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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Jul 24. 2017

미래의 유망 산업, 유망 학과, 유망 직업은 무엇인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미국의 경영학자 더글러스 맥그리거는 《기업의 인간적 측면》에서 관리와 조직의 관계에서 인간관 또는 인간 유형에 대한 X·Y이론을 내놓는다. X이론은 인간은 노동을 싫어해서 경제적인 동기나 명령, 지시가 있어야 일을 한다는 인간관이다. Y이론은 인간은 노동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노동을 통해서 자기실현을 이루고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는 인간관이다.


Z이론은 미국의 윌리엄 오우치 교수가 Y이론을 발전시킨 이론으로 사회 구성원들은 합의적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모든 직원들은 자신과 회사를 개선시키는데 필요한 지속적인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인간관이다. 조직 전체를 강조하고 집단적 의사결정과 집단적 책임을 중요하게 다룬다는 것이 X·Y이론과 차이점이다.


W이론은 서울대학교 이면우 교수가 쓴 책 《W이론을 만들자》에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춰서 독자적으로 경영철학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제시한 새로운 유형의 이론이다.


X·Y이론이 권위주의적 관리와 민주적 관리에 입각한 미국식 인간관이었다면 Z이론은 일본의 조직문화를 접목하여 구성원의 상호협력과 내적 통제방식을 적용한 관리 전략이다. W이론은 외국의 경영철학을 무분별하게 수입하지 말고 한국형 기술과 산업, 문화에 맞춰서 독창적인 경영철학을 세우자는 뜻으로 제시한 이론적인 틀이다.


이제 유망 산업, 유망 학과, 유망 직종이 무엇인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시점에 이르렀다. 어떤 것이 유망한가? 
첫째, 현재 유망하다고 인정되는 직업은 얼마 지나지 않아, 10년 이내에 사양길을 걸을 것이다. 
둘째, 현재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산업은 유망하지 않다. 그 분야에 투신한지 20~30년이 지나서 비로소 유망 산업으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변할 것은 현재 유망한 산업이다. 변하지 않는 것은 현재 생소한 분야 중에서 미래 유망 산업이 나온다는 것이다. 
셋째, 그렇다면 도대체 어느 곳이 유망하다는 말인가? 유망한 분야는 본인이 하고 싶은 분야이다. 10년 단위로 빠르게 변하는 분야보다 평생 마음이 끌릴 분야가 유망한 것 아닌가?

출처 : 이면우 지음, 《생존의 W이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4), 80~81쪽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교육, 사회 분야에서 시급하게 바뀌어야 하는 것이 대학과 직업에 대한 가치관이다. 미시간대학에서 인간공학을 전공하고 1970년에 서울대학교에서 산업공학과를 창설한 이면우 교수가 학부모들에게 받는 질문이 있다. 유망 산업, 유망 학과, 유망 직업이 무엇이냐에 대한 질문이다. 


현재 시각으로 바라본 유망 직업·학과는 의미가 없다.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말하는 직업은 미래에 유망한 게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미래에 유망할 것 같은 직업이다.

학부모들은 미래에 어떤 직업이 유망할 것이라고 짚어주기를 원하지만 단언할 수는 없다.

유망 산업과 유망 직종은 시대에 따라 바뀌었다. 1960년대에는 방직산업이 호황을 누렸고 1970년대에는 봉제, 신발, 가방 산업이 호황이었다. 1980년대에는 전자산업과 건축산업, 1990년대에는 반도체와 자동차 관련 산업이 유망 산업으로 떠올랐다. 2000년 이후에는 인터넷, 이동통신, 스마트폰 등의 산업이 유망 산업이 되었다.
유망 산업에 따라서 유망 학과도 바뀐다. 방직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60년대에는 섬유와 의상디자인 학과가 유망 학과였다. 봉제, 신발, 가방 산업이 호황을 누리던 1970년대에는 화학, 재료공학 등의 학과의 인기가 높았고 1980년대에는 아파트 건설 붐이 일면서 건축, 토목 관련 학과가 유망 학과였다. 1990년대 이후에는 전자공학, 컴퓨터공학 등 IT 관련 직종으로 취업할 수 있는 학과에 지원하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유망 산업과 유망 직종, 유망 학과는 그 시대에 호황을 누리는 산업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유망하다고 했던 산업과 학과는 수년 사이에 계속 바뀌었다. 결국, 지금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사회에 진출하는 10여 년 후에는 현재의 유망한 산업과 유망 직종이 쇠퇴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 매체에서는 통계와 보고서를 인용해서 미래에 유망한 직업과 학과, 새롭게 생겨나는 직업 등을 보도하지만 현재 시각으로 바라본 유망 직업·학과는 의미가 없다.

미래의 직업은 과거와 현재 직업보다 더 빠른 속도로 생겨나고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과거에 유망 직업으로 화제가 되었던 것이 현재 유망해졌는지 찾아보면 쉽게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에 미래의 유망 직업으로 ‘정보검색사’가 선정되었다. 하지만 십여 년이 지난 현재 우리 주변에서 정보검색사로 일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정보검색은 누구나 하는 일이 됐다. 물론 검색하는 실력의 차이는 있지만 정보검색사로 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유망 산업, 유망 직종, 유망 학과에서 ‘유망’이라는 기준도 모호하다. 요즘은 취업이 잘 되는 직종을 유망하다고도 하는데 실제로 직업을 선택할 때는 직업만족도, 소득, 미래 전망 등 고민해야 하는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말하는 직업은 미래에 유망한 게 아니라 현재 상황에서 봤을 때 미래에 유망할 것 같은 직업이다. 막연히 20~30년 뒤에 이런 직업이 유망할 것이라고 추정하는 것이다. 

미래에 직업을 선택할 때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 관심 있는 일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 일이 자기에게 맞다면 그것이 바로 유망 직업, 유망 직종이다.



참고문헌
이면우 지음, 《생존의 W이론》, (랜덤하우스코리아, 2004), 80~81쪽
정경수 지음,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45~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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