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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이티백

예쁨 받는 신입으로 당당한 커리어 우먼을 꿈꿔요.

2025년 2월 첫 출근하는 서비스 기획자, 캐서린

by 아이티백
이 시대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 이런 스스로의 역할에 심취해가지고 당찬 노래를 들으면서 출근하는 그런 출근 길이 기대가 돼요. 섣불리 지적하고 나서기보다는 조금 숙이고 들어가서 예쁨 받는 신입이 되자는 게 지금 목표예요.
원래는 교사나 변호사를 꿈꿨는데 제가 사람의 사연에 너무 몰입을 할 것 같은 거예요. 공과 사를 구분을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반대로 나는 되게 차가운, 이과스러운 업계를 가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적을 만들면 피곤해진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게 회사 가서도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미움받지 않기 위해 되게 노력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오늘은 IT 업계에 갓 발을 들인 따끈따끈한 신입 캐서린님을 모셨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고 2월에 입사를 앞둔 캐서린이라고 합니다.

MZ들 만나면 공통 질문이 있잖아요. MBTI가 궁금합니다.

저는 FP인데요 항상 FP임을 부정하려고 하지만 또 여러 번 해봐도 계속 FP만 나오는 너무 좀 다 극단적인 편이고 요즘 일할 때는 TJ가 더 선호되는 것 같아가지고 사회적 MBTI로서 ENTJ를 지향합니다.

ENTJ를 지향하는 캐서린님 어쩌다 IT 업계로 취준하시게 되셨어요?

막연하게 뭘 만드는 게 좋다라는 생각이 먼저였던 것 같고 또 계속 혼자서 창업이라든지 게임을 만든다든지 그런 거를 계속해 왔었는데 역량이 좀 딸리더라고요. 그래서 조금 더 좋은 동료들을 만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 업계에 취직을 하게 됐던 것 같아요.

혼자 만들 때는 뭘 만들었는데요?
혼자라기보다는 친구들이랑 게임 만드는 것도 있었고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만들었었는데 사실 저희가 재밌자고 했던 것들이어서 그게 금전적인 보상이 없고 저희끼리 길게 이어지지 않다 보니까 성과가 있더라도 굉장히 짧거나 연속성이 없다 보니까 좀 실망스러웠던 경우가 많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뒷심이 생길 때까지는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좀 성장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친구들하고 게임 만들 때 캐서린님이 했던 역할은 뭐였어요?

그때는 사실 기획자라는 그런 것보다는 개발자 친구들이 많은 사람이고요. 친구들에게 소위 지시를 하는 그런 입장이었는데, 다시 돌이켜 생각해 보면 기획의 롤을 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고 재능은 없지만 어쨌든 디자인 전공을 하기 때문에 디자인도 살짝 좀 깔짝이는 정도의 그런 일들을 했습니다.

IT 업계에 취준하시는 분들 중에 게임 만들어보신 분도 처음 만나 뵙는 것 같아요. 어떤 게임 만들어보셨어요?

개발자 친구들이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고등학교, 대학교를 같이 나온 친구들인데 고등학교 때는 과제로 게임을 낸다던가 문학 수업에서 이 문학을 주제로 아무거나 만들어라라고 했을 때 그걸 주제로 게임을 만들어서 논다든가

친구들이 훌륭하네요.

그렇죠. 좋은 친구들을 두는 것도 재능이라고 생각해요. 편견일 수도 있긴 한데 저희가 개발자라고 생각하면은 뭔가 티피컬한 이미지들이 있잖아요. 1과 0 사이에서 타협이 안 되는 그런 분들이 있는데 그거를 적절히 조율해 나가는 것도 나의 능력이다. 그 삭막한 세계 속에서 좀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캐서린님만의 비법이 너무 궁금합니다.

어르고 달래는 것 같고 처음에는 저도 되게 어려웠던 것 같아요. 나는 0.8 정도의 수치를 원하는데 그들에게는 0과 1의 세계밖에 없으니까 그거를 조율해 나가는 걸 아직도 찾아가고 있긴 한데 좀 더 논리적으로 전달하려고 하는 것 같고 그들에게는 모든 일에 이유가 있어야 되더라고요. 그래서 좀 이유를 찾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면 캐서린님은 모든 일에 이유가 없어도 괜찮아요?

예. 저는 그렇습니다.

이유 없이 어떤 행동을 막 해요? 그게 어떤 의미인가요?

본능과 직관에 이끌려서 사는 삶이라 아까 TJ지망생이라고 했던 것도 그런 맥락이지 않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문학 수업 때 제출한 게임은 어떤 게 있어요?

프랑켄슈타인을 읽는 수업이었는데 계속 읽다 보니까 주인공이 프랑켄슈타인을 만드는 심정이 잘못 키운 자식을 보는 부모의 심정인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고 자기가 만든 피조물을 파괴해야 된다는 것 자체도 되게 비극이잖아요. 그래서 그걸 플레이어들이 느꼈으면 좋겠다 싶어서 어떻게 시작하냐면은 옛날에 알키미스트라는 게임이 유행했었는데 이런저런 조합을 해가지고 뭔가를 만드는 게임이에요. 그것처럼 뭐 한 방울, 사랑 한 방울, 지식 한 방울 이런 식으로 퍼즐들을 풀면서 프랑켄슈타인을 완성을 시키는데 그다음 단계에서는 걔랑 대립을 해야 되는 입장이거든요.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걔를 또 반대로 파괴해야 되는 입장이 되는 게임이었어요.

너무 재밌었겠다. 언제부터 만드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어렸을 때부터 뭔가 이상한 발명품들 있잖아요. 쓸데없는 그런 것들 많이 만들었던 것 같고 보드 게임 같은 것도 만들었던 것 같고 대학 와서 이것저것 더 많이 해보다 보니까 재밌다고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대학 생활 내내 혐오 표현에 되게 관심이 많았었는데 표현의 자유라는 거랑 충돌이 많이 되잖아요. 그래서 싫은 사람이 안 보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이 되게 무책임한 소리일 수도 있긴 한데 저는 그게 꼴 보기가 싫더라고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가릴 수 있을까 싶어서 그거를 차단해주는 그런 프로그램 같은 것도 만들고 그랬어요.

만들어보셨던 서비스 중에 아니면 프로젝트 중에 이건 진짜 재밌었다라는 게 있었어요?

아까 말씀드린 혐오 표현 관련된 게 저는 너무 재밌었거든요. 그때는 아직 GPT가 나오기 전이었어요. 그래서 AI 모델부터 저희가 만들기 시작해서 일베, 여성시대, 우유 이런 사이트들에서 10만 개가 넘는 댓글들을 크롤링을 해가지고 제가 다 일일이 라벨링하고 분류를 시키고 어떻게 보면 눈이 조금 썩는 과정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그런 것들을 했을 때 저는 되게 재밌다고 느껴졌어요.

혐오 표현을 어떤 식으로 개발해서 어디에 적용했어요?

네이버 같은 거에도 클린봇이 있긴 하잖아요. 근데 그거는 네이버로 접속한 사이트들만 해당이 되는 건데 사실 오히려 더 혐오 표현이 많은 거는 그런 포털의 범주에 있는 사이트들보다는 커뮤니티나 뉴스 댓글 이런 데가 더 많다라고 생각해서 좀 보편적인 데서도 차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했고 그래서 크롬 익스텐션 앱을 만든 거예요. 크롬 익스텐션으로 그걸 켜두면은 보편적인 환경에서 그 부분만 블러 처리를 해주는 그런 거죠.

실제로도 반응이 좋았어요?
저희가 다음 단계로 개발을 하려고 했던 게 그럼 걔를 순화해가지고 표현을 해주게 하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걸 개발하던 와중에 친구들이 하나둘 군대로 떠나고 해체됐어요.


너무 대단하네요. 그걸 왜 한 거예요?
원래도 그 문제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 소위 말하는 스펙도 쌓아야 되고 하다 보니까 근데 그때 당시에 되게 재밌었고 대학교 생활 내내 그 관심사를 계속 이어나갔었어요.

게임이든 서비스든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항상 함께하니까 만들 수 있었다 생각을 하는데 되게 리더십이 좋은 것 같아요. 나만의 친구들을 이끄는 비법 있나요?

리더십이 좋다기보다는.. 저는 무릎이 좀 가벼운 사람이라 꿇어야 될 때는 또 확실히 꿇고

그렇게 힘든 일을 하는데 꿇는다고 들어주지 않는 것 같은데 설득을 하는 한방이 있었을 것 같거든요. 그런 포인트들을 어떻게 찾았어요?
그들이 개발 외에 아무것도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는 환경을 만들어줘요. 간단하게는 오늘 뭐 먹을지라든지 이런 걸 예약하는 거라든지부터 해서 사소한 서류 작업들, 그냥 딱 개발만 할 수 있게 제가 나머지는 다 양보를 하는 편인 것 같고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내가 조금 더 내야 되는 상황이면은 우선은 내는 것 같아요.

디자인과 졸업 예정잖아요. 만드는 게 좋아서 디자인과로 가게 된건가요? 아니면 이것도 공부를 잘해서?

1학년 때 전공을 선택을 한 거였어요. 몇 가지 중에 옵션이 있었는데 1학년 때부터 그런 사소한 것들을 개발을 하다 보니까 그 당시에는 저는 미흡한 생각에 기획자가 대학교 단위의 그런 활동을 할 때는 필요한가? 개발자랑 디자이너만 있으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그런 생각을 좀 했었고 괜히 나도 뭐 많이 하는데 안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사실 기획안을 철저하게 세우고 이런 게 아니라 그냥 저는 입만 터는 그런 입장이다 보니까 그러면 나도 뭐 하나를 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개발자들에게 부끄럽지 않아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그 당시에 좀 들었던 것 같아서 그럼 디자인이라도 해볼까 개발을 배우기 너무 어려운 거 가지고 디자인을 선택을 했던 것 같아요.

보통 디자인은 감도가 좀 필요해서 섣불리 가기가 어려울 것 같은데 그래도 미적 센스가 좀 있다는 생각이 있으셨나요?
센스는 여전히 채워 나가는 중이고요. 그래도 다행인 거는 제가 그림 그리는 거는 되게 좋아해요. 집중력이 정말 없는 사람인데 그래도 그림 그릴 때는 앉아서 몇 시간씩 있을 수가 있어서 또 비슷하게 디자인 작업을 할 때도 잘하는 것과 별개로 좋아는 할 수 있잖아요. 그래서 몇 시간이고 작업을 계속할 수 있어서

원래는 디자인과를 졸업해서 왜 기획자 직무를 가셨냐고 여쭤보려고 했는데 기획자가 되기 위해서 디자인을 전공한 거라서 제가 질문드릴 게 의미가 없어졌네요. 근데 만드는 것도 많은데 IT에 꽂힌 이유가 있으세요?

대학교 입학 시점에는 챗 GPT나 이런 것들이 많이 없었어서 지금은 또 어떻게 변혁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는 IT 업계 자체가 저는 되게 새롭게 느껴졌고 이 세상에서 생존할 직군들이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고 새로운 정보들을 받아들이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면에서도 좀 잘 맞았다고 생각을 하고 또 하나는 좀 신기한 이유일 수도 있는데 제가 되게 F예요. 감정 이입을 엄청 잘하고 되게 공감하고 이런 스타일인데 원래는 교사가 되거나 아니면은 변호사가 되거나 이런 것들도 꿈을 꿨는데 제가 그 사람의 사연에 너무 몰입을 할 것 같은 거예요. 공과 사를 구분을 못하겠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반대로 나는 되게 차가운, 이과스러운 그런 업계를 가야 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또 공교롭게 IT 업계 일을 하게 됐네요.

기획자는 F가 많으면 안 힘든가요? 개발자들에게 너무 공감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맥락에서 공감이라기보다는 이 사람이 뭔가 사적인 영역에서 예를 들어서 교사로 따지면 학생이 어떤 불우한 사연이 있을 때 내가 그거에 너무 과몰입해가지고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다거나 변호사를 한다고 쳤을 때 이 사람의 사연을 듣고 내가 거기서 감정에 동요하면 안 되는 거잖아요.

IT 서비스는 PC든 스마트폰이든 이 건너편에 이용자가 있으니까 이용자가 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나는 그 이용자의 개인적인 사연에는 동요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TMI인데 저는 노인 복지관에서 오래 봉사하기도 했고 아직도 현금을 1만 원 정도씩 들고 다녀요. 봉사를 하면서 허리 굽으신 분들이 폐지 주우시고 얼마 버는지를 저는 옆에서 많이 봤거든요. 그래서 너무 추우신데 들어가시라고 가끔 드리고 그걸 지나칠 줄도 알아야 되는데 어떻게 보면 그 사람들이 뒤에 있는 사연을 저는 모르니까 근데 그런 거를 못 지나치는 성격이어서 사람, 실사용자랑 좀 단절이 돼 있는 그런 일을 하고 싶다.

취뽀 너무 축하드려요. 요즘은 진짜 취직이 어렵다고들 하더라고요. 너무 고생 많으셨고 과정이 너무너무 힘드셨을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느끼는 게 많으셨을 것 같아요.

지금 입사하는 회사 외적으로도 생각을 해봤을 때 제가 진짜 원서 난사를 해가지고 40군데 50군데 가까이 자소서를 지원했었고 직무도 연관이 없더라도 다양하게 지원을 했었어요. 자소서를 지어내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 뭘 원하는가에 대해서 조금은 둘러볼 수 있었던 것 같고 생각보다 취직의 업계도 AI에 많이 발을 들여서 되게 놀랐던 것 같아요. AI 면접도 많이 보고, 제가 기억에 남는 것 중에 아마존에서 세일즈 직군을 지원을 했었는데 사전 과제가 얘랑 나랑 이메일을 받는 상황 주고받는 상황을 가정을 하고 답변을 작성을 하고 전화를 받는다는 그런 롤 플레이 같은 걸 해요. AI랑 그것도 되게 신기했었고 요즘 신박하게 사람을 뽑는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자소서 쓰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캐서린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떤 사람인지 아직 알지는 못했으나 조금 돌아본 결과, 크리에이티브한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계속하는 것 같고 제가 반복적인 거를 좀 어려워하는 편인데 새로운 임무가 계속 주어지는 역할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처음 직장인이 되는 거잖아요. 직장인이 된다면 이러고 싶다라든가 이러지 않을까라고 했던 기대들이 있어요?

좀 이상할 수도 있는데 출근길에 대한 기대가 좀 있거든요. 제가 어떤 특정한 상황에 어울리는 노래를 딱 기가 막히게 듣고 거기에 심취하는 거를 되게 좋아해요. 그래서 부트캠프 할 때도 매일 아침에 그러면서 신나게 왔었는데 비슷하게 나는 이 시대의 당당한 커리어 우먼, 이런 스스로의 역할에 심취해가지고 당찬 노래를 들으면서 출근하는 그런 출근 길이 기대가 돼요.


회사라는 곳에 가면 이런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다고 생각해 본 것들 있어요?
우선은 스스로에게 좀 나서지 말자라는 주문을 외고 있는 것 같기는 해요. 인턴을 하면서 느꼈었던 건데 내가 비합리적으로 보이더라도 실무진들의 입장에선 이유들이 있는 경우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신입으로서 섣불리 그런 부분에 대해서 지적하고 나서기보다는 조금 숙이고 들어가서 예쁨 받는 신입이 되자는 게 지금으로서는 목표인 것 같고 나중에 좀 성장을 했을 때는 제가 말하고 발표하고 이런 걸 좋아하는 편인데 멋지게 PT하는 그런 제 모습을 가끔 심취해 보긴 합니다. 그리고 또 커리어 우먼 룩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편인데 옷을 예쁘게 입고 다니고 싶다라는 로망이 되게 있는데 들어보니까 요즘 회사들이 그런 것 같지는 않더라고요.

캐서린님이나 뚜까 저에게 꿀팁을 여쭤보고 싶은 게 어떻게 하면 예쁨 받는 신입이 될 수 있는지 찌니님과 오잉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찌니] 신입들은 기본적으로 선배들이 다 예뻐해야지라는 눈으로 보는 것 같아요. 밝음이 있으면 더 예쁜 것 같아요. 인사 잘하고 밝은 친구, 왜냐하면 신입한테 일을 엄청 잘하기를 기대하지는 않거든요. 신입이니까. 그러면 싹싹하게 인사 잘하고 밝고 이러면 기분이 좋죠. 근데 만약에 신입인데 뚱해 있거나 대답 안 하고 그러면은 선배들도 어렵거든요. 저는 그랬던 것 같아요.

[오잉] 나를 어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나도 좋은 것 같아요. 근데 보통 어려워하잖아요. 어려워하면 사실은 저도 어렵거든요. 말시키기도 어렵고 왜냐하면 상대방이 나를 어려워하는 걸 아니까 내가 말 시키면 또 저 친구가 어려워하지 않을까 이런 마음에서 서로 그냥 똑같은 것 같아요.

어렵다기보다 안 어렵게 해야지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선을 넘을까 봐 무서워요.

[오잉] 분위기가 다를 수는 있는데 아까 찌니님이 얘기한 좀 어두운 것보다는 밝은 게 좋다와 나를 너무 어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라는 게 되게 비슷할 것 같거든요. 어린 애들이 선을 넘어봐야 얼마나 넘겠어, 그래서 이 정도면 선 넘는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굳이 할 필요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보통 신입은 예쁘기 마련이에요. 어둠의 포스를 가지고 있는 친구가 아닌 이상 그건 개인의 성격이라 어쩔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그런 분은 좀 어렵고 대부분 우리 부서에 우리 회사에 신입이 왔어 그럼 예쁘죠. 신입은 다 예쁘게 보이니까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캐서린님도 취준하는 친구들한테 줄 수 있는 꿀팁도 궁금해요.

친구들 중에 취준을 시작한 친구들이 아직 많지는 않아서 꿀팁이라고 말하기도 좀 경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조금 들기는 하는 것 같아요. 근데 좀 경솔하게 얘기를 하자면 저는 방학 때 쉰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인턴하고 일하고 프로젝트 하고 계속 달렸습니다.

이유가 있어요?
가만히 못 있고 제가 소속이 없는 상태를 견디지를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졸업과 동시에 소속이 있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되게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좀 잘 맞물려가지고 취업이 빨리 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있는 것 같고 면접에서 제가 그렇게 많이 떠는 편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끌어 나가고 또 한편으로는 말하신 것처럼 사람 좋아 보이는 사람을 결국은 사람이 뽑는 입장이다 보니까 그렇게 대하는 게 좀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회사 입사한 이후에 걱정되는 게 있어요?
아예 어른은 그런 식으로 대할 수가 있는데 저랑 나이 차이가 애매하게 나시는 분들 그러니까 바로 윗사수 같은 분들을 어떻게 대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조금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뚜까] 그게 더 쉽지 않나요? 전 사수들을 굉장히 잘 꼬입니다. 일단 당연히 일을 진짜 열심히 해야 되고 근데 듣고 보니까 찌니님과 오잉님이 주시는 꿀팁을 잘한 것 같은데 너무 어려워하기보다는 질척대기도 잘했고 커피도 한잔 사 갈 거 꼭 같이 먹어요. 이런 것도 잘 하고 사수를 개인적으로 이해하려고도 많이 노력했고 엄청 살갑게 그리고 궁금하고 이해가 안 되는 게 있으면 적당한 틈을 노려서 잘 여쭤보고 제가 이런 어려움이 있다는 걸 잘 전달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왜냐하면 사수랑 제일 접점이 많으니까 제일 잘 지내야 된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제일 잘 지내기도 쉬운 유형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너무 오히려 오잉님이랑 찌니님 같은 어른들이 오시면 회사에서 진짜 어려웠을 것 같거든요. 근데 오히려 사수는 진짜 쉬울 수 있다. 그리고 제가 느끼기에 캐서린님은 밝고 매력이 넘치는 것 같아서 본인만 어려워하지 않으면 사수랑 너무 잘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캐서린] 질문이 있는데요. 사소한 거라도 계속 물어보는 사람이 나아요? 아니면 우선 자기가 어떻게든 해결해 보려고 하는 사람이?

[오잉] 후자는 별로예요. 신입들은 어떻게든 해결할 수 없고 그거를 잊으면 안 돼. 내가 뭔가를 해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 안 돼요. 그리고 당연히 질문을 해야 하는데 질문을 좀 생각을 해보고 질문을 해야지, 아니면 좀 시간차를 둔다던가 아니면 유형을 묶는다던가 그렇게 해서 눈치껏 잘 질문을 하고 그다음에 중요한 건 질문에서 사수가 답을 해줬잖아요. 다음번에는 어제보다는 발전돼 있으면 훨씬 좋지 사수 입장에서 ‘기특하네. 이 친구가 그래도 이만큼 올라왔네.’ 그래서 혼자 해결하려고 하는 생각은 오늘 여기서 버리고 가세요.
[뚜까] 근데 이거 너무 꿀팁이죠. 왜냐하면 저는 취준할 때 막 이런 얘기 들었거든요. 절대 생각 없이 질문하면 안 된다 여기까지 들었어야 되는데 너 혼자 최선을 다해 해결한다는 아무도 이런 얘기를 해주지 않았어

[캐서린] 저도 평가받는 거가 두렵기도 하고 약간 완벽주의 기질이 있어가지고 질문한다는 것 자체가 빈틈을 보이는 느낌이 들 때도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어떻게 해야 되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오잉] 신입이 들어오면 선배들 입장에서도 쟤는 아무것도 모른다 라고 생각해요. 그게 비하하는 게 아니고 그냥 너무 당연한 거죠. '저 친구는 아무것도 몰라'라는 게 전제되어 있기 때문에 완벽주의 같은 말은 입에 담지도 말고 앞으로는 오히려 이런 마음이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저 선배에게 내가 업무적으로는 당장 도움을 줄 수 없지만 대신에 업무 외에 다른 것들을 도움을 드려야 되겠다 라는 마인드로 그 사람을 바라보는 거예요. 그렇게 바라보다 보면 아까 뚜까가 한 것처럼 그럼 커피라도 한잔 갖다 드릴까 아니면 “누구님 힘드시죠? 파이팅” 뭐 이런 마음이 될 거고 그러다 보면 그 선배도 나한테 이런 행동을 하는 신입의 마음을 인간이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니까 그러면서 좀 인간적인 교류가 되겠죠. 그러면 서로가 좀 편해질 거고요. 캐서린님이 회사에 들어가서 완벽하게 해야 하는 일은 출근, 정시 출근 그것만 하면 돼요.

[캐서린] 그럼 이거 MZ 논쟁에 있었던 건데 정시가 9시면 9시라고 생각하시는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잉] 저는 맞고 틀리고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본인 생긴 대로 논다고 생각해요.
[뚜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일찍 가는 게 좋지 않나라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일찍 가면 변수가 많이 줄어들고 그래도 선배들보다 조금 일찍 와 있는 게 조금 낫지 않을까 소심한 생각

[오잉] 저는 궁금한 게 어쨌건 출근 시간이 있는 거잖아요. 근데 선배들 때문에 일찍 가야 된다 뭐 이런 생각이 있는 거예요? 난 그게 뭔지를 잘
[뚜까] 그렇다기보다는 업무로서 보여줄 수 없으니까 태도로서 보여주자. 태도로 난 열심히 할 의지가 있다는 걸 어차피 퍼포먼스가 안 나니까 태도로 보여주겠다는 마음 아닐까요?
[오잉] 그러면 생각할 필요가 없는 거 아니에요? 일찍 가면 되는 거 아닌가?
[캐서린] 그렇긴 한데 요즘 이제 SNS나 이런 데서 MZ세대 이야기를 하면서 항상 9시면 내 돈 받은 만큼만 일하면 되지 하고 9시 땡 치면 오는 사람들에 대한 제 의견이 있다 보니까 그냥 궁금했습니다.
[오잉] 신입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통해서 더 빨리 성장하거나 더 편안하게 회사에 안착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걸 원하면 거기에 맞게 행동하면 되는 것 같아요. 근데 난 9시 출근이니까 9시에 땡! 이러면 다른 사람들도 내가 굳이 추가적인 에너지를 저 친구를 위해서 쓸 필요는 없지 땡!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죠. 그냥 그 맥락에서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세계 여행을 작년에 다녀왔는데 특히 외국인 친구들과 많이 다니셨다고 하시더라고요. 가장 인상 깊었던 여행지가 어디신지 궁금해요.

외국인들이 되게 많은 과를 다니고 있는데 코로나 때문에 한국인들이랑 어울릴 타이밍을 놓쳐서 외국인 친구들이랑 무리를 짓게 됐어요. 다양한 나라에서 온 친구들이 많거든요. 부탄,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등이 있는데 제가 모로코 친구들이랑 되게 친해요. 그래서 모로코를 이번에 갔다 왔어요. 우리가 흔히 아프리카라고 생각하면 되게 위험할 것 같고 후진국일 것 같고 월드비전에서 나오는 그런 영상들이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제가 갔을 때는 정말 우리나라랑 비교해도 그렇게 다르지 않은 그런 생활상을 보이고 있고 그 안에서 문화들은 또 재미있게 다르고 했어서 되게 기억에 남았고 내가 얼마나 편협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아서 저는 모로코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모로코가 제일 색달랐다?

많이 색달랐다. 사막에서 별을 봤는데 어린 왕자에 나오는 말 한마디처럼 정말 별이 쏟아질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받았어서 그 별도 되게 인상 깊었었고 낙타를 타고 사막을 횡단을 하는데 그 자체가 너무 낭만적 낭만적이잖아요. 그래서 되게 스스로에게 취했었다. 여기 오지까지 찾아오는 내 자신 칭찬해 이런 느낌

여행지 많이 다녀오셨는데 다음에 여기 꼭 가보고 싶다는 데도 있으세요?

제가 오로라를 그때 볼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것까지 봐버리면 남은 버킷리스트라고 할 만한 게 없을 것 같은 거예요. 그래서 아이슬란드를 제가 미뤄뒀어요. 그래서 조금 더 성장을 했을 때 아이슬란드를 가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있고 두 번째로는 뉴욕을 가고 싶은데 거기는 여행지로서가 아니라 커리어적으로 내가 성장을 했을 때 심취한 뉴욕커로서 정말 뉴욕에서 일하는 커리어 우먼처럼 그래서 뉴욕을 또 남겨두었습니다. 그런 맥락에서 가보고 싶다는 맥락에서 두 군데를 이제 아직 남겨뒀습니다.

인간 캐서린님의 인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궁금해요.

스스로 항상 되뇌이지만 막상 실천을 못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 것 중에 하나가 적을 만들면 피곤해진다라는 생각을 항상 해요. 그래서 적을 만들지 않는 게 회사 가서도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미움받지 않기 위해 되게 노력을 하는 편인 것 같아요. 제가 좀 나대는 성격이다 보니까 그걸 선호하지 않는 분, 오히려 저랑 비슷한 결의 분들이 저를 경쟁 상대로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고 너무 부담스러워하시거나 이런 경우들이 있는 것 같아서 눈치를 좀 많이 보는 편인 것 같고 그게 꼭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살면서 도전적이거나 어려웠던 경험 혹은 뿌듯했던 경험도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던 세계 여행도 어떻게 보면 혼자 떠난 거다 보니까 그 모든 변수에 제가 대처를 해야 된다는 게 극 P인 저로서는 처음에는 두려웠던 상황인 것 같고 나름 용기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세계 여행이라고 하기도 좀 부끄럽긴 한데 그냥 유럽 전체 거의 전체랑 아프리카 북부까지 돌았어요.


어떻게 혼자 갈 용기를 냈어요?
교환 생활을 하면서 보니까 유럽 학교들이 출석 체크를 안 하더라고요. 그래서 여기에 있는 건 시간 낭비다. 거기서 공부할 건 아니니까. 그래서 떠나야겠다 해서 쫌쫌따리 계속 돌아다니던 건데 친구랑도 처음에는 만나서 가고 했는데 뭔가 서로 눈치를 봐야 되잖아요. 박물관 같은 데 저는 정말 오래 있는 걸 좋아하는데 그런 걸 단축한다든가 그런 것도 있고 또 제가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이랑 대화를 하는 걸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호스텔에서 만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랑 많은 대화를 나누는 편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혼자 다니는 편이 좋지 않나 싶어서

캐서린님 이야기 들으면 느꼈겠지만 목소리가 너무 좋아요. 아나운서도 잠깐 꿈꿨다고 했는데 본인 목소리를 믿고 아나운서 꿈을 꾼 건가요?
목소리를 믿었다기보다는 페이스를 믿고..(웃음) 아까 말한 것처럼 정장을 입고 싶다라는 로망이 너무 큰 거예요. 커리어 우먼 이미지를 너무 상상을 하다 보니까 그러면 아나운서 항상 맨날 꾸밈 받는 인생을 살아보자라고 생각을 해서 학원을 등록을 하고 잠시 다녔었습니다. 근데 저와 맞지 않는 걸로

어떤 부분에서 안 맞았어요?
외모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생각 이상으로 조금 스트레스고 결론적으로 살을 못 뺐습니다. 딱 가자마자 마이너스 8 이렇게 쓰는 거예요. 8kg 빼라는 거예요. 제가 단 1kg도 빼지 못하고 쿠사리만 먹다 끝났어요.


하시고 싶은 말씀 또 있으세요? 다 못한 내 자랑이 혹시 있다면 해주세요.
취미 부자입니다. 제가 정말 얇고 다양하게 많은 것들을 하는데 독특한 것들만 집어보자면 한때 서커스 학원을 잠깐 다녔어요. 댄스 스포츠 동아리 차차차를 조금 오래 했었었고요. 베이킹, 요리, 십자수, 그림 그리기 등등 보컬 학원도 좀 다녔었고

노래도 잘해요?

독거 노인분들 대상으로 트로트 봉사를 했어요. 학교에서 다 같이 독거노인 급식소에 설거지 봉사하러 갔었는데 거기 앉아 계시는 게 너무 심심해 보이시는 거예요. 그래서 마음이 안 좋아서 즐겁게 해드리고 싶어서 혼자 노래 부르던 게 점점 더 커져가지고 그걸 주기적으로 나가고 친구들도 같이 나가고 나중에 밴드 세션까지 만들어서 갔죠. 그리고 저 저글링을 잘합니다.


오늘 이렇게 얘기 했는데 어떠세요? 차 한 잔 한 소감 궁금합니다.
너무 즐거웠습니다. 진짜 너무 즐거웠어요. 제가 얘기하는 걸 너무 좋아해요. 전 면접 볼 때도 사실 너무 신났어요. 나에 대해서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모두가 집중해서 질문해 주는 게.. 저는 면접도 비대면이어서 너무 아쉬웠어요. 정장을 갖춰 입고 어떻게 들어가야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비대면이라고 하셔서 좀 아쉬웠습니다.


오늘은 비대면 아니고 이렇게 만나서 차 한잔 하면서 아이티백에서 이야기 나눠서 저도 좋았어요. 캐서린님의 정장 입고 당당한 플리를 들으며 출근하는 그날을 응원하며 파이팅!
감사합니다. 너무 즐거웠습니다.



CREDIT

오잉

인터뷰 뚜까, 찌니, 오잉


인터뷰 전문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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