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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길복순에서 들리는 소수집단의 목소리

우리는 한 곳에만 서 있는 게 아니다(선량한 차별주의자 중에서)

출처: 경향신문

후배 한희성(구교환)은 소리치며 자문다답한다.

자 질문! 왜 세상 규칙이라는 거는
힘 있는 사람들이 만들까요?
삐 정답! 힘 있는 사람들을 더
힘 있게 만들어 주니까

출처: 뉴스1

여기에 (회사에서 힘 있는)길복순(전도연)이 말한다.

아, 실력 따라 대우 다른 건 사회 생활 기본이야
뒤에서 남 탓하면서 자기 연민에 빠지는 거
그거 능력 없는 사람들 특권인 거죠?
미안해요 다들
내가 능력이 좀 많네


주인공 길복순은 킬러들을 육성하는 회사 엠케이에서만큼은 A급 능력자로 대우받는 존재다.

출처: DBC뉴스

그런데 회사내 주류집단에 속해 특권을 누리는듯 보였던 길복순은 다른 장면에서는 불쾌한 농담을 듣는 자리에 서있다.


길복순 아이 재영이가 반아이를 가위로 찔렀다는 소식을 듣고

엠케이 대표(설경구): (웃으며) 엄마 닮아서 소질있나보네

길복순(전도연): 노려보며 다가온다

엠케이 대표(설경구): (웃으며) 아하 농담


길복순(전도연): 그딴 건 농담이 아니지
한 번만 더 그따위 걸 농담이라고 했다가는
세상에서 제일 무딘 칼이 선배 입에 꽂혀있을 거야, 씨

10대 아이를 키우며 살아가는 미혼모 길복순은 타인이 던진 "농담"에 발끈하며 "그건 농담이 아니다"고 "그건 웃기지 않는다고" 달려든다. 능력자로 킬러의 삶을 누리는 듯 보였던 길복순은 엄마의 옷을 입었을 땐 한없이 약하다. 사회적 맥락에 따라,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우월해지기도, 열등해지기도하는 길복순이 그려졌다.


"우리는 한 곳에만 서 있는 게 아니다"
선량한 차별주의자 중에서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는가?

이 곳에서 나는 안전하다고 느끼는가?

지금 이 순간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는 수많은 사람들은 또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는 영화였다.



글: 포클로이(이혜진 상담심리사, 잇셀프컴퍼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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