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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May 08. 2020

계획과 실천 사이

계획을 세우면 바로 실천할 수 있을까? 계획과 실천 사이에 동기가 있다.

2005년부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 기획 업무를 맡았습니다. 

그 전에도 대학생, 직장인을 대상으로 단기간 진행되는 교육을 기획했지만 직장인 교육을 전담한 건 2005년 초부 터입니다.    

당시에 제가 주로 만난 고객은 기업 HR 부서 담당자였습니다. 기업에서 교육 인원, 일정, 교육이 필요한 이유와 내용에 관한 틀을 제시하면 그 틀에 맞춰서 교육 과정을 만들었습니다.

제가 담당한 교육은 주로 문서작성에 관한 내용이 많았고 그다음으로 계획 수립, 효율성 증대, 아이디어 상품화, 디자인 싱킹 등이 주제였습니다.

지금도 원고를 쓰거나 콘텐츠를 만들 때, 해외연구자료를 찾아보고 참고하는데 당시에는 기획하는 주제와 유사한 정보가 있는 자료, 매뉴얼, PPT 등을 계속 읽었습니다. 벌써 15년이 지났는데 당시에 출력해서 철해놓은 자료가 아직도 책장에 상당히 많습니다. 

해외 자료를 보면 마지막에 자료를 만든 인물과 기관을 소개하는 글이 나오는데 거의 모든 자료에 Motivational과 Expert가 있었습니다. 우리말로 '동기부여 전문가'라는 뜻인데,

이쪽에는 경영, 금융, 행정, 문서 등 어떤 업무를 하든지 모두 동기부여 전문가가 관련되어 있었습니다. 그때 이런 의문이 들었습니다. 

"경영 전문가, 금융 전문가, 행정 전문가가 아니라 왜 동기부여 전문가라고 할까?"

물론 우리나라에도 동기부여 전문가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기부여'라는 말과 '전문가'를 붙여서 그 사람을 소개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교육에서 초빙한 연사를 소개할 때 어느 대학, 대학원을 나왔고 전공은 뭐고 어느 기관에서 어떤 일을 했고 이런 분야의 연구 논문을 썼다 등을 말하면서 소속과 직함을 이야기합니다. '동기부여 전문가'라는 명칭은 좀처럼 쓰지 않습니다.

오랜 기간 교육을 하면서 느낀 점은 어떤 일을 하든지, 동기부여가 밑바닥에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일을 내가 왜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 이유, 논리 등이 있어야 비로소 그 일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명확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만 있으면 어떤 일이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여기에 동기가 더해져야 계획을 실행할 수 있다. 이것을 ‘성취동기 이론’이라고 한다. 

성취동기는 목적한 바를 이루겠다는 행동, 의욕이다.

마감효과도 두려움을 자극하는 동기부여 방법이다. 두려움과 욕망은 인간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요인이다. 계획대로 완료했을 때 얻는 이익이나 보상으로 욕망을 자극해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반대로 계획대로 완료하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에 두려움을 느껴도 동기부여가 된다.


대니얼 핑크는 《드라이브(Drive)》에서 몇 가지 실험과 연구결과를 제시하면서 동기부여를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인은 자율성, 전문성, 목적성이라고 했다. 자율성은 어떤 일을 누구와 같이 어떻게 할지 스스로 선택하는 자유다. 전문성은 좌절할 정도로 어렵지 않은, 충분히 도전할만한 과제를 해결하는 능력이다. 목적성은 스스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할 때 느끼는 성취감이다.

티나 실리그 지음, 김효원 옮김, 《시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마일스톤, 2016), 99~100쪽


대니얼 핑크는 마크 트웨인의 《톰소여의 모험》에서 250미터에 달하는 폴리 이모 집 울타리를 칠 할 때 친구들을 끌어들인 이야기를 통해서 동기부여에서 자율성, 전문성, 목적성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한다.

톰소여는 친구들에게 울타리에 칠을 하는 일이 전혀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울타리 칠하기는 환상적인 특권이라고 말한다. 그 결과 친구들의 내재 동기를 자극해서 여러 아이들이 함께 울타리를 칠한다. 놀이를 일로 바꾸거나 일을 놀이로 바꾸는 현상을 행동과학자들은 ‘톰소여 효과’라고 한다. 흥미진진한 놀이도 보상과 처벌이 따르는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지고 효율도 낮아진다. 반면에 일이 놀이가 되는 순간 몰입해서 즐길 수 있다.


놀이를 일로 바꾸거나 일을 놀이로 바꾸는 현상을 행동과학자들은 ‘톰소여 효과’라고 한다. 흥미진진한 놀이도 보상과 처벌이 따르는 일이 되면 흥미가 떨어지고 효율도 낮아진다.


어린 학생들에게는 톰소여 효과가 나타나지만 직장인은 내재 동기를 자극해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나한테 돌아오는 건 뭐야?”, “목표를 이루면 어떤 보상이 있을까?” 

직장인은 목표를 달성했을 때 확실한 보상이 있어야 무거운 몸을 움직인다. 

‘시켜서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는 통하지 않는다. 

의사를 믿지 않는 환자에게 효과가 탁월한 약을 처방해도 아무런 효과가 없는 노시보 효과(Nocebo Effect)처럼 보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한다.


동기부여가 강해도 ‘이렇게 하면 과연 될까? ’라는 의구심이 남는다.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는 시각화와 원하는 것을 종이에 적는 행동은 자발적 동기부여다. 그래서 실천하기 어렵다. 하지만 시각화와 종이에 적는 행동을 실천하면  무의식으로 동기부여 메시지가 전달된다. 

원하는 것을 이루겠다는 신념과 확신, 이루었다고 상상하는 시각화는 계획한 일을 실행하는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종이에 적는 같은 효과가 있다. 


소원이나 목표, 계획을 반드시 종이에 적어야 하는 이유는 머릿속의 생각을 눈앞에 보여주는 효과가 탁월하기 때문이다. 계획을 종이에 적으면 신호등에 파란 불이 켜진 것처럼 앞으로 나아갈 힘이 생긴다. 종이에 계획을 적는 행동만으로도 동기가 부여된다. 자기 능력과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고 여기에 성공한 모습까지 상상하면 종이에 적은 대로 실천하는데 필요한 에너지가 생긴다.

구건서 지음, 《석세스 내비게이터십》, (시그마북스, 2010), 178쪽


동기부여는 눈에 보이지 않아서 그 가치를 설명하기가 어렵다. 


마중물을 붓지 않으면 펌프질을 해도 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마중물을 붓고 제대로 펌프질을 하지 않아도 물은 올라오지 않는다. 동기부여도 마찬가지다. 계획대로 실행하려면 의욕이 있어야 한다. 의욕을 일으키는 것이 바로 동기부여다. 

일을 미루는 사람에게는 스스로 동기부여를 못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계획을 잘 세우고도 막상 실천하려고 하면 차일피일 미루는 습관이 있다면 성공한 모습을 상상하고, 목표와 계획, 할 일 등을 종이에 적으면서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야 한다. 

계획만 세운다고 실천할 수 있는 건 아니고, 무작정 실천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계획과 실천 사이에는 동기부여가 있다. 동기부여를 해서 하고 싶은 마음, 즉 의욕이 겉으로 드러나게 만들어야 톰소여 효과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용할 수 있다.

계획, 동기부여, 실천은 '삼합'이라는 게 결론이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에게 이 글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길 바랍니다. 



출처

정경수 지음, 《계획 세우기 최소원칙》, (큰그림, 2018), 106~108쪽, 154~157쪽

참고문헌

티나 실리그 지음, 김효원 옮김, 《시작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마일스톤, 2016), 99~100쪽

구건서 지음, 《석세스 내비게이터십》, (시그마북스, 2010), 1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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