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LG 소파

by 문지훈

2014년도에 용산구 남영동에 위치한 낡을 대로 낡은 단독 주택에서 산 적이 있다.


당시에 나는 저스트 뮤직이라는 회사를 만든 지 얼마 되지 않았었고,


여담이지만,

현재 한국 힙합과 대중음악 부문에서 무지 핫한 친구 기리보이도 같이 그 집에서 잠깐 살았었다.

내가 이사를 갈 때 또 다른 멋있는 아티스트 씨잼이 그 집에 들어와서 한동안 살았다.


기리가 나랑 살기로 결정하고 오기 전 내가 혼자 살았을 때,


중고 가구 파는 곳에서 갈색의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진 LG 소파를 산적이 있었다.


4만 원이었다.


지금은 그랬었던 내 모습이 귀엽고 대견스럽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러지 않았었던 모양이라는 걸 그 집에서 이사 가고 나서였다.


이후에 일이 잘 풀려 태어나서 처음으로 오피스텔, 아파트에서 살게 되었는데, 많은 사람들은 '이제 말할 수 있어서 좋다'라는 식의 태도로


남영동 집을 처음 봤을 때의 인상들을 이야기해줬었다.


'이게 한국 힙합의 끝인가?'라는 식의 생각들을 많이 한 모양이더라고.


공통적 포인트가 위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이 오늘 내가 글을 쓰는 이유다.


'너는 그 집을 자랑스러워했어'


라고 주위 사람들이 이야기해줬다.


사실이다. 난 너무 고마웠어 그 집에게.

내 힘으로 얻은 장소였기 때문에.

나만의 공간이 더 업그레이드됐기 때문에.

그리고 단 한 번도 남과 나를 비교하지 않았었기에 행복했다. 너무나.


지금 내가 앉아있는 소파는 이케아 것인데, 가격도 비슷해.


방금 이 위에서 명상을 했고, 명상이 끝나고 내가 감사해야 할 작은 것들에 대해서 생각하다가 이 소파, 그리고 그 LG 소파가 생각났어.


작은 것에 감사를 먼저 해야 한다는 말의 의미에 대해서 요즘 많이 들여다보고 있어.


모든 행복의 시작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느껴.


비싼 차를 살 때, 음원 성적이 매우 좋을 때, 큰돈을 손에 갑자기 쥐게 됐을 때, 이 때도 물론 행복하지만,


토대가 확실해야 한다는 것을 요즘 느껴.


한 때 불평불만뿐이었을 때, 너무 많은 행복을 걷어찼어.


모든 것이 부족해 보였어. 모든 것이 나의 아래였어.

그래서 그러고 있을 때 그 부족하다 느낀 존재들은


'알았어, 그럼 잘나고 대단한 것 잘 챙기세요'


라고 하고 서운해하며 나를 떠나버렸어.


작은 것에 감사해야 큰 것에 대해서도 감사를 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겠지만,


더 단순하게, 더 뿌리로 들어가서 본질을 보자면,


무엇이 어찌 됐든, 늘 최대한 많은 것에 대해서 감사하는 태도로 살면,


전 우주가,


'고맙다, 마음을 예쁘게 먹어줘서. 너에게서 풍겨져 나오는 진동의 느낌이 좋아. 난 네 옆에 있을게, 너만 괜찮다면.'


이라고 해주더라.


그 LG 소파나 지금 이 이케아 소파나, 다 너무 좋은 것들이었어.


이 방 안에 있는 나머지의 모든 것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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