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을 하려고 숲 속을 찾지 않아도 된다. 명상의 본질은 호흡이다.
회사에서 갑-을 관계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유난히 한숨을 많이 쉬었다.
내가 을이었다. ㅠㅠ
내가 '을'이어서 한숨을 쉰 게 아니라 갑 측의 담당자가 결정권이 하나도 없는, 단순 대리인이었기 때문이다.
결정할 수 있는 을과 결정하지 못하는, 결정권이 없는 갑이 만났을 때 얼마나 답답해지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결과물을 보여주면, 결정권이 없는 갑은 '아주 좋다'라고 하면서 만족했다.
그리고 하루 이틀 뒤에 회신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만들어야 할 정도로 수정과 요구사항이 많았다.
갑의 대리인은 의견과 요구사항을 정리하지 않고 그대로 전달했다. (아마도 윗분들과 회의한 결과, 이것저것 의견이 나왔을 터.)
기획안 검토, 기획서 확인, 실무자 미팅, '기획한 대로 실행합니다' 못을 박는 실행 확인 절차를 모두 거쳤음에도 을의 행태는 바뀌지 않았다. 입찰로 따낸 이 일을 하는 1년 동안 정말, 평생 내쉴 한숨을 다 쉰 것 같았다.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면 내 안에 고민이 깊은 숨을 통해서 밖으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마음이 진정됐다.
규칙적인 명상이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데 효과가 뛰어나다는 사실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입증되고 있다. 명상이 마음을 진정시키고 들인 노력에 비해서 큰 편안함을 얻는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명상을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유는 명상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다.
명상을 하려면 깊은 숲, 가부좌가 먼저 생각난다.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을 받으며 눈을 감고 앉아있어야 제대로 명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일에도 지나치게 당황하고 흥분하던 사람도 명상을 하면 평온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게 된다. 명상은 우리 뇌를 최상의 상태로 바꿔놓는다. 명상을 하기 위해서 개량 한복을 입고 수행에 들어갈 필요는 없다. 뇌의 화학 작용을 바꿔서 스트레스를 더 잘 관리하는 장소만 확보하면 된다.
코리 코건, 애덤 메릴, 린나 린 지음, 노혜숙 옮김, 《파이브 초이스》, (세종서적, 2016), 239쪽
명상에서 중요한 것은 호흡이다. 숲과 가부좌,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볕은 명상의 본질이 아니다. 매체에서 그렇게 표현하기 때문에 우리 머릿속에 명상의 이미지가 그렇게 자리 잡은 것이다.
명상의 본질은 깊은 숨이다. 깊은 숨을 쉬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진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면서 숫자를 열까지 세는 방법은 몸의 생리적인 기능과 뇌의 화학작용에 관여한다. 깊은 숨쉬기를 하면 더 많은 산소를 뇌에 공급할 수 있다. 명상을 꾸준히 실천하면 마음이 차분해질 뿐만 아니라 뇌에 산소가 공급되어 뇌기능도 향상된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내쉬기만 해도 머리가 맑아지고 학습효과, 판단력, 사고력 등이 향상된다. 책상에서 집중할 수 없거나 회의실에서 이렇다 할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잠깐 밖에 나가서 깊게 숨을 쉬면 정신이 맑아진다. 나무가 있는 공원이면 더 좋다. 깊은 숨을 쉬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고 머리가 맑아져서 좋은 생각이나 해결책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버드대학 의과대학 허버트 벤슨 교수는 명상을 통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신의 건강을 회복하는 방법을 《이완반응(The Relaxation Response)》과 《심신 효과(The Mind/Body Effect)》에 소개했다. 허버트 벤슨 교수는 1967년 초월명상(Transcendental meditation) 수행자 36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명상 전후에 혈압, 심장박동수, 체온 등 생리현상이 뚜렷하게 변하는 것을 밝혀냈다.
뉴 메디테이션·휴먼스토리 지음, 《스티브 잡스의 세상을 바꾼 기적의 명상법》, (산호와진주, 2011), 37쪽
명상은 어디서나 할 수 있다. 명상은 장소가 아니라 호흡이 중요하다. 산소 공급을 원활한 숲 속이 더 좋을 뿐이다. 깊은 숨을 내쉬고 들이마시며 호흡에 집중하면 된다.
한의학에서는 호흡을 단순히 공기의 유입으로 보지 않는다. 호흡을 할 때 기운이 함께 들어온고 생각한다. 공기(空氣)에서 ‘공(空) ’은 폐에서 거두어들이고, 에너지인 ‘기(氣)’는 단전에 쌓인다고 본다. 어린아이처럼 깊고 편안한 호흡을 할 때 몸에 필요한 기운이 아랫배 깊은 곳에 쌓인다고 여긴다. 어린아이의 숨은 깊고 부드럽고 풍부하다. 근심 걱정이 적기 때문이다. 생각이 많고 복잡하면 호흡이 점점 위로 뜬다. 아랫배로 숨을 쉬던 호흡이 가슴으로 올라오고 나중에는 목으로 올라온다. 그러면 호흡이 가빠진다. 명상은 호흡을 아래로 내려준다. 호흡과 함께 마음도 내려가고 근심, 걱정, 스트레스도 줄어든다.
오원식 지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복 휴》, (인물과사상사, 2014), 147쪽
시험을 앞두고 긴장될 때, 생각과 걱정이 많을 때 깊은 숨을 여러 번 쉬면 진정되는 효과가 있다. 호흡은 마음을 다스리는 도구이고 호흡을 다스리는 수행이 명상이다. 천천히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뱉는 깊은 호흡은 몸과 마음을 이완 상태로 만든다. 깊은 숨을 쉬면 하면 근육의 긴장도 풀리고 마음도 편해진다. 스트레스가 쌓인다고 느낄 때면 언제 어디서나 깊게 호흡하자. 눈을 감고 깊은 숨을 쉬는 게 명상이다. 깊게 호흡한 후에는 기분이 전환되고 자신감도 생긴다.
참고문헌
코리 코건, 애덤 메릴, 린나 린 지음, 노혜숙 옮김, 《파이브 초이스》, (세종서적, 2016), 239쪽
뉴 메디테이션·휴먼스토리 지음, 《스티브 잡스의 세상을 바꾼 기적의 명상법》, (산호와진주, 2011), 37쪽
오원식 지음,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복 휴》, (인물과사상사, 2014), 147쪽
정경수 지음, 《휴식, 노는 게 아니라 쉬는 것이다》, (큰그림, 2017), 106~10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