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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Aug 16. 2017

미야코지마의 정신적 지주

곳곳에서 도깨비를 만나다


아무리 부족함이 없는 풍요로운 시대에 살더라도 인류는 궁극적으로 뭔가에 기대고 싶은 심리적 욕구를 저버릴 수 없는 모양이다.

현재가 불안하면 불안할수록 구원을 갈망하게 되고, 현재가 편하면 편한대로 미래에의 영속성을 담보받고 싶어 한다.

그런 욕구에 대한 보험으로 생긴 신앙이 오랜 인류사의 변천과정을 거쳐 근대종교로 정착되지만, 지구 곳곳에는 인류 신앙의 근원인 토템의 흔적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가운데 동서를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게 도깨비다.


도깨비의 형상과 성격 등 각 지역 도깨비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세세한 지식이 없어 알 수 없으나,

그게 공포의 대상이건 은혜의 대상이건 유사한 형태의 도깨비를 설정하여 그에게 구원을 갈구한 건 흥미롭다.


노르웨이에서 그들의 도깨비인 트롤을 흥미롭게 접했는데, 미야코지마 곳곳에서도 도깨비를 만나게 된다.

일본 도깨비를 [오니]라고 칭하는 걸로 아는데, 일본 본토로 부터 1,000km 이상 떨어진 여기 도깨비도 오니인지는 모르겠다.

(아.. 그걸 현지에서 물어봤어야 했는데.. ㅉㅉ~)


여튼, 섬 외곽의 건축물은 물론 시내 중심의 건물에서도 도깨비 형상을 흔히 볼 수 있다.

陶房의 담과 지붕에도 있고,


관광객과 자연도 지키고,


은행의 자산도 지킨다.


그렇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지키는 도깨비를 기념품점에서 그냥 놔둘리 없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새의 형상.

섬 주변을 조망하는 전망대가 새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걸 보면서, 갇혀진 섬에서의 넓은 세계에 대한 동경이

자유롭게 바다 위를 날으는 새를 토템으로 삼은 게 아닌가 하는 나름의 추론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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