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면?
윤아해 글. 조원희 그림.
표지부터 강렬합니다. 표지의 사자가 어때 보이나요? 무섭나요? 제가 보기에는 어이없어하는 표정으로 보이네요. 아니면 좀 놀란 표정? 어쨌든 무서워 보이진 않아요. 사자에 관한 이야기인가? 하고 책장을 넘겼습니다.
그림책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문 밖에 사자가 있고 방 안에는 두 명의 사람이 있어요. 문 밖 사자에 대처하는 두 사람의 심리와 그에 따른 행동양식에 대한 내용이에요.
문 밖에 사자가 있기에 문과 최대한 떨어져 몸을 숨기는 사람이 있고 더 가까이 가서 문 밖 사정을 살피는 사람이 있죠. 문 밖에 사자가 있기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사람이 있고, 문 밖에 사자를 따돌려 밖으로 나가려는 사람이 있어요.
문과 멀리 떨어져 웅크리는 사람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입니다. 문 밖 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것 같고 문 안을 박차고 들어올 것 같아요. 문 가까이 있는 사람은 운동을 하며 체력을 기르고 사자에 관한 책으로 정보를 얻죠.
결국 파란 쪽에 있던 사람은 사자를 따돌리고 문 밖으로 나왔어요. 문 밖으로 나온 사람은 여기저기 궁금해했던 곳을 여행하죠. 그러다 마지막에는 커다란 곰을 맞닥뜨립니다. 그리고 파란 방의 그 사람은 다시 생각하죠.
"어떻게 해결하지?"
문 밖으로 나오지 않은 노란방에 있던 사람은 괴로워하죠. 자신이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한 것은 '사자' 때문이라고.
여러분들의 문 밖에는 무엇이 있나요? 여러분이라면 사자를 따돌리고 문 밖으로 나가실 건가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그래서 저에게 질문해 봤어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 나쁜 건가?'
'꼭 새로운 것을 경험해야겠어?'
경험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문 밖의 사자가 두렵더라도 나가야겠죠. 두려움을 뚫고 나갔을 때 오는 희열이 분명 있습니다. 경험하지 못하고 상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일들이 펼쳐지겠죠. 문 밖으로 나가 세상을 경험한 그림책 속 사람처럼요.
그런데, 그런데 말이죠. 나는 문 밖이 너무 두렵고 현재 이 방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그대로 있겠다고 한다면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 있나요? 그 선택도 존중받아야 합니다. 지치고 힘들 때,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조금 뒤처지고 싶을 때, 그냥 그대로 있어도 괜찮으니까요.
그림책에서는 마지막 장면에 방 안에 남은 사람이 자신의 선택을 '사자'때문이라고 원망해요. 저에게 경감심이 되는 장면이었어요. 뒤처져도 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지만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정은 오롯이 내가 책임져야 하고 핑계 대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