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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7년차, 연애 8년차의 마음

우리 시작해도 괜찮을까요?(정준일, 권진아)

결혼 7년차, 연애 8년차. 불안정애착이 안정애착이 되어가는 지금, 그가 여전히 내 곁에 있다는 게 신기하다. 가끔은 서운하기도 하고 가끔은 설레기도 하다. 여전히 그를 다 알지 못한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다. 혼자가 편할 때도 있고, 꼭 같이 있고 싶을 때도 있다. 우린 계속해서 성숙중이다. 분명한 것 한가지는 혼자서는 미숙함의 끝판왕인 우리 둘이 서로 만나 인간답게 살고 있다고 느끼는 점이다. 우리는 처음 만났을 때의 자기 자신을 기억한다. 나는 그의 어둠을 기억하고, 그는 나의 어둠을 기억한다. 서로의 검정색에 끌려 만난 우리의 지금은 연노랑빛이 되어간다.

우리의 역사를 간단히 짚어보면 몇 가지 굵직굵직한 사건이 있다.

2015년 봄, 혼인신고를 했다.
요즘은 셀프웨딩, 식없이 결혼 등이 많아지고 있지만 그 땐 우리를 이해못하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린 부부로 같이 사는 데 충실했다. 혼인신고는 하고, 식은 올리지 않고.

2017년 봄, 사업자등록을 했다.
회사에서 선후배로 만난 우리는 결혼하면서 두번째 회사로 옮기게 되는데 두번째 회사에서도 동반퇴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직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얼떨결에 시작한 부부기업 벌써 5년차 생존중.

2018년 7월 암진단을 받았다.
결혼한지 3년만에 암이 찾아왔다. 돌아보면 우린 뭣도 모르고 대처하기 바빴다. 입원한 나를 혼자 간호하던 남편은 나 몰래 병원밖에서 울기도 했단다. 그리고는 병실에 올라와서 차분하게 나를 지켰다.

2020년 9월 잭러셀테리어 포를 입양, 우리는 세가족이 되었다.


친밀감을 중요시하는 나는 사랑에 있어서도 설렘이 중요하다. 그래서 가끔씩 멈춰 생각해본다.

내가 이 사람을 보고 설레는가?

(남편은 연애초기에도 그리 설레하지 않았다. 나에게 설레라고 바라는 건 애초에 포기. 성격차이다)


오늘도 자고 있는 남편을 바라보며 내가 이 사람을 보고 잠시 설레하는 이 마음이 좋다.

물론 아래 노래의 가사까진 아니지만 그의 따스한 온기도, 늘 내 편이라 점도 좋다.


 가장 예쁘게 입고 준비한 예쁜 말 들고 너를 만나러 가는 길 두근거리는 마음
 적당한 온도의 좋아한단 말을 전하기가 어려워 항상 미루고 미룬걸 너는 알까
 어떻게 인사할까 평소처럼 웃어볼까 자존심 없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을까
 난 늘 왜 이럴까 네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내 모습 나 오늘에서야
 용기내 준비한 고백을 받아줄래?
 오늘부터 우리 시작할까 어쩌면 처음 같지 않게 힘겨운 날들이 우리 앞에 밀려와도
 이렇게 너와나 함께 있어 서로가 서로를 비출게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언젠가 우리서로 이유 없이 토라지면 아무 말도 하지 말고 서로 꼭 안아주기
 맘에 없는 말로 상처주지말기 언제나 처음처럼 나를 좋아한다고 꼭 말해주기
 마음껏 잘해주기 괜시리 서운했던 날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두 손 꼭 잡아주기
 그 누구보다 더 좋은 친구처럼 때로는 아이처럼 곁에 있어주길
 세상 누구보다 넌 내 편이 돼 주길
 오늘부터 우리 시작할까 어쩌면 처음 같지 않게 힘겨운 날들이 우리 앞에 밀려와도
 이렇게 너와나 함께 있어 서로가 서로를 비출게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도록
 눈물 나는 날 늘 네가 있어 언제나 처음처럼
 따스했던 온기로 꿈처럼 다가오던 너
 이렇게 내 곁에 머물러줘
 언제나 널 지켜줄게 영원히 난 너를 사랑할 테니
 우리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달달한 사랑 노래를 들으며 <우리 시작해도 괜찮을까요, 노래 정준일, 권진아>


앞으로 우린 어떤 색깔이 되어갈까.



글: Chloe Lee

사진: pinterest

https://brunch.co.kr/@itselfcompany/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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