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유럽 여행기에서 빠지지 않는 것 중 하나가 성당 이야기이다.
이번 여행에서도 성당에 대한 리포트가 이미 몇 번 있었지만, 뤼벡 성당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안 할 수가 없다.
그만큼 특이하다.
운하에 둘러싸인 뤼벡의 중심가는 마치 서울의 여의도와 같은데, 이 안에 여섯 개의 성당이 있다.
(아.. 하나 미리 실토할 건, 내 수준에서 유럽의 성당과 교회 구분이 어려운데, 교회를 성당이라 오인한 부분이 있다면 이해를 구한다)
그 중 우리가 들른 네 곳의 성당은, 한곳 한곳 모두 각기 다른 특성에 경탄을 금치 못 했다.
내부의 각기 다른 웅장함도 놀랍지만, 신부님의 미사 방식도 우리와 다른 면을 보고 여러 생각을 했다.
경탄을 금치 못한 각 성당 내부의 모습을 모두 일일이 담기도 어려웠고, 그 모습을 보여주며 설명을 못 하는 것도 안타깝고 아쉽다.
성 야곱 성당에 들어가니 마침 미사 중이었는데, 미사 집전 예식이 우리와 차이나는 점이 있다.
그 다른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려다 경고(?)를 먹어 설명으로 대신하면,
우리나라에서는 신부님이 십자가를 등지고 신도들을 바라보며 예식을 올리는 데 반해,
성 야곱 성당의 신부님은 신도들과 같이 십자가를 바라보며 예식을 올린다,
지나친 예단인지 모르겠으나, 나는 그 모습을 이렇게 판단했다.
우리 신부님이 주님의 말씀을 신도들에게 전하는 입장이라면, 성 야곱 성당의 신부님은 신도들의 마음을 주님께 전하고 있다고.
사제가 주님과 속인을 연결하는 중간자라면, 누구의 입장에서 전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다.
영성체의 모습도 우리와는 다소 달랐다.
우리 성당에서는 사제가 먼저 스스로에게 영성체를 준 다음 신도들에게 영성체를 주는데, 성 야곱 성당의 신부님은 신도들에게 영성체를 준 후,
신도 대표에게 영성체를 받았는데, 이런 모습들이 뭐라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느낌으로 와 닿았다.
뤼벡의 성당은 모두가 하나의 성당이 아닌 종교 박물관 같았다.
단순히 종교의식을 치르기 위한 장소가 아니라, 그 종교의 발자취를 내포하고 있다.
뤼벡 중심가의 관문인 Holstentor 박물관을 지나 맨 처음 보이는, 뤼벡의 성당을 대표하는 성 마리엔 성당.
그 뒷모습은 이렇다.
높은 층고로 성 마리엔 성당의 규모를 알 수 있다.
얼마나 정교한지...
성 마리엔 성당의 증축과정을 보여주는 미니어쳐와 조감도.
성 마리엔 성당은 2차 대전중인 1942년 영국 공군의 폭격으로 인해 상당 부분이 소실된 후 꾸준한 복원과정을 거쳐 1956년에 현재의 모습이 됐다는데, 사진은 폭격 당시 불타는 모습과 그 뒤 복원되는 과정이다.
폭격으로 인해 부서진 종까지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모습이, 내가 종교 박물관이라 칭하는 이유다
내가 가장 놀라움을 금치 못했던 성 마리엔 성당 내부의 천문력.
하단 부분을 확대하면 이런 모습이다.
그 옛날 2040년 이후 월일에 따른 달의 모습과 별자리까지 예측한 것이 얼마나 경이로운지, 탄성이 절로 나왔다.
지도의 가장 우측에 있는 돔성당은 박물관을 함께 한다.
이곳에도 천문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옛날 인류 선조들이 무엇을 중시했는지, 그 지혜가 가늠된다.
교황 중 한 분이 이 곳에서 영면 중이신지...
이럴 때 가이드 없는 여행과 언어의 아쉬움이 묻어난다.
경이로운 성당들을 순회하며 든 세속적인 생각.
내가 뤼벡에 산다면 어느 성당을 다녀야 하며, 이렇게 경쟁력(?)있는 성당이 많은 뤼벡의 신부님들은 작은 도시의 신도들을 어찌 확보(?)하시는지...
성 마리엔 성당에서 득템한 기념품, 팔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