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아들에게 권하는 책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

by 카페 그린티

"엄마, 힘들어요."


전화기 너머 아이의 목소리가 떨린다.

큰아이로 태어나 언제나 엄마, 아빠를 챙겼던 아이. 무엇이든 다 괜찮다고 말했던 아이가.

힘들다는 말을 했다.


"왜, 무슨 일 있어?"


아이는 더는 입을 떼지 않는다.

나는 말해도 닿지 않을 쓸데없는 이야기를 했다.

시간이 약이라는 둥, 조금만 참자라는 둥, 버텨보자라는 둥.


아이는 처음과 다르게 목소리가 떨리지 않았다.

안정을 찾았다기보다는 더 이상의 말은 부질없다고 생각하는 듯했다.


응, 그래야지. 그래. 그렇지 뭐. 아이는 내 말에 습관적 대답을 한다.

잠깐의 통화를 마치고 전화를 끊기 전 아이가 말한다.


"엄마, 군대에서 나갈 방법은 없지?"


아이의 말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며칠을 고민하다 아이에게 책 한 권을 보냈다.

몸보다는 마음이 시끄러운 아이에게 고르고 고른 책이다.


<내가 죽으면 장례식에 누가 와줄까_김상현>




책을 보내고 한 달이 지났다.


"엄마, 내 마음을 그대로 작가가 썼어."

"그래? 책 괜찮았어?"

"인생책이야."


나는 아이에게 보내고 없는 책을 도서관에서 다시 빌려 봤다.

'아, 이런 마음이었나?'

'넌 지금 이렇구나!'


더 마음이 아프다.


p33 힘든 날엔 스스로를 흘러가고 있는 하나의 물줄기라고 생각하곤 한다. 높은 산에서부터 저 큰 바다로 흘러가는 동안 물고기도 만나게 되고 커다란 돌부리도 만나게 되고 다른 물줄기와 합쳐지기도 하는 것처럼. 모든 걸 흘러가는 과정 중 겪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p44 '비를 맞아 버려야겠다'라는 생각을 진작 했더라면 여름이 성큼 다가오는 풍경들을 더욱 진하게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p69 마음을 다해본 사람은 알고 있다. 붙잡으려 애를 써도 잡히지 않는 사람이 있는 한편, 무슨 일을 하더라도 평생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을. 놓친 마음들아, 안녕.

흘러가는 중이구나, 흘러가고 있으니까 이런 일들을 마주하게 되는 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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