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세 번째 행선지
여행 겸 지내고 싶은 지역을 탐방하고자 다른 지역에서 1~2주씩 머무르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인이 토리노를 얘기해 줄 때까지는 이곳이 어디인지 몰랐다
밀라노와 1시간 거리이면서도 물가가 저렴하다고 해서 혹해서 가게 되었다
토리노는 거의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에 맞닿아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기차 창밖으로 보이는 알프스 산맥이다 나만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현지인들은 늘 봐왔던 풍경인지 아무렇지 않아 한다
알프스는 굉장히 큰 산이여서 스위스뿐만 아니라 몇몇의 나라에 걸쳐 있다
처음 토리노에 도착했을 때 느낌이 좋았다
종점이었던 토리노에 닿으면서 흐렸던 날씨가 점차 개었다
토리노는 광역시 규모임에도 소도시 분위기이다
사람들의 목소리 톤은 차분하며 천천히 흘러가는 공간이다
서양답지 않게 무언가 모르는 거 같으면 알려주고 관심을 준다
여기는 여행객의 비중이 적다 그래서 현지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토리노에 있으면서 한국인을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여기에 정착한 중국 사람이 많다, 그래서 중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도 많고
들어서면 모두들 나도 중국인일 거라고 추측하며 '니하오'라고 인사한다
평소에 중국사람에게 딱히 호감이 없는데, 낯선 장소에서는 세상 가깝게 느껴진다
토리노에서 머물렀던 호텔도 중국인 부부가 사장이었다
호텔사장님은 내가 중국어를 할 때마다 그렇게 뿌듯해했다
마주칠 때마다 내가 말하기를 기대하는 눈치였다, 어쩌다 보니 매일 경로를 보고했다
'오늘 나 어디 갈 거다, 뭐 먹고 왔다' 이건 뭐 행동이 초등학생 수준이다
마지막 체크아웃 날에는 호텔사장님이랑 친해져서 조식을 얻어먹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위상이 대단하다. 영화 박물관 입구에 가장 크게 포스터가 걸려있다. 콜라보한 제품이 출시될 정도이다
미디어에는 환호하되 이탈리아에서 아직 한국의 인지는 그닥이다. 한국의 존재정도 알린 계기가 된 듯하다.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다수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지금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을 듯하다
한국의 경제성장이 급격하기도 했고, 전쟁 때 도움을 받는 국가에서 주는 엄청난 발전을 이뤘으니 말이다
아직까지도 일본의 인지가 더 높다. 한국인 여행객이 훨씬 많음에도 의문이다. 환전소에 대표 자금으로 엔화가 있을 정도이다
게을러도 죄책감이 들지 않던 도시, 토리노
현지인들의 비중이 높아서인지 '정서'가 있는 동네였다
누구에게든 무언가를 물어봐도 여유롭게 알려줄 수 있는 분위기
다만, 젊은 사람들이 살기에는 적적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토리노가 마음에 들었음에도 다시 이동하는 이유는
현재 나는 현재 아무것도 소속되어 있지 않은 상태이다
무엇이든 가능성의 범위(ex. 집 선택지, 일자리 등)가 넓은 곳에 머무르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확실히 생활물가는 저렴했다, 그러나 찾아본 당시 월세는 밀라노와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그래서 아쉽지만 다음화에는 밀라노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