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차 서비스 기획자, 도토리
우물안 개구리 된 느낌을 싫어하거든요. 그래서 밖으로 일부러 나가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은데 제 안에 그런 성향이 발휘됐던 게 아닌가 싶어요. 밖에 나가면 더 다양한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할 수 있으니까 주저하지 않고 나갔던 것 같아요.
A의 본성을 가진 상태에서 B가 적절하게 들어왔을 때 시너지가 잘 나는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니까 저는 B를 적절하게 끌어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A만 100%로 사는 사람이니까 추구는 해야 되는 거죠.
일을 하면서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만 대할 수는 없다는 걸 너무 많이 느껴서 오히려 서비스를 할 때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확실히 있는 것 같고, 그 전에는 기쁨만 있었다면 이제는 책임감이 같이 있는 그런 느낌이 있죠.
아이티백 도토리님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도토리라고 하고요. 횟수로는 이제 5년을 조금 넘었고 6년 차라고 생각하고 있는 기획자입니다.
6년 차 기획자로 일하고 계신 도토리님 어쩌다 IT 업계에서 일을 하게 되셨나요?
원래부터 IT에 뜻은 없었고 원래는 역사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그래서 학교도 사학과로 들어가고 고등학교 때부터 역사 선생님이 되고 싶다라고 생각을 해서 3년 내내 장래희망도 그런 걸 쓰고 그랬는데 들어와서 한 번 배우고 나니까 ‘이 길은 내 길이 아닌 것 같다’ 생각을 하게 되면서 또 여러 가지 인턴 생활을 하다가 우연하게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게 됐는데 그때 마케터로 인턴을 했었거든요. 그때 콘텐츠 만들고 좋아했어서 마케터로 인턴을 했는데 옆에 개발자라는 분도 있고 그 옆에 기획자라는 분들이 기능을 만드는 게 재미있어 보이는 거예요. 그래서 그때는 나는 그냥 마케팅이 재미있어서 여기에 들어왔는데 이런 직무도 있다라는 걸 깨닫고 그러고 복학을 하면서 전과를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과를 찾다 보니까 학교 안에 그런 IT 관련한 학과가 있었더라고요. 코딩도 배우고 디자인도 배우고 할 수 있는 그래서 그 학과로 전과를 하면서 본격적으로 IT 쪽으로 가야겠다라는 생각을 먹고 준비를 하게 됐죠.
그러면 1~2학년 때 여러 회사에서 이미 인턴을 하고 스타트업 인턴까지 하고 전과를 하신 거예요?
1학년 때는 아니었고 2학년 마치고 나서 그때 대학 내일이라는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그때 한창 페이스북 같은 거 카드 뉴스 이런 거 많이 만들고 할 때니까 그런 류의 콘텐츠 만드는 에디터 인턴을 많이 구했던 것 같아요. 그때도 대외 활동 하는 걸 되게 좋아했었거든요. 그런 걸 하면서 알게 된 대학 내일 매니저님이랑 연이 닿아서 거기 인턴 면접을 보게 되고 거기서 꽤 길게 했었거든요. 한 10개월~1년 가까이 했는데 그거 하면서 인턴 같은 걸 경험했던 것 같아요. 그다음에 거기 계셨던 팀장님이 스타트업으로 가시면서 그 스타트업에서 또 인턴을 하고 이렇게 데리고 가서 인턴을 했어요.
휴학하고 인턴을 하신 거예요?
맞아요. 그래서 휴학을 거의 군대 수준으로 1년 8개월 이렇게 휴학을 했었거든요.
역사가 안 맞아서 그냥 학교 다니고 싶지 않아서 휴학한 건가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일단 첫 번째로 역사 선생님은 재미있을 것 같은데 역사를 공부하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가르치고 아이들이랑 커뮤니케이션 하고 이런 건 좋은데 선생님의 역할이 그것만인 줄 알았던 것 같아요. 근데 연구를 하고 이런 생각하니까 머리가 되게 아팠던 것 같고 그리고 두 번째는 선생님을 하려니까 사범대로 가거나 아니면 사학과를 가면 교직 이수를 해야 되는데 일단 사범대는 제가 못 갔고 교직 이수를 하려니 상위 10%만 가능한 너무 잔인한 제도 안에서 희생되고 싶지 않다 저를 보호하고 싶다. 그래서 도망쳐 버렸습니다. 그랬던 게 좀 있었고 또 친구가 별로 없었어요. 왜그랬냐면 그때 반수 같은 걸 하고 싶어 가지고 반수 한다 이러고 1학년 1학기 때부터 친구를 안 만드니까 복학을 하니까 친구가 없는 거예요. 그래서 혼자 다니는 거 나쁘진 않은데 그래도 캠퍼스에서 치킨 뜯는 애들 보면 부럽기도 하다. 이런 생각을 하다가 난 그럼 밖에서 친구를 만들어야지 해서 인턴도 하고 대외 활동도 하고 밖으로 좀 돌았던 것 같아요.
대학내일에서 인턴 생활 하시고 IT 업계로 발을 디디게 도와준 그 대망의 스타트업이 어디인가요?
거기는 마이리얼트립이었어요. 그때는 거의 한 3~40명밖에 없는 2017년인가 그랬거든요. 스타트업이라는 데도 처음 가보고 이런 분위기의 회사도 처음 만나보고 거기 안에 있는 사람들 다 얼굴 알 정도로 이런 종류의 회사 생활을 해보는 게 처음이니까 되게 재밌게 다녔던 것 같아요.
저희 때만 해도 스타트업 인턴은 거의 붐이 안 불었던 시기여서 다 대기업 인턴이라든지 봉사 이런 거 했는데 스타트업 인턴을 어떻게 하시게 되신 건지 궁금해요.
그때 일단 첫 번째로 저도 모르는 회사였는데 대학 내일에 다닐 같이 일했던 사수님이 이동을 하시면서 ‘이런 회사가 있어’ 하고 보여주셨어요. 근데 회사가 크고 그런 것도 아니고 뭔가 반짝반짝하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이템이 되게 재미있어 보이는 거예요 그때 당시에는 그리고 더더욱 지금 같은 여행 플랫폼보다는 가이드 투어, 세상에 하나뿐인 상품 이런 걸 런칭하는 느낌이었으니까 멋있어 보였고 스타트업이라는 게 있어 보인다라는 생각을 그때 좀 했던 것 같아요.
마이리얼트립에서는 인턴 생활을 어느 정도 오래 하신 거예요?
그때는 한 6개월 정도 했던 것 같아요.
그때도 마케팅 포지션으로 일을 하신거예요?
맞습니다. 저는 정규직 신입으로 취업을 하기 전까지의 인턴은 다 마케팅이었어요. 그러다가 신입으로 취직을 하면서 서비스 기획자가 된 거고 마케팅을 여러 번 하고 나서 ‘나는 서비스 기획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라고 생각을 하고 그때부터는 본격적으로 기획만 주로 썼거든요.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어요?
이런 질문을 취준 한참 할 때 면접으로 많이 질문하잖아요. 그래서 한번 돌이켜 보니까 그냥 제가 재미있어 하는 게 뭐였지를 돌이켜 보면 기본적으로는 기획을 되게 좋아하는데 기획이 만드는 전체 과정을 보면 처음에 만드는 단이 있고 만든 거를 프로모션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는 앞단과 끝단이 있는데 저는 앞단에 좀 더 흥미를 많이 느꼈었던 것 같거든요. 처음에 의도를 가지고 이걸 만들어 본다라는 거에 더 흥미를 가졌던 사람인 것 같아요. 그래서 마케팅을 할 때도 ‘이런 거 마케팅 해야 돼요’ 하면 이미 완성된 완성품이잖아요. 그런데 거기에서 제 눈에 막 걸리는 게 있어요. 그러면 이런 건 이렇게 바꾸면 더 좋을 텐데 저렇게 바꾸면 좋을 텐데가 먼저 떠오르고 그런 거를 정신 차리면 제안을 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고 그런 것들이 모여서 나는 마케팅보다는 서비스 기획이 더 잘 맞을 것 같다.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6개월 인턴을 하시고 다시 학교로 돌아와서 바로 전과를 결심을 하신거예요?
마이리얼트립 돌아와서 바로 전과를 결심을 하고 다음 학기가 시작될 때 전과 신청을 해서 바로 전과를 한 거죠. 그래서 그때부터는 코딩 같은 거나 디자인 이런 것도 전공으로 듣기도 했어요.
과거를 달리다가 갑자기 극단적인 미래를 향하는 과로 바로 바꾸셨는데 매력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떠셨어요?
전혀 부적응의 기간이 없었던 것 같은데 제가 전과를 할 때도 저는 항상 뭔가를 결정할 때 ‘내가 왜 이걸 하지?’ 하고 백지에 써보고 글로 정리해보고 이런 걸 좋아하거든요. 근데 그런 걸 했을 연결고리가 있는 거예요. 저희 어렸을 때랑 그러니까 IT 관련한 과였는데 저는 사실 고등학교 때도 사학과 가고 싶고 역사 선생님 되고 싶고 했지만 그때 NHN 넥스트라고 코딩 교육 기관 네이버에서 만들고 그랬었잖아요. 거기도 이상하게 코딩이 키읔자도 모르는데 너무 관심이 가는 거예요. 너무 멋져 보이고 신문물인 것 같고 그 당시에 근데 왜 내가 그거에 관심을 가졌을까를 돌이켜 보면 어렸을 때 부모님이 맞벌이시고 이래서 친구들이랑 노는 거 아니면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꽤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컴퓨터를 열심히 했거든요. 근데 컴퓨터 하면서 그냥 웹서치나 이런 걸 하는 것도 있지만 다음 카페 커뮤니티 활동을 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 커뮤니티가 그런 거였거든요. 옛날에 포토샵으로 뭐 만드는 카페 그림판으로 포토샵 효과를 낼 수 있는 카페 이런 것들이 있어서 거기에서 손 글씨 만들어 드립니다. 만들고 싶으면 문구 입력하시면 만들어 드릴게요. 하면 제가 그 사람이 쓴 문구 보고 열심히 기획해서 손 글씨 만들어서 주고 이런 문화가 있었어요 그때는 그리고 그런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나 그때 액뷰 그런 프로그램 툴들이 있었는데 그런 거 해보는 것도 되게 재밌고 그러면서 그런 IT 프로그램에 대한 접촉이라고 해야 될까요? 그런 것들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돌아가서 그 학과에 전과하기로 결정을 하고 수업을 들었을 때 내가 옛날에 그런 프로그램 같은 거 학창 시절에 하면서 재미있게 느꼈던 것들을 좀 다시 느끼는 느낌이라 가지고 그렇게 어색하게 느끼지 않고 바로 적응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남은 2년 동안은 학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꾸준히 하신거예요?
학교 다니면서 취업 준비를 했는데 막상 저는 되게 제가 오래 인턴을 하고 왔는데 저만큼 인턴을 한 사람이 없었거든요. 학교에 돌아왔을 때 그래서 저는 그게 좋은 건 줄 알았어요. 그리고 좋다 나쁘다를 따질 수 없지만 그때는 되게 나만큼 인턴을 해보고 사회생활 경험을 많이 해본 사람은 많이는 없어. 나는 준 사회인이야. 약간의 사회 생활에 대한 오만함이 제 안에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취업 준비를 4학년 1학기 이렇게 되면 슬슬 시작하는데 저는 정말 하나도 준비를 안 하고 그냥 지냈거든요. 이미 어느 정도 길게 경험했으니까 두 번이나 했고 이러면 어디든 나를 써주지 않을까 그리고 그때 다닐 때도 나를 정규직으로 스카웃 하시려고 하는 그런 것도 있었으니까 나는 인정받은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해서 전혀 취업 준비를 안 하고 살다가 졸업을 하고 나서부터 취업 준비를 하는데 제가 쓰는 족족 다 떨어지는 거예요. 인턴을 그렇게 오래 했는데도 그래서 취업 준비를 한 그래도 나름 길게 했던 것 같아요. 한 1년 반 정도는 계속 준비를 하면서 지냈었죠.
취업 준비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지원하고 떨어지고 지원하고 떨어지고 이런 과정이 1년 반이었다는 얘기인 거죠?
중간에 다른 데서 인턴도 하고 이랬었었는데 엄청 힘들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뭔가 인생의 슬럼프 같은 거를 그때 처음 겪었던 것 같아요.
보통 젊은 친구들이 그 시기를 제2의 사춘기라고 하잖아요. 너무 마음이 힘드니까. 근데 도토리님이 인턴 경험도 하셨고 센스도 있으시니까 사실은 회사를 합격을 못 하셨을 것 같지는 않고 본인이 지향하는 회사가 딱 있으셔서 좀 길어지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맞나요?
맞습니다. 제가 그렇다고 생각을 해서 처음에 스타트업에서 인턴을 하고 그때 제안을 주셔서 정규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그냥 내려놓고 다시 취업 준비를 했었던 거였거든요. 그때 그렇게 결심을 했던 건 내가 몇 백 명 정도의 회사도 다녀보고 스타트업 다녀봤으니까 이제 큰 기업을 다녀보고 싶다. 그러니까 여러 가지를 형태를 경험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어서 그때부터는 큰 기업만 쓰고 그랬던 것 같아요. 쓰면서 합격을 한 데도 있고 합격을 해서 인턴을 하고 이런 데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잘 다 안 됐으니까 취업을 하고 한 1년 정도 시기가 지날 때쯤 돌이켜 보니까 내가 도전을 하고 인턴도 하고 최종까지 가고 이랬던 건 맞는데 돌이켜 보니까 나는 진짜 지금은 아무 것도 없네라는 걸 느낀 거죠. 근데 그때 당시에 취준생을 위한 교육 이런 거 하는 거 많잖아요. 그런 거에 지원을 한 번 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거는 이미 나는 그래도 어느 정도의 나름의 준 커리어 경력이 있으니까 나는 조금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거는 되게 쉽게 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해서 열심히 써서 냈는데 그 교육마저 떨어진 거예요. ‘내가 이렇게 이런 경험도 여러 경험도 했는데 이것마저 떨어지다니’ 하면서 그때 딱 나사가 풀린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지나가는 낙엽만 봐도 막 눈물이 나고 왜냐하면 계속 1년간 거부당하는 경험만 하니까 그런 게 있었던 것 같아요.
어쨌거나 버텨내고 입사를 하시게 됩니다. 그 회사가?
지금은 카카오 다니고 있고 그 회사를 지금 계속 다니고 있습니다.
카카오에는 처음부터 기획자로 신입 입사를 하신 거죠?
맞아요. 그때도 제가 2020년도 7월 이럴 때 들어갔는데 인턴을 뽑고 그 인턴 중에서 공채로 전환하는 거였거든요. 그때 카카오가 기획 공채를 처음 뽑는 시기였어서 직무를 딱히 구분을 하지 않고 그냥 문과생을 뽑았어요. 개발이 아닌 직군을 통으로 뽑는다. 이런 느낌으로 뽑았어 가지고 저는 그때부터 그냥 기획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들어갔던 거라서 계속 기획 직무만 희망했던 것 같아요.
카카오에서도 하는 일이 되게 많은데 어떤 일을 하셨어요?
저는 처음에 들어가서 배정을 받았었던 곳은 카카오 뷰 창작센터라고 당시에 뷰탭이라는 서비스를 카카오가 런칭을 했었는데 거기에 올라가는 콘텐츠를 만드는 스튜디오 같은 거를 같이 기획하는 일을 했었고 그거를 한 1년에서 2년 정도 하다가 오픈 채팅 쪽으로 넘어갔어요. 오픈 채팅에서는 오픈 채팅 라이트라는 서비스를 같이 하고 오픈 채팅 운영하는 업무도 같이 했었는데 오픈 채팅 라이트라는 서비스를 런칭하고 한 1년~2년 정도 있다가 지금은 또 이동을 해서 AI 쪽 부서로 이동을 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ChatGPT for 카카오라고 톡 안에 붙은 ChatGPT 하는 서비스하고 있어요.
주니어 기준으로 볼 때는 서비스가 다양하게 바뀐 것 같아요. 카카오는 원래 이렇게 서비스가 많이 자주 바뀌는 편인가요? 아니면 도토리님이 유독
제가 유독 바뀌었던 것 같고 회사 자체에서도 조직 개편이 엄청 잦기는 하는데 저도 이쯤 되면 엉덩이가 간지러운데 그런 마음들이 들 때마다 제가 손을 들고 간다든지 아니면 누가 가신다고 할 때 저도 갈게요. 이렇게 한다든지 그런 게 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취업하기까지 1년 반이라는 인내의 시간을 견디고 입사해서 일 해 보니까 어때요? 기획자로 큰 기업에서 일하니까 좋아요?
좋은 점은 당연히 많죠. 들어오기 전에 생각했었던 그런 거 있잖아요. 나의 어떤 행동 하나하나가 여러 유저에게 영향력을 미치고 이런 거에 대한 어떤 로망이 있었던 것 같거든요. 들어와서 진짜로 그런 걸 실현할 수 있다라는 게 되게 감격스러웠던 것 같아요. 처음에는 감격스러웠던 것 같아요. 이제 일을 하면서 그게 마냥 가벼운 마음으로만 대할 수는 없다는 걸 너무 많이 느껴서 오히려 이제는 서비스를 할 때 조심스러워지는 것도 확실히 있는 것 같고, 그 전에는 기쁨만 있었다면 이제는 뭔가 책임감이 같이 있는 그런 느낌이 있죠.
작은 데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이것저것 시도해 보고 이런 게 더 재밌는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은 정해진 대로 안정적으로 일하는 게 훨씬 더 좋은 사람도 있을 거잖아요.
제가 지향하는 건 후자고요. 근데 공교롭게도 제가 지금까지 걸어온 길은 다 전자의 길만 걸어 같거든요 이 회사에서 조차도 제가 아까 맡았던 서비스들도 이 조직 안에서 런칭했던 서비스이긴 하지만 실제로 일하는 조직들은 다 작았어서 오히려 그냥 비슷했던 것 같아요. 그냥 제 본능적으로 좋아하는 건 전자가 맞는 것 같아요. 추구하는 거는 후자인 것 같아요.
본능적으로 끌리는 거는 전자인데 이렇게 했으면 좋겠다라는 건 후자다.
제가 본투비 전자의 기질을 갖고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렇게 살아왔지만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이렇게 해볼까 즉흥적으로 이렇게 해볼까 하는 것들이 어떨 때는 저를 좀 힘들게 하는 게 있었던 것 같거든요. 그러니까 일을 할 때 예를 들어서 어떤 기능을 해보고 싶어요. 근데 이 기능을 하려고 하니까 제가 조금만 노력하면 이 기능이 될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그거를 재미있고 몰입해가지고 그 기능을 막 파면서 디벨롭을 시켜가지고 붙이는데 그 붙이는 과정까지 제가 쏟아야 되는 에너지라든지 이런 것들이 되게 많잖아요. 그래서 여기에다 다 쏟아버리면 그 다음 일을 해야 될 때 영향이 가거나 할 수가 있잖아요. 그러면 일의 전체적인 걸로 봤을 때 난 이것도 해야 되고 이것도 해야 되고 이것도 해야 되는데 하나를 하면서 내 에너지를 다 쏟아버리면은 그게 분배가 안 되는 느낌이니까 어느 정도 한계치를 채우면 그다음 걸로 넘어갈 수 있게 내가 좀 루틴화하고 정형화하는 그거를 해야 되겠다라는 생각을 취업 준비를 하면서 처음으로 했었던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그때 정말 그냥 눈 떠지면 일어나는 대로 지내고 이랬었는데 슬럼프가 되게 크게 왔다고 그랬잖아요. 그러면서 이게 너무 나를 갉아 먹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면서 그때 처음으로 계획적으로 살아볼까 하고 플래너 같은 걸 되게 열심히 썼었어요. 근데 그걸 쓰다 보니까 너무 이상하게 이거 쓰는 건 별 일이 아닌데 이거 쓰면서 내가 여기에 계획 하나하나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효능감이 올라가면서 단단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는 거예요. 그리고 그 플래너를 쓰다 보면은 어느 정도 나의 기록을 평균을 낼 수 있게 되잖아요. 제가 썼던 건 타임 트래킹하는 플래너였는데 내가 자는 거는 7시간 반 정도 자면은 적당하게 자더라. 이런 거를 파악할 수 있으니까 나는 그러면 앞으로 7시간 반만 자면 딱 좋겠다. 이런 식으로 더 나를 관리하고 파악하기 좋아져서 그런 계획을 좋아하게 됐는데 그런 관점에서 일도 제가 추구하는 거는
그렇게 측정하고 관리하는 게 더 마음이 편해요?
마음이 편하진 않아요.
도토리님은 뭘 좋아하는 사람인가가 궁금했는데 취업 준비 기간이 굉장히 길었고 계속해서 거절 당하면서 생긴 마음의 상처가 굉장히 큰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왜요? 왜요?
내가 이렇게 할 때 더 마음 편하고 퍼포먼스가 더 나는 상황이 있기 마련인데 ‘A가 좋긴 하지만 B가 맞는 것 같아서 B여야 할 것 같아’라고 얘기하잖아요. 그러면 ‘이제 B가 좀 더 정착되고 좋은 거예요?’라고 말하면 ‘A가 좋아’라고 얘기하는데 속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A의 본성을 가진 상태에서 B가 적절하게 들어왔을 때 시너지가 잘 나는 경험을 한 번 하고 나니까 근데 저는 B를 적절하게 내가 끌어오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A만 100%로 사는 사람이니까 추구는 해야 되는 거죠. 추구미로는 B를 가져가야 되는 거.
내가 가지고 있지 않는 계획하고 체크하고 수치화하는 B의 속성을 가져와서 슬럼프를 극복했잖아요. 그 전에는 1년 동안 거절당하는 경험을 계속 했는데 그래도 카카오라는 대기업에 취업했잖아요. 이전에 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나 포트폴리오가 달라졌나요?
플래너를 쓰면서 어느 순간부터 그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내가 강해진 것 같지는 않은데 나는 여전히 연약한 사람인데 단단해진 것 같다? 강한 거랑 단단한 거랑은 조금 다른 것 같거든요. 그래서 카카오를 쓸 때도 그때도 여전히 저는 여린 사람이었고 인턴을 하면서도 열심히 하면서 혼자 힘들어하고 이랬지만 면접 보고 그런 게 면접 볼 때까지 사실 이어졌거든요. 그래서 면접 볼 때도 이런 얘기 너무 창피한데.. 아닙니다.
울었어요?
울었어요. 그래서 이거 완전 망했다 이렇게 생각하고 완전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예전 같았으면 그냥 그러고 말았을 수도 있고 그냥 우는 채로 말았을 수도 있는데 망했다 애라 모르겠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자. 이런 식으로 조금 더 사람이 대범해진다고 해야 되나 나를 조금 나 그래도 이런 식으로 루틴도 지키고 어 나 스스로를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이야라는 게 어느 정도 내제가 저도 모르는 사이에 되고 나니까 좀 그런 거에도 대범하게 이제는 솔직하게 얘기하고 그런 식으로 좀 성향이 갔던 것 같아요.
나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고 봐도 되요?
살짝은 생겼던 것 같아요. 그러니까 플래너로 인해서 나는 자신감이 올랐어요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말하기는 애매할지라도 돌이켜 봤을 때 어 내가 그때 단단하다고 느꼈었던 이유는 뭘까를 생각하면 저는 그거 쓴 거밖에는 사실 생각이 안 나거든요.
대학 시절 이야기할 때도 학교 안에 내가 친구가 없어서 학교 밖으로 친구를 사귀러 나갔다라고 얘기했잖아요. 학교 밖으로 친구를 사귀러 나간다는 건 더 난이도가 높다고 느껴지는데 도토리님한테서 느껴지는 의문이 저는 조금씩 있는 것 같아요.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거는 학교 안에서도 친구를 사귀려면 사귈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해도. 근데 제가 제일 싫어하는 느낌이 우물안 개구리 된 느낌을 제일 싫어하거든요. 그런 느낌을 좋아하지 않아서 더 밖으로 일부러 나가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는 것 같은데 제 안에 그런 성향이 발휘됐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래서 나는 물론 학교 안에서도 좋은 친구 만들고 하면 캠퍼스에서 치킨도 뜯고 얼마나 좋겠어요. 물론 저도 친구 있었습니다. 있었는데 과 활동이나 이런 걸 전혀 안 했던 것 뿐이죠. 근데 오히려 밖에 나가면 더 다양한 과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다양한 학교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주저하지 않고 나갔던 것 같아요.
어떤 상황에서 긍정적인 자극을 받나요? 라고 했을 때 즐거운 순간인데 이 즐거운 순간에 서로 계속 고민하면서 뭔가가 더해져 딱 문제를 이렇게 풀자하고 해결되었을 때 라고 적어주셨어요. 근데 힘든 순간은 안 적어주셨는데 뭔가 부정적인 자극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으신 건지
힘든 순간을 딱 꼽으라고 하니까 뭔가 딱 꼽기가 어려웠던 것 같아요. 지금 한번 생각을 해보면 힘든 순간은 갈피 못 잡을 때가 제일 힘든 것 같은
나 자신이요 아니면 조직이요? 갈피 못 잡는 주체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니까요.
조직이 갈피를 못 잡아서 저도 갈피를 못 잡을 때라고 해야 하나 그런 것도 있는 것 같고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저도 제 자신이 주도성이 늘 있는 사람인 것 같은데 그게 전혀 발휘되지 못하는 환경에 놓여져 있을 때 그때가 제일 힘든 순간, 일하면서 힘든 순간이 아닌가 싶기
갈피를 못 잡는 순간에 부정적인 자극을 받는다는 말씀을 주신 것 같은데 사실 갈피를 못 잡는 초반에는 저는 그렇거든요. 갈피를 못 잡는지도 몰라요. 근데 ‘나 갈피 못 잡고 있는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이 있으세요?
갈피 못 잡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남이 얘기해 줄 때?
제일 힘든 순간이 그럴 때인 것 같아요. 갈피를 못 잡는 거를 모르고 막 달리다가 나중에야 깨달았을 때. 그리고 저도 저 스스로를 괴롭게 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일을 할 때 안 풀리면 그걸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이러는 애라서 그걸 놓을 수 없는 제 자신을 발견했을 때도 되게 힘든 순간인 것 같기도 하고요. 놓는 게 더 지혜로운 길인 걸 알면서도 계속 이렇게 건드려 본다든지
그래도 즐거운 순간이 계속 같이 얘기하면서 서로 고민하면서 해결하는 순간이라고 하셨는데 협업하면서 일하는 건 좋아하시나 봐요.
싫어하진 않는 것 같아요. 저는 혼자 일하는 거 좋아하기는 하는데 그 저 자신을 돌이켜 보면 하나에 빠지면 되게 딥하게 그거를 팔려고 하는 성미가 있다라는 걸 아니까 그러면 진짜 그것만 보느라고 다른 거 못 보잖아요.
멈춰줄 사람이 필요하군요.
맞아요. 저를 멈춰 줄 사람이 필요해요.
본인이 꽂힌 게 있으면 거기만 들고 파서 다른 걸 못 한다고 했잖아요. 내가 막 들고 파고 있는데 누군가가 ‘도토리야 그거 아니야 그만해' 라고 했을 때 순순하게 어 그런가 하고 딱 깨치는 스타일이에요? 아니면 고집 피우다가 질질 끌려서 나오는 스타일이예요?
제가 힘든 순간에 저를 멈춰 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안 멈춰지니까 멈춰줄 사람이 물리적으로 필요한 건데 그 말인즉슨 멈추려고 한다고 바로 멈춰지지는 않는
일하면서 만난 좋은 상사로 다정한 T 선배들이라고 적어주셨어요. 다정하게 멈춰주셨나 봐요?
다정한 T 선배들이 좋았던 것 같아요. 여기 계시잖아요. 어떻게 보면은 오잉님이랑 사이드 프로젝트 이럴 때 그래도 피드백도 많이 받고 이랬었잖아요. 찌니님이랑 오잉님이랑 근데 그럴 때마다 되게 다정한 말투로 이렇게 핵심만 콕콕 찔러서 얘기를 해주시니까 그래서 그게 되게 상처 안 받고 어 그렇구나. 맞아. 내가 이 부분을 생각을 못 했네 라고 받아들여졌던 것 같아요.
제가 이렇게 애를 썼으니 도토리님도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어 주시길 바랍니다.
아직 후배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들어오신다면
카카오 공채가 있잖아요. 이런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다라는 것도 궁금해요.
5년 전에 제가 갔으면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그때 저는 좀 얼어 있었던 것 같거든요. 모든 행동에 다 얼어 있고 다 힘이 들어가 있고 이랬었던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아도 된다. 그런 얘기를 해주고 싶고
그때 실제로도 긴장을 많이 하고 잘 하고 싶어서 얼어 있었던 거예요?
그랬던 것 같아요. 그 전에 다른 큰 기업에서 인턴을 했을 때 그때 한 2개월짜리 인턴이었거든요. 너무 잘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힘이 아주 빡 들어간 상태에서 2개월을 보내고 그랬는데 그러다 보니까 오히려 저의 편안했을 때 나오는 업무를 하면서의 매력 같은 것들이 있을 거잖아요. 그런 것들이 전혀 나오지가 않았던 느낌 항상 움츠려 있고 위축되어 있던 느낌이 있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때 힘이 들어갔던 도토리님과 이제 5년 지난 도토리님의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은데 어떤 게 크게 변화한 것 같아요? 업무를 대할 때 태도일 수도 있고 아니면 협업할 때 태도일 수도 있고 여러 가지가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냥 요즘 아직도 그거는 제가 그렇게 돼 가려고 하는 과정인 것 같은데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5년 전에 저는 생각도 안 했었던 게 저는 항상 100%를 해가야 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제 기준에 그 100% 근데 일을 하면서 내 기준에 100%는 없고 내가 여기서 마치면 그게 10% 프로라는 걸 깨달은 거예요. 그러니까 편집의 완성은 없고 내가 놓으면 그 편집의 완성이다. 이런 얘기가 있잖아요. 그런 얘기처럼 이전에는 어떻게든 내가 생각하는 그 한계선까지 다 다르려고 하는 노력만 하다가 지치는 일이 많았던 것 같아. 같은데 지금은 어 30%, 50%, 70% 정도가 됐으면 그냥 여기서 내려놓을 줄도 알아야 돼. 사실 그래야지 더 좋은 거야 더 지혜로운 거야 라는 생각을 좀 하면서 일을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도토리님의 성향이 본인이 하고 하는 일에 대한 기준치가 높고 완벽을 추구하려고 하다 보니까 그거를 들고 파게 되고 그것만 들고 파다 보니까 오히려 그 다음 진도를 못 나가고 이런 성향이 있는데 지금 계속 일을 하시면서 아니야. 여기까지만 해야 돼.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돼. 계속 이거를 훈련하는
맞아요. 맞아요. 이게 커리어 외적으로도 저의 전반을 둘러싼 되게 강한 성향이자 제가 좀 넘어보고 싶은 거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더 내려놔야 돼. 이런 얘기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살면서 이건 잘했다고 생각한 일이 이렇게 따뜻한 분은 또 지금까지 처음인 것 같아요. 할아버지 할머니 보러 시골 자주 가요. 라고 써주셨어요. 같이 사셨었던 거예요?
같이 산 건 아니었고 외가 댁이 경북 예천에 계시거든요. 거기가 버스로 가면은 3시간 정도 걸리는데 원래 할아버지 할머니랑 엄청 친한 건 아니었는데 대학생이 되고 나서 언제부턴가 귀여워 보이는 거예요. 할아버지랑 할머니가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자주 가자 해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자주 내려갔었거든요. 근데 그걸 하다 보니까 작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실 때 그래도 많이 내려가서 다행이다라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잘한 일이라고 생각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어떤 면이 귀여워 보였어요?
제가 원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좀 귀여워하는 스타일인 것 같기는 하거든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보면 늙으면 다시 애기가 되는 것처럼 좀 애기가 되어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어느 순간 들면서 귀엽게 봤던 것 같아요. 맨날 막 몰라 몰라 이러시는 것도 부끄러워서 그러시는구나. 사실 막 외적으로 귀여우시진 않았던 것 같은데 제가 그 귀여운 포인트를 계속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예를 들어 할머니 보면은 얼굴에 볼살이 귀여워서 이렇게 만지기도 하고 외적으로는 그런 거 있잖아요.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전동차를 타고 다니시는데 요즘에 전동차 보면은 할머니들 타고 다니는 전동차는 속도를 되게 직관적으로 표현해 놨거든요. 빠른 거는 토끼고 느리면 거북이에요. 그렇게 아이콘이 그려져 있어요. 그걸 타고 다니는 할머니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죠. 그런 걸 본다든지 할아버지가 갑자기 동요를 자기 어렸을 때 부르던 동요라면서 부르시는 그런 모습도 되게 귀여웠어요. 그런 걸 제가 계속 이렇게 꺼내려고 했던 것 같아요. 저는 어떤 생각이 있냐면 이기적 유전자에 예전에 인간은 DNA를 유통시키는 어떤 생존 기계다. 이런 얘기가 있었거든요. 근데 그 말만 보면 되게 딱딱한 말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저도 할머니, 할아버지, 엄마, 아빠 이렇게 타고 타고 내려온 사람이고 그래서 만들어진 존재니까 저의 조상에 대한 스토리가 되게 궁금한데 그 조상에 대한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날이 얼마 없기도 하고 그래서 그들을 찾아가면서 ‘어렸을 때는 어떤 일을 했어요?’ 이런 걸 계속 물어보다 보니까 그런 옛날 얘기를 꺼내시면서 느껴지는 귀여움도 있었고 그런 거에 좀 재미를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원래 옛 것을 좋아해요?
좀 그래요. 제가 조금 올드한 걸 좋아해요. 노래도 올드한 거, 역사도 좋아하고 할머니
10년 후 나의 멋진 하루도 갑자기 눈이 상쾌하게 일찍 떠져서 훌쩍 부암동에 갔다가 누군가 내놓은 중고 상품을 보고 마음에 쏙 들어서 콧노래 흥얼거리면서 그 물건을 사고 나들이 하는 하루 이렇게 돼 있잖아요.
제가 기억나는 되게 상쾌하고 행복했던 하루를 보냈을 때의 경험이었어서 다시 적었던 것 같거든요. 근데 기본적으로 저는 약간 사람의 손이 묻은 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차 한 잔 해 본 소감 궁금합니다.
저는 처음에 무슨 얘기를 해야 될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왔어요. 걱정만 하고 행동으로 노력은 안 하고 왔는데 노력을 안 해도 얘기를 너무 잘 이끌어주셔가지고 그냥 진짜 차 한 잔, 물 한 잔 하면서 편하게 얘기 나누는 것 같아서 너무 재밌었어요.
CREDIT
글 오잉
인터뷰 뚜까, 오잉, 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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