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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쯤 되니까

내년엔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내가 되기를



정말로 마흔쯤 되니까

아..엄마아빠가 나를 사랑했던거구나. 의심이 사라진다.

하나둘씩 나타나는 흰머리에 더이상 가슴 철렁하지 않게 되어가니까

엄마아빠가 그 때 그래서 그런 표정이었겠다. 넘어가진다.

그래서 이제는 그런 엄마아빠에게 나는 어떤 딸이 되면 좋을까?

진지하게 멈춰 생각하게 된다.


산청에 있는 아빠는 지금쯤 저녁은 드셨을까?

12월엔 내려간다 말씀드렸는데, 내려가도 될 타이밍인지 궁금하다. 보고싶다.


바로 곁에 사는 엄마는 지금쯤 운동하러 갔겠구나. 다행이다.

12월엔 엄마가 좋아하는 콘서트도 함께 가기로 예매했는데. 엄마랑 콘서트도 다니게 되었다니. 다행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단 한번도 입밖으로, 언어를 사용해서, 말해준 적 없지만

이젠 들은셈 칠 수 있다.


따듯한 목소리로, 눈 마주치며, 엄마아빠의 목소리로 들었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럴 수 없었으니까, 이젠 마흔쯤 되어가니까, 엄마아빠는 사랑의 표현이 다양했다고 결론내릴 수 있겠다.


나도 언젠간 입밖으로 엄마아빠에게 사랑한다, 말하고싶다. 내년쯤? ^^



글: Chloe Lee

사진: pinte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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