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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Apr 17. 2018

구체적으로 세운 계획이 실패하는 이유는?

계획을 낙관적으로 보면 그 계획은 실패한다

계획은 실행으로 완성된다. 아무리 좋은 계획도 실행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계획대로 실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계획한 대로 단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행하려면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계획에 따라 실행하는 사람은 천성이 부지런해서가 아니라 실행하는 습관이 몸에 배었기 때문이다. 어떤 일을 하는데 완전한 습관이 되기까지는 하루도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


습관을 형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다룬 연구 가운데 널리 알려진 것은 2009년 〈유럽 사회심리학 저널〉에 실린 논문이다. 이 논문에서 특정 행동을 선택하고 매일 같은 조건에서 실시하는 실험을 소개했다. 실험 참가자들은 12주 동안 “규칙적으로 먹기, 마시기, 혹은 특정한 행동을 선택해서 매일 같은 조건(예를 들면 ‘아침 식사 후’) 하에 실시”했다. 실험 결과 어떤 행동이 습관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6일이었다. 실제로 습관을 들이는 기간은 18일부터 254일까지 나타났고 사람마다, 습관마다 차이가 많았다. 이 연구는 행동이 자동화에 이르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사람에 따라 매우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희정 지음, 《운명을 바꾸는 작은 습관》, (토네이도, 2010), 252쪽


습관을 만드는 과정은 가파른 오르막, 완만한 언덕, 정상 그리고 내리막길이 이어지는 길에서 자전거를 타는 것과 같다. 처음 시작할 때는 젖 먹던 힘까지 다해 페달을 밟아야 한다. 그 이후부터는 점점 쉬워지지만 언덕 꼭대기에 다다를 때까지 페달에서 발을 떼면 안 된다.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지금까지 들인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실험 결과처럼 계획대로 실행하는 사람은 행동이 습관이 될 때까지 일정기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실천한다. 행동이 습관이 되는 기간만큼은 ‘바쁘니까 나중에 ’, ‘내일 하자’, ‘컨디션이 좋지 않아’ 등의 이유를 들며 미루지 않는다. 불가피하게 한 번이라도 거르면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 계획을 수정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세우고 실천할 때는 의지나 습관의 문제뿐만 아니라 공적으로 사적으로 불가피한 일이 더 자주 발생한다. 학생들은 방학이 시작할 때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사람들은 한 해가 시작할 때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다. 하지만 방학이 끝날 때쯤, 한 해가 끝날 때쯤 계획했던 일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 해가 시작할 때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운다. 한 해가 끝날 때쯤 계획했던 일은 별로 이뤄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자기가 세운 계획을 낙관적으로 보고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동 경제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계획 오류(planning fallacy)라고 한다. 개인의 계획은 물론이고 전문가와 학자들이 치밀하게 수립한 정부·기관의 계획도 일정이 늦어질 때가 많다. 계획 오류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오스트레일리아의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건축 계획이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는 1957년에 건축 계획을 세우면서 총비용 700만 달러, 1963년 완공을 예상했다. 하지만 건설은 계속 늦어져서 처음 계획보다 10년 뒤인 1973년에야 완공되었고 총공사비는 1억 200만 달러가 들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완공에 맞춰서 결혼하기로 했던 부부는 정작 오페라하우스가 완공되었을 때는 이혼한 후였다고 한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의 실제 공사 기간은 계획보다 10년이나 더 걸렸고 총비용은 9천5백만 달러나 더 들었다. 이처럼 계획보다 일정이 지연되고 비용이 증가하는 원인은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기가 세운 계획에 지나치게 낙관적인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진희정 지음, 《운명을 바꾸는 작은 습관》, (토네이도, 2010), 252쪽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36~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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