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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12. 2018

스트레스와 가벼운 우울증이 삶의 질의 떨어뜨린다

건강, 교육, 개인 활동, 정치적 의견, 행동 등이 행복을 규정한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와 정부가 성공의 척도로 내세운 수치로 GDP(국내총생산)가 있다. 국가에서는 성장률을 측정할 때 나라에서 한 해 동안 얼마만큼 생산했는지 나타내는 지표인 GDP를 사용한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행복’에 대해서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GDP로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지가 사회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어 실적이 오르면 GDP는 상승한다. 그렇게 벌어들인 이익은 개인에게 분배되는 양보다 기업의 금고에 보관되는 양이 더 많아졌다. 해마다 GDP가 늘어나도 가계에 분배되는 소득이 적어서 국민들은 성장세를 체감하지 못한다. GDP가 반영하지 못하는 사회적인 비용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008년 프랑스의 GDP는 높아졌지만 국민들은 악화된 경제 상황에 시달렸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GDP가 사회적인 비용과 물가를 반영하지 못한다고 주장했고 노벨상을 수상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아 센, 잘 폴 피투시 등 22명의 경제학자와 사회학자가 모여서 경제성과와 사회진보를 측정하기 위해 ‘스티글리츠 위원회’를 만들었다.


경제학자 스티글리츠는 “물질적 생활수준뿐만 아니라 건강, 교육, 개인 활동, 정치적 의견과 행동 등이 사람의 행복을 규정한다”라고 했다. 스티글리츠위원회는 2008년 4월부터 1년 동안 세 번의 토론을 거쳐서 <스티글리츠 보고서>를 만들었다. 스티글리츠 보고서에는 경제성장을 측정할 때 양이 아니라 질을 측정해야 한다고 했고 경제 구성원이 체감하는 ‘물질적 복지’를 제대로 측정하려면 ‘가계의 소득과 소비 ’가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제성장의 총량보다 가계 소득의 증감에 주목할 것을 제안했다.


바쁘게 살면서 돈을 많이 번다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거나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돈을 많이 번다고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거나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다. 의식주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지만 의식주가 충족된 후에는 가정, 좋은 직장과 인간관계에 따라 삶에 대한 만족도가 달라진다.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의식주가 중요하다. 기본적인 의식주를 충족시키는 것은 돈과 건강한 정신이다. 미래의 인류가 직면하게 될 가장 큰 문제는 정신 건강일 것이다. 현재 대부분의 의료 인력은 신체적인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일한다. 정신 질환은 아직까지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정신 질환은 우울증, 정신분열, 불안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자폐증 등이 있다. 이런 질환은 정신과에서 정식으로 진단을 받아서 치료해야 하는 장애다. 이런 질환보다 심각한 상태는 아니지만 스트레스와 가벼운 우울증도 삶의 질의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조만간 정신 질환이 신체 질환보다 더 큰 문제로 인식될 것이다. 정신질환은 GDP가 증가함에 따라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증가한다. 암이나 골절에 관해서는 상세한 수치가 나와 있지만 정신 질환에 대해서는 통계가 부족하고 그마저도 신뢰도가 떨어진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성인 인구의 25퍼센트인 약 5천7백만 명이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 유럽 연합의 수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시아 지역의 통계는 확실하지 않지만 일단 비슷할 것이라고 가정하자.

롤프 옌센·미카 알토넨 지음, 박종윤 옮김, 김부종 감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36.5, 2014), 102~103쪽


과거와 비교해서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난 배경에는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으로 인해서 사무실을 나와서도 일할 수 있게 되었다. 퇴근해도 업무가 끝난 게 아니다. 집에서도 마음 편히 쉴 수 없기 때문에 퇴근 후에도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는 계속된다.


정신 질환을 금기시했던 사회적인 분위기가 사라지면서 정신 건강에 대한 문제를 미디어에서 많이 다루고 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과거와 비교해서 크게 늘어났다.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국가에서는 인구의 25퍼센트가 정신적 문제를 안고 살아간다는 통계도 있다. 가족, 친구, 동료 중에서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없다고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신체적 질환과 마찬가지로 정신 질환도 예방이 최선이다. 발병 후에는 정신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과 사회적인 손실도 크다.


미래를 내다보는 기업이라면 구성원들의 정신과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신과적인 문제에 대해서 자유롭게 상담할 수 있는 채널을 만들고 캠페인을 통해서 건강하게 사는 방법을 실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신 질환 치료를 사업의 기회와 연결해서 생각할 수도 있다. 정신적인 질환의 치유와 관련된 시장은 성장 가능성이 매우 높다. 10~15년 후에 정신 질환의 치료법이 개발·보급되면 정신 질환 시장의 규모는 신체적인 질병을 고치는 시장의 규모만큼 커질 것이다.



참고문헌

롤프 옌센·미카 알토넨 지음, 박종윤 옮김, 김부종 감수,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36.5, 2014), 102~103쪽

정경수 엮고 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6), 89~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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