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토크,강경수 작가의 <<세상>>을 읽고...

그림책 독후감

by 카페 그린티

강경수 작가의 <<세상>>이라는 그림책을 포스팅했습니다. 읽고 난 후의 텁텁한 마음을 주저리 읊어봅니다.


강경수 작가의 <<세상>> 포스팅 바로가기


커다란 손은 출구 없는 집에 아이를 보살핍니다. 아이를 가뒀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아요. 보호한 거죠. 아이가 어리니까요. 아이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아주 조그만 철창이 드려진 창문 하나 있어요. 아이와 내가 좋았던 시절만큼 그림책에서도 아이와 손은 행복한 한 때를 보냅니다.


아이가 오롯이 나 밖에 없을 때가 있었어요. 내가 안 보이면 울고 내가 보이면 웃고. 내가 무엇을 입에 넣어주어야 생명을 이어나갈 때가 있었죠. 그때 힘들었어요. 맞잖아요. 힘들었잖아요. "왜 이렇게 울어~~ 엄마 보고 어쩌라고!!" 하면서 같이 울 때도 많았죠.


그러던 녀석이 사춘기가 되면서 유행어를 만듭니다.

내가 알아서 할게

저 말은 보글보글 끓고 있던 마그마에 화산 폭발을 일으켰던 불씨였고요 아이와 나 사이에 강이 생겨버리게 했던 말이었어요.


그런데 책에서는 부모의 커다란 손이 작은 아이를 위협하는 장면이 나와요. 아이의 호기심을 막고 있어요. 유난 떨며 과잉보호하고 있고요. 결국 아이는 감옥을 탈출하듯 집에서 탈출해요. 탈출하는 아이의 뒷 꽁무니를 좇는 모습이 흡사 사슴을 잡아먹었던 늑대처럼 으르렁 거리죠.


이 그림책은 무엇을 말하고 있나요?


세상이 아무리 무섭다고 해도 스스로 경험하고 부딪쳐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좁은 창을 내주는 것이 아니라 집안에서부터 천천히 세상을 알아갈 수 있도록 커다란 창을 내주기도 하고 자유롭게 세상을 넘나들도록 넓은 출입구를 내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는 말을 하는 듯해요.


잘 알지만, 감싸고 감싸고 또 감싸서 내가 맞았던 비바람은 피해하기를 바라요.

평생 꽃길만 걸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탄하고 아름다운 꽃길만 가게 할 수 있다면 울퉁불퉁 흙길을 다듬어 그 위에 꽃씨라도 뿌리고 싶어요.


내 새끼만큼 남의 새끼도 귀하지만 내 새끼가 더 귀한 건 어쩔 수 없다며, 속물이고 흉물이라고 욕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네요.


오늘 읽은 강경수 작가의 <<세상>>의 중간중간 '손'에 투영되었다가 '소년'에 투영되었다가 합니다. 마음이 이렇게도 저렇게도 변화하고 변질되네요.


언제쯤 무탈한 마음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편안히 대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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