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홀로서기에 관한 그림책. 강경수 작가<<세상>>

그림책 토크

by 카페 그린티


강경수 작가님의 신간 <<세상>>이에요. 11월 최신간이에요. 창비에서 그림책을 보내주셔서 저도 아주~빠르게 읽게 됐습니다.<넙죽~~>



강경수 작가님은 라가치상을 받은 <<거짓말 같은 이야기>>로 많이 알려졌어요. 유아. 초등학생들한테 사랑 많이 받았던 <<꽃을 선물할게>>도 있죠. 특히 '꽃을 선물할게'로 그림책 원예 테라피 수업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꽃을 선물할게 포스팅


그리고 최근에 저희 독서지도사 양성 과정에서 다뤘던 <<눈보라>>도 있어요. 그림책으로 만난 강경수 작가님의 다른 책 보다 이번 책은 텍스트가 좀 많아요. 대화체도 좀 많고요. "어? 그림책 스타일이 좀 바뀌셨나?" 살짝 그런 생각도 했어요.


메시지 없는 그림책이 어디 있겠나 하겠지만 강경수 작가님은 특히나 그 시대가 고민해야 할 화두를 '툭'하고 던져 놓고, 생각을 완성 짓도록 그림을 '턱'하니 올려놓으시죠. 이번 그림책도 그렇습니다.





우주 안에 지구 안에 도시 그 어딘가에서 아기가 있어요. 아기 옆에는 언제나 커다란 손이 있죠. 아기가 소년이 될 때까지는 행복했어요. 눈치챘겠지만 아이와 양육자(부모)에 관한 그림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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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자라 소년이 되고 커다란 집에 겨우 작은 창문 하나 있어요. 아마 아이가 밖을 내다보는 것이 싫은 손이 일부러 작게 만든 창이겠죠? 그런데 소년은 물건을 디뎌서라도 창문 넘어 세상을 봅니다. 손이 "세상은 위험한 것"이라고 해도 소년의 호기심은 멈출 줄 몰라요. 그러다 예쁜 소녀도 발견하게 돼요. 으~~이럼 이야기 끝난 거 아닌가요? 어찌 저런 에쁜 소녀를 보고 요동치지 않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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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소녀 때문은 아니지만 소년은 창문 외에는 구멍 하나 없는 집에서 스스로 구멍을 내서 탈출을 합니다. 여기서 살짝 명작 '쇼생크 탈출'이 생각났답니다. 이 그림에서 소년의 손에도 숟가락이 들려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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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소년을 따라오는 손의 무리들이 있어요. 괴물 같기도 하고 유령 같기도 하고 손과 소년의 비율을 보세요. 너무나 큰 손 무리들이 작은 아이를 삼킬듯하죠. 여기에서는 소개하지 못했지만 그림책 처음에 보면 이빨을 드러낸 늑대가 나와요. 이 손의 그림이 앞 장의 늑대의 모습과 겹쳐 보입니다. 아마도 사슴에게 늑대가 천적이듯 소년에게 '손(양육자)'이 천적이란 뜻일까요?



여기서 잠깐 부모인 내 모습이 자꾸 불쑥불쑥 튀어나와 속상하기도 하고 반성하기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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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밖으로 나간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작은 창으로 봤던 세상은 생각했던 것과 같았을까요? 그곳에서 소년은 소녀를 만났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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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이에요. 쫓아오는 손을 등 뒤에 달고 뒤돌아 보지 않고 내달리던 소년이 마침내 손과 마주해요. 그리고 손을 안아요.



나는 잘할 수 있어요. 정말 고마웠어요.

그리고 그제야 손은 소년을 향해 살짝 손을 흔들어요.



나의 사랑아, 잘 가렴,

너의 세상으로.





가는 길에 손까지 흔들어 줘야 하는 것이 부모겠죠? 가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어줬던 우리의 부모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내가 그래야 할 때인 거죠?


이 그림책에서 유채색은 오로지 노란색뿐입니다. 노란색과 흰색, 그리고 그 휜색의 테두리인 검은색으로만 그림책이 채워져 있어요. 노란색은 아이의 집이에요. 창문 넘어 세상은 흰색과 검은색이죠. 그러다 소년이 구멍을 내고 세상 밖으로 도망쳤을 때는 집은 흰색이 되고 바깥은 노란색이 됩니다. 그리고 세상 밖에 나오니 흰색과 노란색이 비율을 이뤄 그려집니다.


작가가 말하는 노란색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생각할 때 노란색이 말하고자 하는 의미는 무엇인가요? 결국 마지막 면지에서의 노란 별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노란색의 방점인가요?


마지막 면지는 까만 바탕에 노란 별 하나 떠 있습니다. 우리의 아이가 세상 밖으로 나가서 까만 밤 하늘 전체를 밝히는 별은 아니어도 자신 스스로를 밝힐 줄 아는 빛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하며 그림책을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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