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한 정보만 머리에 저장된다. 그래야 필요할 때 정보를 사용할 수 있다
책, 잡지, 강연을 통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인쇄된 책과 잡지, 인터넷에 게재된 기사도 봅니다.
잡지는 신문 기사와 달리 심층 취재한 내용이 많습니다.
신문도 섹션으로 구성해서 깊이 있는 취재 기사를 다루지만 전문지와 비교하면 기사의 방향이나 깊이가 다릅니다.
전문지 기자들은 기사를 구성할 때 해당 분야와 관련된 정보를 사실, 전문가 또는 일반인 의견, 향후 전망으로 구분해서 전해주어 지식을 쌓는데 유용합니다.
시사 콘텐츠와 다큐멘터리, 광고를 보는 동안에도 기획하고 있는 분야의 정보를 얻습니다.
강연에도 참석합니다. 강연을 통해서 짧은 시간에 집중해서 정보를 얻습니다.
정보를 받아들이는 인간의 감각은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 이렇게 다섯 가지다. 다섯 가지 감각을 통해서 수신되는 정보는 글과 이미지, 영상, 소리, 냄새, 맛, 촉감이다. 외부에서 정보를 받아들일 때 다섯 가지 감각을 동시에 사용한다.
사람마다 정보를 받아들일 때 선호하는 감각이 있다. 책이나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는 사람은 시각 정보를 선호한다. 동영상으로 정보를 얻는다면 시각과 청각을 함께 사용한다. 정보를 수신하면서 중요한 내용을 메모한다. 손으로 메모하는 동안 촉각을 사용한다. 요리사처럼 후각과 미각을 주로 사용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다섯 가지 감각 중에서 시각, 청각, 촉각으로 정보를 받아들인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홍차에 적신 마들렌 조각에서 버터와 레몬 향을 맡고 과거의 기억을 소환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을 먹은 느낌을 ‘ 전율’, ‘ 희열 ’, ‘기쁨’이라고 표현하면서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이 소설 때문에 후각으로 입수한 정보를 통해서 기억을 떠올리는 현상을 ‘프루스트 현상(Proust phenomenon)’이라고 한다.
프루스트 현상은 후각으로 정보를 입수하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정보를 받아들일 때 시각과 청각을 이용한다. 책, 신문, 논문 등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는 기획자가 있고 영화, 드라마 등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기획자도 있다. 강연장에서도 아이디어를 얻는다. 기획자마다 정보를 수신할 때 선호하는 감각은 다르다.
기획자가 지식을 쌓고 정보를 모으는 이유는 필요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다. 지식과 정보를 머릿속에 축적해야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시각, 청각, 촉각을 동원해서 책을 읽고 강연에서 보고 들은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을 거쳐야 내 것이 되고 필요한 순간에 사용할 수 있다.
강의를 듣고 책을 읽었다고 모두 내 것이 되지는 않는다. 해석 과정을 거쳐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정보는 머릿속에 저장되지 않는다. 어렴풋이 기억한다고 해도 필요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정보로 남지 않는다. 지금 이해하지 못한 정보도 자기만의 방식으로 해석해서 기억해두면 시간이 지난 후에 의미를 이해할 수도 있다. 정보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쓸모없는 정보라고 단정하지 말아야 한다.
정보를 해석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소리 내어 읽는 것이다. 소리 내어 읽으면 정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방법을 습득할 수 있다.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문장을 반복해서 소리 내어 읽으면 이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베껴 쓰는 것도 정보를 이해하는 방법이다. 의미를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소리 내서 읽고 베껴 쓰는 건 어색하다. 하지만 소리 내어 읽고 베껴 쓰는 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내용을 대강 알게 된다. 그러면 자기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확실해진다.
이미 알고 있는 정보와 알아둘 필요가 없는 정보를 구분하면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쉽다. 이때부터 소리 내어 읽는 것이 편해진다. 공부법, 독서법에서 소리 내어 읽으라고 하는 이유는 정보를 해석하는 능력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는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회의를 한다. 회의실에서 자기가 가진 아이디어를 발산하는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아이디어가 많은 사람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책을 많이 읽고 새로운 일에 호기심이 많고 관찰력이 뛰어나다. 새로운 경험을 하고 독서, 강연, 영화, 음악 등을 접하면서 축적된 정보가 기획의 밑거름이 된다.
기획자에게 정보는 음식과 같다. 소화 능력에 맞게 음식의 양을 조절해서 먹는 것처럼 올바른 정보를 선별해서 수신하고 필요한 정보 위주로 머릿속에 저장하는 자기만의 방법을 찾아서 실천해야 한다.
출처
정경수 지음, 《아이디어 기획서 최소원칙》, (큰그림, 2019), 19~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