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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r 04. 2020

이럴 때일수록 더 계획이 필요합니다

3월 같지 않은 3월이지만 지금은 계획을 세울 때입니다

春三月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인데, 1월 못지않게 시작하는 느낌이 충만한 3월이지만, 코로나 19 때문에 모든 게 틀어졌습니다. 학교 개학과 입학은 연기했고 앞으로 일정도 어떻게 계획을 세울지 막막합니다.

내일모레 이틀이 고비, 이번 주말이 고비라고 하는데 확진자, 사망자는 계속 늘어납니다.

이 사태가 언제 끝날지 누구도 확답을 주지 않아서 더 지칩니다.

언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갈지 알 수 없는 날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 또한 다 지나가리라"라는 말을 되뇌어봅니다.

그 끝이 언제인지는 모르기만 지금의 고통과 절망은 분명히 끝이 납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계획은 '새싹'과 같습니다.

고통이 지나간 후에 움트기 위해서, 이럴 때일수록 더 계획이 필요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으로 일정을 관리해서 다이어리를 쓰는 사람이 줄었지만, 연말연시에 프랭클린 플래너를 선물로 주고받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 2,000만 명이 넘는다.

플래너 시장에서 프랭클린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대로 쓰든 안 쓰든 상관없이 프랭클린 플래너 사용자에게 부적과 같은 믿음을 주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플래너(day planner)를 개발한 시간관리의 대가 하이럼 스미스는 목표와 성공, 계획 수립 등의 분야에서 원칙처럼 통용되는 이론들을 많이 만들었다.

하이럼 스미스가 만든 프랭클린 플래너는 일정과 금전출납만 기록하는 게 아니라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삶의 가치관과 비전을 세우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 기능적으로는 월별, 주간별, 일별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게 양식을 제공해서 '팬덤'을 만들었다.

심지어 이 플래너를 제대로 사용하는 방법을 설명하려면 책을 여러 권 탐독해야 한다. 이 정도면 플래너를 쓰는 사람이 계획을 세우는 데 얼마나 공들이는지 알 수 있다.


스티븐 코비와 하이럼 스미스는 18세기 미국의 독립을 이끈 벤자민 프랭클린의 이름을 따서 플래너를 만들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은 과학자이며 메모광이었다. 일상적인 메모만 잘한 게 아니라 평생 추구해야 할 인생의 지침을 정리해서 매주 그 지침대로 생활했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실행한 일들을 꾸준히 기록했다. 스티븐 코비는 여기서 힌트를 얻어서 인생을 계획하는 시간관리·목표관리형 플래너를 개발했다. 프랭클린 플래너는 일정 관리뿐만 아니라 인생을 계획하고 실천하도록 도와준다. 이것이 보통의 다이어리와 차이점이다.

정윤수 지음, 《20세기 인물 100과 사전》, (숨비소리, 2008), 366쪽


스티븐 코비와 하이럼 스미스는 성공한 사업가, 시간관리의 대명사로 여전히 존경받고 있다. 하지만 프랭클린 플래너에서 강조하는 ‘소중한 것 먼저 하기’와 시간관리·계획을 생활화하다가 좌절에 빠지는 사람도 적지 않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쓰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며칠 못 가서 플래너를 책상에 모셔두는 이유는 매일 계획을 세우고 일과를 기록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이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제대로 쓰는 방법을 설명한 책에도 플래너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고 권한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려면 계획을 정리하는 데만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린다.

플래너의 빈 공간을 보면 기록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생겨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려다 오히려 플래너를 쓰는 데 시간을 빼앗기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끼어들기 때문에 빼곡하게 채워진 일정보다 일정 중간에 자유시간을 넣어서 융통성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중요한 일 ABC 등급으로 나누고 우선순위를 매기고 할 일 목록을 만들어서 처리하는 방식이 여전히 효율적이지만,

이런 전통적인 방법으로 효과를 보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에는 업무 시간에 불쑥 끼어드는 일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 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발달한 요즘은 수시로 전화가 걸려오고 스마트폰 메시지 알람이 쉬지 않고 울린다. 코로나 19 사태처럼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계속 끼어들기 때문에 할 일 목록에 적은 대로 우선순위가 높은 일에 몰두하기도 어렵다.


머리를 써서 일하는 지식근로자가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과거와는 조금 다른 방법으로 시간을 관리해야 한다. 빼곡하게 채워진 일정보다 일정 중간에 자유시간을 넣어서 융통성 있는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어떤 일이든 완료할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정확하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질병이나 사고처럼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나 갑작스러운 돌발 상황이 늘 생긴다.

일정을 계획할 때는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포함시켜야 한다.

링크드인의 최고경영자 제프 와이너는 다음과 같은 말로 자유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간관리의 핵심은 정해진 일정에 따라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는 것이다.”


자유시간에는 아무 일도 안 하고 생각만 하거나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친구와 메신저를 주고받을 수도 있다. 보고서, 제안서 작성 등 업무적으로 꼭 해야 하는 일, 바빠서 미뤄두었던 취미생활을 해도 된다.

전통적인 시간관리에서는 쉬는 시간도 일정표에 넣었다. 지금 통하는 시간관리는 바쁜 일정 중에 넣어 둔 자유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상황을 심사숙고하면서 못한 일을 하거나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계획을 수정하려면 여유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적으로 거리를 두는 시간에 계획을 세워야, 다시 시작할 때 마음만 급해서 실수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출처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103~105쪽

참고문헌

정윤수 지음, 《20세기 인물 100과 사전》, (숨비소리, 2008), 3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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