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내 마음도 그 때 그랬던걸까?

《"힘내"를 대신할 말을 찾았다》 마음공감에세이, 김예란 지음

에세이를 읽으며 내 마음도 그 때 그랬던걸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나 또한 엄마를 감당하기 힘들었다. 무신경해 보일 정도로 해맑고 단순하며 종종 아찔할 만큼 긍정적인 엄마를 보고 있자면 가슴이 답답했다. 힘에 겨웠다. 엄마가 내 슬픔과 우울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마주할 때면 속눈썹마저 무겁게 내려앉았다."
《"힘내"를 대신할 말을 찾았다》김예란 지음 P.76

엄마아빠가 직간접적으로 나에게 남긴 영향은 파도파도 끝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생애 최초의 순간부터 20대가 끝날 때까지, 그러니까 엄마아빠의 자식으로 밀접하게 함께 살았던 시간 내내 무수한 영향을 받았다.


아빠의 눈빛, 말투, 감정습관부터
엄마의 태도, 가치관, 표정까지


남편이 나를 보며 우스갯소리로

화/짜증이 자주나는 특성은 OOO아빠로부터 배웠지~라고 말하기 전까지 짜증을 아빠로부터 배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짜증내는 게 참 아빠랑 닮았다. 인정.

<슬기로운 산촌생활> 정경호가 맛있을 때 '분노'하는 특성을 보며 어찌나 공감이 되던지..


엄마로부터 배운건 무대뽀적 낙관주의. 대책없이 긍정적일 때가 있는데, 이건 엄마로부터 배운 것 같다.


물론 타고난 기질 특성도 있지만, 살면서 아빠, 엄마를 보며 더욱 강화된 나의 성격 특성이다.




내일모레면 마흔인데 부모님을 떠올리면 여전히 어린 시절 나로 돌아가는 느낌이다. 부모님의 따스함이 그립고 아쉽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여전히 고맙다, 사랑한다 눈 마주치며 말하지 못하는 우리 관계가 아쉬우면서도

또 그럴만하겠다 싶은 마음도 함께 든다.

그저 작년보다는 올해 더, 올해보다는 내년이 조금 덜 어색해지고, 더 따스해질 수 있음에 감사한다.


그 때 왜 그랬냐고? 물을 것도 어느새 없어졌고

그 때 그래서 그랬군요...라며 넘어갈 수 있게 되었다.

감정적으로 걸려 넘어지는 게 없어져가는 이 느낌에 안도감을 느낀다.


그렇게 미워하고, 그렇게 원망하고, 그렇게 슬퍼했던 내 감정이 어느새 녹았다고 말한다.



글: Chloe Lee

사진: pinterest

https://brunch.co.kr/@itselfcompany



매거진의 이전글 내가 먼저 변해야 하는 까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