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잇다 itdaa Feb 21. 2018

마케팅 지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 2가지

김동환 멘토님이 남겨주신 칼럼입니다. 


마케팅 분야 지원자들에게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 2가지가 있습니다. 


마케팅 현업에서 어떻게 일해요? (실무 관련)
마케팅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배우면 좋을까요? (역량 개발 관련)


왜 물어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자소서나 면접에서 좀 더 유용하게 쓰기 위해 물어보는 것이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마케팅 7년 차로 근무하며 느낀 실무에 대해 이야기하고, 실제 지원자들이 어떻게 자소서와 면접에서 자신을 어필하면 좋을지 다뤄보려 합니다. 저도 모든 마케팅 업무에 대해 알지 못합니다. 판매, 영업(채널, 비대면, 대면 등), 상품기획/마케팅 정도만 경험해 보았다는 점을 참고하고 봐 주세요.



1. 마케팅 실무는 STP와 4P

마케팅 실무란, 마케팅 직군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어떻게 일하느냐인데요. 산업군별, 상품/서비스별, 기업문화별로 범위도 다르고, 이해하고 적용하는 방식도 다릅니다. 예를 들면 어떤 기업은 영업까지 마케팅이라고 하는 곳도 있고, 어떤 기업은 상품단위별 마케팅이 별도로 있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 아주 쉽게, 일반화된 이론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라면 회사를 예로 든다면, 잠재고객 000명을 대상으로


STP

[Segmetation] 연령, 성별, 주소, 소득, 가구수, 관심사 등으로 마구 자릅니다.

[Targeting] 특정 Seg. 인 라면을 좋아하는 20대 여성

[Positioning] 건강하게 매운 라면으로 포지셔닝


4P

[Product] STP에 맞는 상품/서비스를 만들고

[Price] 그에 맞는 요금을 책정하고

[Place] 유통/판매채널에 대한 전략을 짜고 

[Promotion] 홍보/바이럴/온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을 통해 고객에게 Comm. 합니다.



STP는 기획입니다. 제가 바둑과 장기를 많이 비교하는데, STP는 바둑 같은 거죠. 정해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판에 돌을 놓으면서 성을 만들어가는 것 같은 겁니다. 무에서 유를 만들어가는 영역으로, 마케팅을 떠올리며 창의적이고 트렌디하다고 하는 건 이 부분과 관계가 있습니다. STP를 회사 전체의 시각에서 바라보면,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전략부서(상위부서)나 임원에 의해 정해져 내려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며 외부 컨설팅을 받기도 하고요. 중소기업/스타트업은 보통 STP를 완료한 상품을 기반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대표의 의지가 이미 반영된 상황이라고 이해하셔도 됩니다. 상품이나 개별 마케팅 전략 단위에서 STP를 바라보면 마케팅 사고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라면 신상품을 프로모션 하기 위해 STP 해보는 거죠. 정리하자면, STP는 기획이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영역이고, 가장 상위 영역의 전략이거나 각 마케팅의 생각의 틀입니다.


4P는 실행입니다. 장기와 유사하게, 이미 만들어진 성을 가지고 어떻게 이길 것인지를 고민하는 겁니다. 4P에서의 핵심은 회사의 기존 시스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상품을 만들던, 가격을 정하던, 유통망을  짜던, 프로모션을 하던, 창업한 지 1년이 안된 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존에 하던 시스템이 있습니다. 특히 대기업의 경우는 기존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고, 이해관계자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가격을 정할 때 정부와 협상을 해야 할 수도 있고(규제산업의 경우) 유통망에서 이미 물류시스템이 있어 그들의 구조를 이해해야 합니다.(유통 구조가 아웃소싱일 경우) 그래서 4P는 회사 내부 시스템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History를 많이 알고, 내부 직원을 많이 알면 알수록 일하기가 용이합니다. 마케팅 업무 현직자 중 80%가 4P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현업 선배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4P의 각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가능성이 높고, 신문이나 홍보채널을 통해 들리는 것들이 대부분 4P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마케팅 분야 지원자들이 가장 많이 듣고 아는 부분입니다.




2. 기업에서는 어떤 사람을 원할까?

제가 예전 글에서도 사용한 예시인데 다시 한번 써보겠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춤 동아리의 신입생을 뽑아야 합니다. 한 명은 우리 동아리의 구조, 연혁, 선배들, 각종 행사, 주요 활동에 대해 잘 알고 있고, 다른 한 명은 그런 것은 하나도 모르고, 대신 춤을 좋아하고 중상위 수준으로 할 줄 압니다.


누굴 뽑으시겠습니까? 춤을 좋아하는 친구를 뽑겠지 않겠습니까? 만약 동아리가 아니라 엔터테인먼트 회사라면 누굴 뽑겠습니까? 더 확실하죠? 회사는 일을 잘할 사람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해 많이 아는 사람보다, 마케팅을 잘 하는 사람이 필요한 거예요.


그럼 자신의 자소서를 다시 보세요. 과연 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지 내가 마케팅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내용이 많은지요. 취준생들의 자소서를 첨삭해보면, 기업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많거든요. 인터넷을 통해, 지인을 통해,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된 기업의 관심사와 History, 그 기업에서 쓰는 단어를 쓰려고 하고, 심지어 4P에 구조나 시스템에 대해 많이 알기 위해 지원 기업의 실무자들과 접촉하려고 애를 씁니다. 그렇게 알게 된 지식을 잘게 잘라, 마치 자신이 이렇게 회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니 뽑아달라고 씁니다. 이게 정답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인식하셔야 합니다. 사실 마케팅이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이 아는 것, 특히 그 회사만의 4P 시스템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고 하는 건 기업에서 궁금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습니다.




3. 마케팅 자소서와 면접에서 이야기해야 하는 것

마케팅 자소서와 면접에서 다루어야 하는 것은 '나의 경험 속에 STP를 담아내는 것'입니다. 제가 얼마 전 자소서 컨설팅을 한 사례를 가지고 얘기해보죠.



<아쉬운 사례>

매장 오픈을 준비하는 오전 파트를 담당했습니다. 화장실 청소가 되어있지 않은 날이 빈번했고, 이로 인해 오픈 준비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화장실 청소는 전 날 마감을 하는 파트타이머의 업무였기 때문입니다. 다른 동료들도 이에 불만을 느꼈습니다. 당시의 상황이 불편했지만, 바로 나서서 중재하지 않고 회식자리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어 보니 담당 업무 구별의 모호함으로 인해 서로 오해가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후에도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동료에게 업무일지를 교환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이후 서로 어떤 부분에서 어려움을 느끼는지 깊이 이해하게 되었고, 그 부분을 배려하게 되었습니다. 각 시간대에 맞는 업무 분담으로 인수인계가 원활히 이루어졌고 업무 전반의 효율이 증대하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상대방과 먼저 소통하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 준 경험이었습니다.


자신의 경험을 시간 순서에 따라 정리했습니다. 편안한 분위기와의 대화를 통해 담당 업무 구별의 모호함으로 인한 문제점을 발견했고, 업무일지 교환이라는 개선 포인트를 통해 인수인계가 잘 될 수 있도록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이 경험에 STP를 입혀보겠습니다.



<개선 사례>

매장 오픈을 하는 오전 파트에 근무했습니다. 화장실 청소를 담당하는 전날 마감 파트타이머가 여러 번 청소를 하지 않았고, 오픈 준비하는데 시간이 더 많이 소요되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을 위해 현황을 파악했습니다. 화장실은 매장 내 4개가 있습니다. 남자/여자화장실이 각 2개씩입니다. 2/3층에  있습니다. 마감시간은 저녁 10시이며, 8시까지 4명이 근무하고, 10시까지 마감은 2명이 근무합니다. 매장 위치상 10시 마감까지도 손님이 시간당 20~30명 정도가 방문하고 있고, 오전에는 시간당 10명 정도만이 방문했습니다. 마감 조에 구성원은 10시 마감 후 청소를 하면 11시인데, 사는 곳이 1시간 이상 걸려 힘들어한다는 것도 장애 요소였습니다. 마감 시 고객이 몰리는데, 근무자가 적어 마감에 화장실 청소 업무 하기 어려운 상황 및 정확한 청소 현황 공유하기 힘든 상황을 개선해야 합니다. 아이디어는 2가지입니다. 하나는 고객이 많은 마감 때 3층 화장실 청소를 하지 않고, 고객이 적은 오전 타임에 3층 화장실 청소하도록 조정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인수인계가 잘 될 수 있게 업무일지를 작성해, 마감 시 청소 현황을 공유하는 것입니다.



같은 경험이지만, 현황을 잘게 나누고(Seg.), 어떤 부분에서 문제인지 정하고(Targeting), 적절한 개선방안을 제시(Positioning)하는 겁니다. 제가 쓴 다른 칼럼의 예시들과 마찬가지고, 동아리/해외여행/어학연수/군대 등 모든 사례를 이렇게 쓰면 됩니다. 핵심은 정확하게 상황을 분석해서 적절한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좋은 결과와 대안을 적어본들 그걸 통해서 내가 일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어필하긴 어렵습니다. 게다가 4P를 많이 알고 그 부분을 아무리 쓴 다한 들 자신의 역량을 어필하긴 어렵습니다. 중요한 건 과정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분석할 줄 아는 힘, 그것이 마케팅 지원자의 경우 STP가 되는 거죠.




4. 마케팅 관련 역량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가?

전 STP를 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하는 방법은 2가지입니다.


대형마트로 가세요.

대형마트에 가셔서 본인이 좋아하는 섹션으로 가세요. 만약 만두라면 만두를 만드는 각 기업들의 포장지를 앞뒤 모두 사진을 찍으세요. 포장지에 적힌 글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읽어보세요. 서로 비교도 해보시고요. 그리고 이젠 STP를 거꾸로 해보는 겁니다. 만약 만두피가 부드럽고, 유기농으로 속을 채운 '맑은 만두'라고 해볼게요.

이 상품은 만두를 먹을 때 부드러운 식감과 건강한 재료로 포지셔닝이 되었고요, 그럼 타깃은 누구일까요? 아마 웰빙을 원하는 40~60대 아닐까 합니다. 퍽퍽한 만두를 먹기 힘들어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럼 세그먼테이션은 나이와 라이프 스타일로 나누었겠지요. 사실 틀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다 보면 자신만의 STP에 대한 감을 잡을 수 있습니다.


App Push를 받아보세요.

자신이 좋아하는 상품이나 브랜드의 App을 깔아보세요. 마케팅 동의를 하고 Push를 켜두세요. GPS도 켜시고 블루투스도 켜두시고요. 그리고 이젠 어디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나가세요. 마케팅 광고가 나오면 내용을 캡처하시고 시간과 장소를 기록하세요. 어떤 시간과 위치에서 어떤 내용의 마케팅 광고가 나오는지 보세요. 게임 푸시를 받으셔도 좋아요. App Push 마케팅은 STP를 기반으로 시간/장소에 따라 다르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니스프리 립밤 할인 Push가 20시에 강남역에서 20대 여성인 본인에게 나왔다면, 20대 여성이 식사 후에 립밤이 다시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는 상황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강남역 인근에 매장이 있어서 했을 것이고, 그들은 할인에 민감하고, 시내에 나와서 급하게 살 수 있을만한 것이겠지요. 이렇게 가정을 해보면 조금씩 마케팅의 STP에 대해 이해가 될 것입니다.


오늘 칼럼은 많이 길어졌는데요, 마케팅 직무에 대해 많이 이해하는 것보다 자신이 마케팅적인 사고를 하는지 알아보고 그 분야에 대한 역량을 알아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결국 마케팅을 잘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저도 아직 연습하지만 어렵네요 ㅠㅠ. STP와 4P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연습하세요!!


우리가 놓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우리가 다 배운 기본에 답이 있다는 사실을.

힘든 건, 기본을 꾸준히 연습하는 것입니다.




Q. 더 많은 현직자들의 글을 보고 싶다면?

http://itdaa.net/mentor_posts



진로/취업/이직 고민이 있다면, 
다양한 분야에서 실명으로 활동 중인 1,341명의 현직자에게 직접 묻고, 진솔한 조언을 받아보세요
잇다, https://www.itdaa.net/
작가의 이전글 일 잘하는 법과 글 잘쓰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