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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Feb 07. 2018

불확실성에 관한 확실한 사실 한 가지

불경기에는 빼야 하는 지방과 키워야 할 근육을 구분해야 한다

불황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경영자는 거의 없다. 대부분의 경영자는 불황이 다가오면 직원 수를 줄이고 임금을 삭감한다. 개발하던 프로젝트도 중단하고 홍보와 마케팅에 쓰던 비용도 줄인다. 돈이 들어가는 모든 부문을 축소한다. 그러다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직원을 고용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여러 부분의 투자를 늘린다. 


격동의 시기에 번지는 불확실성에 관한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격동기가 장기화될수록 사람들이 매사에 신중을 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을 이해하지 못한 채 고객의 기대를 예측하지 못하는 기업은 대개 핵심 원칙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는 매우 심각하게 나타나 기업 전반이 극심한 혼돈에 휘말리게 된다.
경영진은 쓸모없는 비용을 줄이고 더욱 효율적으로 경영에 임해야 한다. 특히 사업운영상황과 상관없이 부풀려진 비용을 과감하게 삭감해야 한다. 또한 기업은 투명성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에 일어난 금융위기와 같이 장기간의 대혼란기에는 규정이 느슨해지는 경향을 보이지 않았는가?

필립 코틀러•존 캐슬라이언 지음, 김명철•방영호 옮김, 채서일 감수, 《필립 코틀러 카오틱스》, (비즈니스맵, 2015)


불황에는 사업을 축소하고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확장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훌륭한 경영자는 불황 속에서 과감한 전략을 펼치며 기회를 잡기 위해서 노력한다. 경기가 회복되면 시장을 선점하고 기업 가치를 높인다.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직원을 고용하고 투자를 늘린 기업은 다시 불황이 올 때까지 여러 번의 기회를 놓친다.


불황에 과감한 전략을 실행하는 용감한 경영자는 의외로 많다. 경영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미국에서 2000년대 초반 닷컴 버블로 불황을 겪는 동안 미국 제조업체 열 곳 중 네 곳이 사업영역의 25퍼센트를 잃어버렸다고 했다. 미국의 은행도 마찬가지다. 불황기에 미국 주요 은행의 3분의 1이 큰 손실을 보았다. 많은 기업이 불황기에 사업영역을 잃어버리는 동안 불황 전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기업들 가운데 15퍼센트가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유능한 직원을 내보낸 결과 기업은 성장했을까? 그렇지 않다. 동종업계의 경쟁 기업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꼴이 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는 어렵다. 아마 예측할 수 있다면 ‘불확실성’이라는 말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위기는 예측할 수 있다. 불황기에 기업 가치를 높이고 투자를 유지해서 불황을 벗어난 경영자는 전통적인 견해에서 벗어나 전략적인 선택을 한다. 불황 속에서 과감한 전략을 실행하면서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를 붙잡는 것이다.


환경이 좋지 않아도 주어진 환경에서 기회를 찾고자 하는 경영자는 불황속에서도 자기만의 길을 찾아서 유리하게 활용한다. 불경기에도 마찬가지다. 경기가 나빠지면 어느 기업이든 매출이 하락한다. 매출이 하락하면 생존을 위해서 비용을 줄이는 선택을 해야 한다. 비용을 절감할 때도 원칙이 있다. 기업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들어 놓은 브랜드 가치, 차별성, 고객의 기대를 무너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비용을 줄여야 한다. 불경기에는 허리띠를 졸라매고 마른 수건을 짜라는 말을 한다. 그렇다고 지출해야 하는 비용을 전면적으로 줄여서는 안 된다. 비용을 줄일 때도 명확한 목표 아래 철저하게 계산해서 비용을 줄여야 한다. 목표를 세우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비용을 줄이면 기업의 이익은 늘어나겠지만 결국은 더 위험한 상황에 처한다. 불경기에 비용을 줄이는 목적은 시장이 불경기에서 회복하면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불경기에는 조직의 구조를 개선하고 성과를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세운 다음 비용을 줄여야 한다.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 직원의 수를 줄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높은 임금을 받는 전문 인력을 줄이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고 가장 어리석은 방법이다.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경영자들은 매출과 이익이 줄어들 조짐이 보이면, 인력을 정리한다.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유능한 직원을 내보낸 결과 기업은 성장했을까? 
그렇지 않다. 동종업계의 경쟁 기업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를 제공하는 꼴이 된다. 경기가 회복되면 자금난보다 더 극복하기 어렵다는 인력난을 겪게 된다. 


애플은 닷컴 버블로 경기가 침체되었던 2001년에 아이튠(iTunes)과 아이팟(iPod)을 출시해서 매출을 증대시켜 성장세를 회복했다. 같은 시기에 인텔은 매출액의 14퍼센트를 혁신에 투자해서 더 빠르고, 더 싸고, 더 작은 CPU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경기 침체기에 투자해서 개발한 CPU로 인텔은 펜티엄 프로세서를 처음으로 개발한 1996년 이래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불경기에 반사적으로 실행하는 홍보·마케팅 비용 삭감도 경쟁 기업에게 시장을 내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많은 기업에서 마케팅을 포기할 때 마케팅을 지속하면 효과는 배가 된다. 불경기에도 마케팅을 유지하는 기업은 경쟁 기업의 고객을 흡수하고 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목표가 분명하다면 불경기에도 마케팅을 포기하면 안 된다. 마케팅은 빼야 하는 지방이 아니라 키워야 할 근육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참고문헌

필립 코틀러•존 캐슬라이언 지음, 김명철•방영호 옮김, 채서일 감수, 《필립 코틀러 카오틱스》, (비즈니스맵, 2015), 79쪽
정경수 엮고 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176~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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