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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Nov 20. 2017

지진발생과 동시에 지진발생 기사를 작성한 '퀘이크봇'

퀘이크봇은 지진 전문 뉴스 로봇으로 지진발생과 동시에 기사를 작성한다.

2014년 3월 LA 지역에 2.7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당시에 지진 속보를 가장 빨리 알린 매체는 <LA타임스>다. 지진이 발생하고 지질조사국으로부터 지진 발생 사실이 전송되었고 진원지와 진도 등 주요 정보를 바탕으로 8분 만에 지진 속보가 나갔다. 이 기사는 ‘퀘이크봇(Quakebot)’이라는 로봇 알고리즘이 작성했다. 퀘이크봇은 <LA타임스>의 지진 전문 뉴스 로봇이다. 지진 발생과 동시에 기자 대신 지진 발생 기사를 작성한다. 


퀘이크봇은 지진발생 장소와 시간, 현황 정보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문장 구조에 따라 배치하고 지진발생 지역의 지도를 첨부하여 온라인으로 기사로 내보낸다. LA지역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퀘이크봇이 기사를 작성해서 내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이 채 되지 않았다.


2013년에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서 로봇이 쓴 기사로만 구성한 무료 종이 신문 <더 롱 굿 리드(The Long Good Read)>를 발행했다. <더 롱 굿 리드>는 로봇이 기사를 쓰고 신문을 편집한다. 로봇이 쓴 기사와 헤드라인, 사진이 자동으로 배치된다. <가디언>에 실린 기사 중에서 주제와 댓글, 리트윗, 좋아요 등을 기준으로 기사를 선정하고 편집해서 종이에 인쇄해서 월간, 주간으로 발행된다.


2010년대 초반부터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로봇 저널리즘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이미 로봇 저널리즘을 기사 작성에 활용하고 있다. 아직 단문 수준이긴 하지만, 수집한 데이터를 활용하여 정확한 기사를 작성해낸다. 논조에 따라 단어를 자동으로 교체하기도 하고 동일 단어를 반복하지 않게 유사 단어 대체 기능까지 지원한다.

이범석 지음, 《IT, 인문을 만나다》, (한빛미디어, 2016), 58쪽


퀘이크봇은 의 지진 전문 뉴스 로봇이다. LA지역에 지진이 발생했을 때 퀘이크봇이 기사를 작성해서 내보내기까지 걸린 시간은 8분이 채 되지 않았다.


퀘이크봇과 <더 롱 굿 리드>를 발행하기 전에도 기사를 작성하는 로봇이 있었다. 미국의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에서 개발한 로봇 기자 ‘워드 스미스’는 AP통신사에서 수익 보고서 관련 기사를 작성한다.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는 로봇 저널리즘을 이용해서 1초의 9.5개의 기사를 작성한다. 알고리즘에 따라 기업의 수익 보고서 관련 기사를 만든다고 해도 굉장한 속도다. 2013년 한 해 동안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에서 작성한 기사는 3억 건이 넘는다. 워드 스미스는 일주일 동안 무려 500만 건의 기사를 작성한다.

수익 보고서는 실적과 관련한 지표와 주가 추이 등의 사실로만 구성된다. 기사 마지막에 바이라인에 언론사 기자의 이름 대신 오토메이티드 인사이트가 작성했다는 문구가 있다. 워드 스미스는 정보만 취합해서 보고서를 만드는 기능 외에도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선택한 데이터로 작성된 기사를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질지에 대해서도 예측할 수 있다.


2010년부터 ‘스탯몽키(Stats Monkey)’는 야구경기를 요약하는 기사를 작성했다. 스탯몽키는 기자가 더 심도 있는 기사를 쓰자는 취지에서 개발되었다. 야구경기 요약 기사는 인공지능에게 맡기고 스포츠 기자들은 인터뷰와 심층 분석 기사에 집중하기 위해서 스탯몽키가 개발되었다. 

스탯몽키를 개발한 스타트업 내러티브 사이언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기업의 실적 기사를 작성하는 소프트웨어 ‘퀼(Quill)’을 개발했다. 퀼이 작성한 기업의 실적 기사는 경제지 <포브스>에 제공된다. 퀼은 하루 평균 30여 개의 산업 관련 기사를 작성한다. 야구경기 요약 기사를 작성하는 스탯몽키와 다른 점은 퀼은 단순한 사실 전달 외에 기업의 실적 분석과 과거 자료를 비교해 향후 실적까지 예측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퀼이 작성한 <포브스>의 기업 실적 전망 기사는 다른 경제지에서 볼 수 있는 기사와 차이가 없다.


세계적인 경제지의 기사와 올림픽 경기 소식을 로봇 기자가 작성하는 세상이다. 로봇이 쓴 기사의 품질은 이미 검증되었다. 기사를 작성하는 속도는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정확성, 품질도 인간이 쓴 기사에 뒤지지 않는다. 2014년에 스웨덴 클러월 교수는 블라인드 테스트로 인간이 쓴 기사와 로봇이 쓴 기사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로봇이 쓴 기사는 정보의 풍부함, 신뢰도, 객관성 등 7개 항목에서 인간이 쓴 기사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워드스미스, 스탯몽키, 퀼처럼 소프트웨어가 자동으로 기사를 작성하는 방식을 ‘로봇 저널리즘’ 또는 ‘데이터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심층적인 인터뷰나 감성적인 기사는 인간을 이길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글을 쓰는 방식이나 감성을 자극하는 문장 데이터를 수집해서 응용한다면 로봇의 글솜씨로 감성적인 문장을 만들어내는 날도 멀지 않았다.




참고문헌

이범석 지음, 《IT, 인문을 만나다》, (한빛미디어, 2016), 58쪽

정경수 엮고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283~28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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