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식전달자 정경수 Nov 21. 2017

현명한 선택과 현명한 포기

“저 신발이 아무리 비싸도 한 짝 만으로는 소용이 없는 것 아니오?”

한 노인이 달리는 기차에서 새로 산 신발을 실수로 밖에 떨어뜨렸다.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잃어버린 신발을 아까워하고 있을 때, 노인은 다른 쪽 발에 신고 있던 신발까지 벗어서 밖으로 던졌다. 사람들은 놀라서 신발을 던진 이유를 묻자 노인은 “저 신발이 아무리 비싸도 한 짝 만으로는 소용이 없는 것 아니오? 하지만 신발을 두 짝 다 버리면 누군가 주워서 요긴하게 신을 수 있지 않겠소? ”라고 대답했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항상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오죽하면 B(Birth)와 D(Death) 사이에 C(Choice)가 있다는 말까지 생겨났겠는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싶은 것만 원하고 가질 것만 선택한다. 버리고 포기해야 하는 것은 생각하지도, 선택하지도 않는다. 포기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는 것, 다시 말해서 잃음으로 인해 얻을 수 있는 것과 소유로 인해서 잃어버리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포기해야 할까? 실연에 뒤따라오는 고통, 굴욕감 뒤에 남는 원한,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 힘든 부담감, 정력만 소비하는 무의미한 다툼, 재물에 대한 탐욕, 권력에 대한 욕심, 명리를 위한 경쟁, 이기심에서 나오는 욕망과 고집, 불가능한 일은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
포기는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얻음’과 ‘잃음’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기 때문에 포기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다. 사람의 인생은 포기와 획득이 어우러져 있다. 불필요한 것을 버려야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루화난 지음, 허유영 옮김, 《인생의 교과서》, (달과소, 2007), 140~150쪽


포기는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얻음’과 ‘잃음’은 늘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있어서 포기해야 비로소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것을 버려야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앨빈 토플러는 1970년에 출간한 《미래의 충격》에서 수많은 정보와 콘텐츠, 상품이 넘쳐나는 일상에서 과잉 선택을 예견했다. 지나치게 많은 선택지가 인간이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서 인간은 육체적, 심리적으로 고통을 받는다고 했다. 40여 년 전에 앨빈 토플러가 예견한 대로 지금 우리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어떤 것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에는 선택할 게 많을수록 더 좋다는 가치관이 세상을 지배했다. 많은 학자들이 보다 많은 선택지가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런 믿음은 ‘덜 누리면 더 많은 기쁨을 얻는다’는 가치관으로 바뀌었다. 심리학자 베리 슈워츠는 《선택의 패러독스》에서 비슷한 형태의 연금 보험이 많으면 많을수록 계약을 맺을 확률은 떨어진다는 사실을 설명했다. 부유해지면서 선택지가 많아지면 결국 인간은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불행에 빠진다고 했다.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가나출판사, 2016), 56~57쪽


광고는 매일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알려주지만 더 많은 선택의 가능성은 행복감을 키워주는 게 아니라 스트레스만 더해준다. 이해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스마트폰 요금 체계를 보면서 어떤 걸 고를지 행복해하는 사람은 없다. 새로운 스마트폰을 사기가 무섭게 더 저렴한 가격에 성능이 더 좋은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구입을 결정하지 못하고, 새로운 보험 상품을 소개받으면서 다음 달에 더 좋은 조건의 보험 상품이 나오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실제로 보험에 가입하고 몇 달 있으면 더 좋은 보험 상품이 나왔으니 또 가입하라는 전화가 온다. 


기차 밖으로 신고 있던 신발을 벗어던진 노인은 잃어버린 신발 한 짝을 안타까워하느니 과감하게 포기하는 편을 선택한 것이다. 중요한 것을 잃어버리면 누구나 안타까워한다. 상실감이 크면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기도 한다. 그 이유는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집착하기 때문이다. 

이미 잃어버린 것에 대해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면 자기 자신만 힘들어진다. 잃어버린 것 때문에 고민하는 것보다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보고 내가 잃어버림으로써 남이 얻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참고문헌
루화난 지음, 허유영 옮김, 《인생의 교과서》, (달과소, 2007), 140~150쪽
울리히 슈나벨 지음, 김희상 옮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가나출판사, 2016), 56~57쪽

정경수 지음,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 (큰그림, 2017), 34~77쪽

매거진의 이전글 포기할 줄 알아야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