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내내 로텐부르크를 적시던 비가 밤 8시쯤 그쳤다.
내가 기억하는 이 도시가 이런 곳이 아니었는데,
봄비 때문인지 을씨년스럽게 느껴진 게 아쉬워 야경도 볼겸 운동삼아 다시 성내를 찾았다.
로텐부르크 城의 여러 문 중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동쪽의 뢰더 문.
뢰더 문 좌우의 잘 보존된 성벽에서 중세유럽의 분위기가 물씬 풍겨 나온다.
오후 비가 올 때 이 성곽에 올라 성을 한 바퀴 돌 생각을 왜 못 했을까.
그랬더라면 비도 피하면서 성곽의 스카이 라인을 음미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의 관람이 됐을텐데..
성곽아래 성벽과 접해있는 집들의 건축형태가 특이하다.
일반적인 가옥에 비해 벽의 높이가 낮은 반면, 지붕의 경사각이 가파르고 높히 형성되어 있다.
혹시 겨울 적설량과 관계가 있는지.. 눈이 지붕에 쌓이지 않고 흘러내리게 하여 지붕의 하중을 줄이려는..
지붕을 덮고있는 소재도 특이하다.
이 집의 지붕 소재는 윗 사진의 집과 형태는 비슷하나 좀더 모던하면서 대량생산 제품의 느낌이..
사진 우측의 뾰족한 집은 대장간으로 사용됐던 건물이란다.
성곽에서 보이는 성내 스카이 라인을 살펴보자.
건물에서 새어나오는 은은한 불빛과 어우러진 스카이 라인이 제법 운치있다.
남쪽 입구쯤에서 성곽을 내려와 이제 낮은 곳에서의 야경을 즐겨본다.
빛은 모든 걸 성형시키는 능력이 있다.
10m 높이의 성 게오르그 분수를 문지기(?)로 두고 있는, 목조와 석조로 구성된 이 혼합건물의 이름이 재밌다.
지하에 정육점이 있었던 이 건물 내부의 큰 방에서 무도회가 종종 열렸다고 한다.
그래서 붙여진 건물의 이름이 [고기와 춤의 집]. 독일어로는 Fleisch und Tanz haus.
마르크트 광장.
광장 왼쪽 건물이 시청사.
시에서 주최하는 행사시 연회장소로 사용됐던 의회연회장.
단순해 보이는 외관에 비해 상부의 시계탑은 뭔가 특이한 기능이 있어 보인다.
올 비는 다 온 듯하니 내일은 쾌청한 로텐부르크를 볼 수 있을거라는 기대와 함께 숙소로 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