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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로김쌤 May 07. 2021

새벽, 잠 못 이루는 매일

공황발작, 아직 극복하지 못했어 #6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은 세상에 많이 있겠지만,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가진 사람에게 불면증은 특히나 익숙한 부분이다.

밤에 먹는 치료제 속에는 공황장애를 치료하는 약과 더불어 수면 유도제, 수면 유지제까지 처방되어있다. 일찍 자고 편하게 숙면을 취해야 조금 더 나아진다는 소리도 의사 선생님께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매일, 스스로를 지치게 만들어도 잠 못 이루는 사람들이 이렇게 존재한다.

이건 단순히 스트레스만의 문제는 아니다. 그저 잠을 못 드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린 것뿐..


늦은 밤이어서였을까. 문득 나의 가치에 대한 생각이 많아졌다. 혹시 불쑥불쑥 찾아오는 발작의 전조증상들이 나의 자존감을 낮추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고 인정하기엔 나는 나의 가치를 높게 매기고 있다. 지독한 외골수이지만 참 다재다능하다고 스스로를 여기고 있다.

그런 사람이 왜 우울증에 공황장해까지 온 것일까..

발작이 일어나고 미친 듯 뛰는 심장과 두려움, 한없이 흐르는 눈물까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몸 둘 바를 모르는 상황들이 자꾸만 펼쳐지는 시간들이 또 다른 두려움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쉬이 잠 못 드는 새벽을 보내는 날이 많다. 한 시 두 시를 넘어서도 잠들어 버리지 못하는 나날들.

어떤 날은 생각으로 가득 채우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무기력함으로 가득 채우기도 하는 시간들.


나는 늦은 시간까지 타로를 가르친다. 교육이 끝나고 나면 또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한다.


압박감.


그래도 다행인 것은 발작이 예전처럼 많이 오지는 않는다는 것. 보다 정확하게 하자면 전조증상이 오기만 하면 신경안정제에 기대어 발작을 피해 가는 것이지만 그럴 수 있다는 사실이 어찌나 다행인 건지 모르겠다.


일을 하지 않는 새벽은 나를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내일은 또 무슨 압박이 나를 괴롭힐지.. 수 없이 많은 고통이 나를 찾아오는 것은 아닐는지..


알고 있다. 내일도 오늘처럼 힘들지만 버틸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과 아는 만큼 행동하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라고 항상 이야기해왔다. 정말 천지차이다. 알면서도 생기는 이 두려움이라는 건.. 참 이겨내기 힘든 새벽시간들이다.


타로 메이저 카드 달 카드

달이라는 카드다.

달이라는 카드의 키 포인트는 불분명함이다. 달빛 아래서 보이는 것들은 태양 아래서 보이는 것들보다 선명하지 못하고, 달빛은 사람의 감성에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새벽시간이라는 것은 이런 달 카드 같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는 달에서 벗어나 태양의 아래로 나아갈 수 있겠지..


오늘도 어김없이 달의 지배를 받는 새벽이 찾아오고, 또다시 쓸데없는 걱정들만 가득 차 버리는 일상이 되어버리겠지.

언제쯤 태양 아래로 당당히 나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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