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타로김쌤 Feb 01. 2022

내게 읽고 쓴다는 것의 의미

여담 - 어떤 끄적임 #8

이상한 습관

힘이 들거나 머릿속에 아무런 대책도 세워지지 않을 때면 책을 읽는다. 혹은 글을 끄적인다. 독서는 습관이라는데 내게 독서와 글쓰기는 마치 해답을 얻기 위한 하나의 통과의례 혹은 머릿속을 비우기 위한 멍 때리기 같은 존재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독서나 글쓰기 이후에도 뚜렷한 대책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책을 읽고 있으면 대체로 일이 조금씩 더 꼬여간다. 좋은 루틴이 아닌 것을 알지만 그래도 그렇게나마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나에게 언젠가 이득으로 돌아오지 않으려나 하는 옅은 기대감이 있나 보다.


책을 읽고 글을 쓴다는 것

어렸을 적엔 정말 미치광이처럼 책을  읽고 글을 적었었다. 많이 읽고 많이 쓰는 일이 그렇게 좋았었다. 누군가의 글에서 가슴이 뭉클했었고 나의 글에서도 그런 아련함을 주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이런 이상한 루틴 따위는 없었던 것 같은데.. 지금의 나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이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그저 하나의 위안책 같은 것이 되어버렸다.

아마도 책에 있는 지식은 살아있는 지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였을 것 같다. 책의 지식은 나의 경험이 아니라는 것. 누군가 다른 이의 경험이고 생각이고 관념이라는 것. 무엇보다 실천하지 않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라는 것.

죽은 지식에서 삶을 찾으니
답을 들을 수 없을 수밖에


읽고 쓰는 것을 계속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언가를 읽고 무언가를 쓰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답을 얻지도 못한다면서도 계속 그러고 있는 나는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걸까? 스스로에게 물어봐도 알지 못하는 이런 모습이 지독한 독선이라는 생각이라는 것을 안다.

그래도 무언가를 읽고 쓰는 과정 속에서 잠시나마 내 가슴속을 비울 수 있다면 아마도 계속해나가겠지. 읽고 쓰면서 채우지 못하는 나를 자책하면서도 계속 그러고 있겠지.

스스로에게 다시 물어본다.


읽고 쓰는 것을 계속해야 하는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힘든 하루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