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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식전달자 정경수 Aug 17. 2017

경제가 성장해도 삶의 만족도는 높아지지 않는다

모두 행복할 때 삶의 만족도는 높아진다

갤럽 세계 여론조사의 ‘캔트릴 사다리(Cantril Ladder)’는 전반적인 행복 수준을 1에서 10단계로 나누어 측정한다. 사회심리학자이며 여론조사 전문가 앨버트 캔트릴의 이름을 단 캔트릴 사다리는 제일 아래쪽이 1, 제일 꼭대기가 10이다. 10은 최고의 삶이고 1은 최악의 삶을 나타낸다. 


캔트릴 사다리 조사에 따르면 세계 인구의 절반 정도는 4~10 사이의 점수를 얻어서 중간쯤의 행복한 삶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인구의 3퍼센트 이하는 1단계로 자신을 불행하다고 평가했다. 10단계로 매우 행복하다고 평가한 사람의 수도 3퍼센트 정도다. 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는 8단계 이상으로 평가한 사람들이 많았고 사하라 사막의 남쪽에 사는 아프리카 국가의 국민들은 30퍼센트 정도가 3단계 이하로 평가했다. 


행복 수준이 가장 높은 나라는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 네덜란드, 캐나다 순이었다. 캔트릴 사다리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국가들은 모두 경제적으로 발전했다. 


건강과 마찬가지로 행복 역시 경제적인 발전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면 행복도 증가한다. 세계는 더 행복해지고 있지만 특정한 몇몇 나라는 그 행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나라들도 있다. 미국은 지난 반세기 동안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지만 그 기간에 보고된 삶의 만족도는 거의 또는 전혀 증가하지 않았다. 융통성 없는 경제학자들은 행복이 오직 경제적인 부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사람들이 완벽하게 이성적인 존재라면 돈으로 행복을 살 것이다.

피터 노왁 지음, 김유미 옮김, 《휴먼 3.0》 (새로운현재, 2015), 255~256쪽


이 사실만 보면 행복을 느끼는 수준과 경제적인 발전은 상관관계가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여윳돈이 생기면 가난한 사람들의 만족감은 원래 부자인 사람들보다 만족감이 훨씬 더 크게 증가한다.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에 관한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뉴스는 경제적인 발전과 행복이 정확하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년에 3,0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연봉이 1,000만 원 오르면 행복감이 엄청나게 높아진다. 하지만 1년에 300억 원을 버는 사람은 수입이 30억 원 늘어도 전반적인 행복감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 1974년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소득과 행복감의 관계를 연구하다가 소득은 행복감과 연관 관계가 있지만 부자가 훨씬 더 부자가 된다고 해서 더 행복해지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런 현상을 ‘이스털린 패러독스(Easterlin Paradox) ’라고 하며 ‘소득의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으로 알려져 있다.


행복은 소득과 연관이 있지만 소득 이외의 다른 요소들도 영향을 미친다. 이런 요소들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것도 있다. 가난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행복에 관한 조사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는 뉴스는 경제적인 발전과 행복이 정확하게 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평균적인 삶의 만족도에서 코스타리카가 1위를 차지했고 사회 과학자들이 세계의 사회문화적, 윤리적, 종교적, 정치적 가치를 조사하는 세계가치관조사(World Values Survey)에서는 푸에르토리코가 1위를 차지했다.


인도와 네팔 사이의 작은 왕국 부탄은 1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이고 GDP는 세계 169위로 매우 낮지만 평균적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점을 기록했다. 부탄은 1972년에 ‘국민총행복정책 ’이라는 제도를 도입했고 토지개혁을 통해서 농민들에게 토지를 공평하게 나눠주었다. 현재 선진국이 된 국가들이 과거에 성장을 목표로 노력했다면 부탄은 국민의 행복을 목표로 노력하기 때문에 삶의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행복은 개인적이고 일시적인 감정이지만 부탄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 깊은 만족’이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공동체 의식 등이 부탄 사람들이 만족을 느끼는 요소다. 부탄에서 정책적으로 추구하는 행복은 개인의 행복이 아니라 공동의 행복(Collective Happiness)이다. 부탄에서는 경쟁에서 이긴다고 행복해하지 않고 더 많은 부를 가졌다고 더 행복해하지도 않는다. 왜냐하면 그런 것을 행복이라고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피터 노왁 지음, 김유미 옮김, 《휴먼 3.0》 (새로운현재, 2015), 255~256쪽
정경수 엮고 씀, 
《생활밀착형 미래지식 100》 (큰그림, 2017), 8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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