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
“그때 알았더라면 지금 이렇게 나빠지진 않았을 텐데”
삶에서 후회가 없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크고 작은 후회를 하며 산다.
모두가 언제나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옳은 선택을 한다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고 옳은 선택을 해도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시간을 되돌려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면 상황이 바뀔까?
그때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지금은 달라졌을까?
인간은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지나온 과거는 수십 년 정도는 되돌릴 수 있다.
시간을 되돌려서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서 똑같은 상황이다.
시간이 지나서 후회했던 그 일을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서는 다른 선택이나 결정을 할까?
과연 그럴 수 있을까?
10년 전, 2014년 10월
20년 전, 2004년 10월
30년 전, 1994년 10월
10, 20, 30년 전에 10월에 있었던 일을 기억하는가?
과거에 괴로운 일을 겪은 어느 날을 기억해 보면,
고통과 어려움이 끔찍했는지 생생하게 기억한다.
하지만 그날 괴로웠던 그 일로 얻은 지식, 교훈, 깨달음은 기억하지 못한다.
왜 그럴까?
괴로운 시간이 지나면 분명히 무언가를 깨닫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고통스러웠던 기억만 기억에 남는다.
인간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이성보다 감정에 의존한다.
감정을 배제한 결정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과거의 어느 날 나를 곤란하게 만든 사건에서 교훈을 얻었어도 그것은 이성이 지배하는 기억이다.
이성적인 기억은 곧 잊어버린다.
시간이 지난 후에 이성적인 기억은 사라지고 감정만 남는다.
뇌와 마음에 저장된 감정의 기억은 더 오래 남는다.
그때 그 선택이 천추의 한으로 남는다고 해서 잘못된 선택지에 끌리는 경향성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이 과거에 했던 실수를 똑같이 반복한다.
똑같은 상황과 선택의 기회에서 과거에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던 선택을 다시 한다.
감정에 휘둘려서 어리석은 선택을 한다.
실수, 실패를 반복한다.
수험생이 시험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이전에 틀린 문제를 또 틀린다.
다시 풀어도 이전에 틀렸던 유형의 문제를 또다시 틀리는 경우가 많다.
오답 노트를 만들면 틀린 문제를 다시 틀리는 횟수가 줄어든다.
하지만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경우는 반복된다.
이전에 틀린 문제를 또 틀리는 이유는 틀린 이유를 찾아내고 확실하게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틀린 문제를 또 틀리면 오답노트에 쓰고 틀린 이유를 거듭 생각해서 지식을 앎으로, 앎을 깨달음으로 만들어야 한다.
똑같은 상황에서 똑같은 실수와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실패한 이유를 찾아내고 그 이유를 확실하게 깨달아야 한다.
발달심리학자 클레어 그레이브스는 ‘스파이럴 다이내믹스 모델’로 인간이 성장하는 과정을 설명했다.
인간의 성장은 3차원 입체 나선형 계단 모양을 그린다.
X축을 시간, Y축을 능력으로 정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능력이 향상되는 우상향의 평면 곡선으로는 인간의 성장을 설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인간은 비슷한 상황을 시간차를 두고 반복한다.
성장하는 과정에 비슷한 상황을 여러 번 겪는다.
이전과 똑같은 상황을 다시 마주할 수도 있다.
이전에 겪었던 상황과 같거나 유사한 상황을 단계마다 반복하면서 상승한다.
성장 과정은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모습과 같다.
성장 과정을 나선형 계단으로 표현하는 이유를 예를 들면 이렇다.
맨 아래층 2시 방향에서 마주한 상활을 바로 위층 2시 방향에서 비슷한 상황을 다시 마주한다. 과거에 마주한 상황과 똑같지 않아도 비슷한 상황에 직면한다.
나선형 계단에서 2시 방향에서 마주하는 사건은 늘 유사하다.
나선형 계단을 오를 때 2시 방향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은 비슷하다. 위로 올라갈수록 시야가 바뀔 뿐이다.
삶도 마찬가지다.
2시 방향에서 만나는 사건은 다음 단계에서 또 발생한다.
다음 단계, 그다음 단계에서 매번 조금씩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있고, 같거나 비슷한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 있다.
모든 사람은 비슷한 사건을 늘 다시 마주한다.
내가 한 선택에 따라서 결과는 달라진다.
이전에는 틀렸지만 다음에 같은 상황에서는 반드시 옳은 선택을 해야 한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이유는 고정관념, 편견, 집착, 이런 것들 때문이다.
특히 고정관념과 편견에 사로잡히면 좋은 운은 나에게 찾아오지 않는다.
고정관념과 편견은 올바른 생각과 선택을 감옥에 가둔다.
그렇게 잘못된 결정을 한다.
결국 내 앞에 가까이 다가온 좋은 운은 방향을 바꾼다.
많은 사람이 이렇게 말한다.
“변해야 한다.”
“열린 생각이 필요하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둬라.”
하지만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서는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
아니, 생각을 바꾸지 못한다.
이전에 해왔던 생각 외에 다른 생각이 들어오지 못하게 생각의 문을 닫는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고정관념과 편견의 갑옷을 입은 오류투성이 가능성에 집착한다.
생각과 행동에서 변화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는 게 변화다.
말 그대로 마음의 문을 열고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운이 좋은 사람, 주변에 귀인이 많은 사람도 자기만이 고정관념과 편견이 있다.
그들도 인간이기에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이 좋은 사람, 주변에 늘 귀인이 있는 사람은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면서 삶에서 교훈을 얻는다.
교훈을 얻어서 실패의 반복을 끊어낸다.
이런 특징이 운 나쁜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는다.
과거를 돌아본다는 것은 추억이나 회상이 아니다.
과거를 돌아보며 자기 내면과 만남이고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