 싶다

그리고 해외생활하면서 잘 모르는 팁을 물어보기에 좋다

이탈리아인이 조금 비중이 있는 회사여서 언어를 자연스레 습득하기도 좋은 환경이다

번외로 사소한 점은 탕비실에 늘 라면과 젓가락이 늘 구비되어 있다는 것

이탈리아에서 봉지라면이 2유로씩 하니 쉽게 사 먹는 음식이 되지 않는다



한인회사의 단점은 아무래도 조직 분위기가 남아있다

업무 강도, 회식 문화, 집단 주의, 상사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느낌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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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소통은 한국어로 하지만 가끔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아주 가끔 전화를 받거나 걸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주변에 부탁해야 해서 미안하기도 하다



웃픈 해피닝은 직원들이 이탈리아어로 대화하면서 이야기한 적이 있었다

나도 앞에 있었으니 당연히 이해했을 걸로 생각하고 대화가 종료되었다

그런데 듣긴 했지만 이해를 하지 못해서 혼자만 모르는 상황도 생겼다



적당한 노동이 삶에 활력을 준다는 걸 체감하는 요즘이다

나에게 필요한 규칙적인 삶이 다시 생겼다

수입이 없었을 때는 무언가를 구매하기 망설였는데

그래도 요즘은 예전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결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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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일 아침에 일어나 요플레와 과일로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밀라노 사람들의 사이를 가로질러 출근하는 모습 어쩐지 낭만적이다

걸어갈 수 있는 곳이니 교통체증 없고, 옆으로는 트램이 지나간다



이 모습이 낯설기도 하지만 드디어 해냈구나 라는 마음도 함께한다

여전히 익혀가야 할 건 많지만, 한걸음 내디뎠음에 스스로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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