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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건드려지는 플레이리스트

반려견과의 이별 후, 애도가 필요한 순간 이 글이 당신에게 닿기를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악동뮤지션


우리 사이에 그 어떤 힘든 일도
이별보단 버틸 수 있는 것들이었죠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
찢어질 것같이 아파할 수 없어 난



눈물이 올라왔다.

아파할 수 없어 난


한 발 한 발 이별에 가까워질수록
너와 맞잡은 손이 사라지는 것 같죠


여기서 눈물이 터진다.

이별하던 그 순간, 평생 다시 잡지 못할 손이 떠올라서.

정말 사라진다고 생각했어서.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텐데

어떻게 내가 어떻게 너를
이후에 우리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다 마를 때까지 기다리는 게 이별일텐데



나의 첫번째 반려견 커벨이와의 애도경험


나의 경우 반려견 커벨이와의 이별의 애도기간은 1년즘 걸렸다.


6개월 정도의 애도기간이 지나도 일상이 어렵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약처방 받는 것도 계획했다. 6개월 후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지금 당장 이별의 고통이 너무나 쓰려서(무서워서) 도망가고 싶었다. 커벨이 없는 미래를 상상하기도 싫었다.


그런데 정말 6개월즘 되니 일상에서 커벨이 생각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눈뜨면 생각나고, 일할 때나 무언가에 집중할 때 빼고는 늘 생각났던 커벨이가). 그러면서 죄책감이 들었다. 그 때 가장 많이 했던 혼잣말은


커벨아 미안해
니 생각을 하루동안이나 안하고 지나갔어
어떻게 널 잊을 수 있지?
어떻게 너 없이도 이렇게 웃을 수 있는거지...
커벨아 정말 미안해


그러다 점점 커벨이가 내 곁에 있는 건 아닐까

관심없던 사후세계도 내 맘대로 상상해보고

커벨이가 마치 내 수호천사처럼 곁에 있다고 생각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내 눈 앞에 없지만

내가 만지고 싶을 때 커벨이의 털을 얼굴을 손과 발을 만질 순 없지만

영혼으로 내 곁에서 나를 지켜주고 있었음 좋겠다, 그 바람이 진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사후세계건 영혼의 세계건 내가 알 순 없지만

내 마음이 조금 더 편한대로 커벨이를 기억하자고 결론이 났고

그렇게 1년여가 지나니까 커벨이를 생각하지 않고 웃는 날에도 미안해하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나에게 와줘서

우리가 인연이 되어 13년이나 함께 살았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이 남았다.

우리가 함께 했던 짧지 않은 시간들


밴쿠버 집앞 잔디밭을 귀펄럭거리며 뛰어놀던 아가때

차 탈 때마다 병원갈까봐 불안해서 헥헥거리며 혀가 바닥까지 내려오던 너

아직도 생각하면 아린 마지막 순간까지


이젠 피하지 않고, 우리의 추억이 되어 내 안에 살아있다.


커벨이는 사라지지 않았다.

몸이 사라졌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걸

아프게 가르쳐준 나의 첫번째 반려견을 맘속에 품으며


나의 두번째 반려견과의 새출발이 더욱 감사하게 느껴진다.

우리 지금 이 순간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눈맞추자

우리집에 와줘서 고마워 포 ♡


https://www.instagram.com/po_talking_jackrusselterr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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