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부모

우리는 3년 동안 주말부모였다

by 퇴근한 팀장


첫째를 낳고,

출산휴가 석 달을 보낸 후


고향에 계신 친정 부모님께

아이를 맡기게 되었다.


나는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고,

아이를 키우는 일은

부모님이 맡아주신 것이다.


주말이면

남편과 차를 몰고 내려갔다.


그리고 일요일이 되면

다시 서울로 올라왔다.


서울에서 고향까지는 450킬로미터,

차로 대여섯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그 길을 3년 동안

주말마다 오갔다.


두 돌이 지나고 나서는

아이에게 우리가 올라간다는 걸

눈치채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면

아이도 울고

우리도 마음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같은 방식이었다.


아버지가

아이의 손을 잡고

놀이터로 데리고 나가셨다.


“할아버지랑 놀이터 가자.”


아이는

아장아장 걸음으로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나갔다.


그 사이에

우리는 조용히 차를 몰고

집을 나섰다.


어느 날이었다.


차를 출발시키기 전에

문득 창밖을 보는데,


할아버지 손을 잡고

놀이터로 걸어가는

아이의 뒷모습이 보였다.


작은 걸음으로

뒤뚱뒤뚱 걸어가던 그 모습.


그걸 보는 순간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차가 고속도로에 올라설 때까지

한참을 울었다.


남편은 그럴 때마다

말없이

그 주에 새로 나온 노래를 틀어주었다.


나는

눈물을 닦으며

애써 노래를 들었다.


지금도

그 무렵의 노래를 들으면

그 뒷모습이 생각이 난다.


놀이터로 가던 작은 뒷모습은

지금 대학생이 되었다.


시간이 이렇게 빨리 흐를 줄은

그때는 몰랐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