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로텐부르크를 한마디로 정의하라면 [로텐부르크는 크리스마스]다.
2001년 12월 이 도시를 찾아 뢰더문을 지나 마르크트 광장에 들어섰을 때,
시청사 앞 계단의 아이들 합창단에 의해 울려퍼지던 청아한 크리스마스 캐롤과,
비좁은 슈미트 길 내리막 양쪽에 빼곡하게 크리스마스 트리로 반짝이던 작은 상점들은 그 자체로 동화마을이었다.
내 마음을 동심으로 돌려놓은 그때의 그 정겨운 모습들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남아있고, 앞으로도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17년이 지나 다시 찾은 4월의 로텐부르크는 아쉽게도 유럽 작은 옛 도시중 하나의 느낌이지만,
이곳이 크리스마스의 도시임을 입증시키는 곳이 있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크리스마스용품 판매점.
먼저, Christkindlmarkt.
네이버사전을 검색하니 christkind는 아기 예수이고, 여기에 [l]이 붙은 christkindl은 크리스마스 장식이라고 나온다.
결국, 크리스마스 장식품 상점이라는.
이 안에 들어서는 순간 절로 눈이 휘둥그레진다.
다른 설명 필요없고, 모든 종류의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없는 게 없다.
요게 참 깜찍하게 예뻐 아이들 선물용으로 구입.
요것들은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용품이고,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리는 여러 소품도 많다.
보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여기 제품을 일일히 다 사진에 담는 건 불가능하고, 상점내 전체적인 느낌만 몇 장 담았다.
이 상접의 바로 맞은 편에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 용품점이 있다..
지붕에 선물을 잔뜩 얹은 자동차가 머물고 있는 이 상점.
앞집은 건물 입구에 대충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추정되는 단어라도 있지만,
이 집은 그런 유사 단어조차 없어 나같이 독일어를 모르는 사람은 뭐하는 곳인지 알 수가 없다.
고교때 제2외국어로 배운 독일어 단어 기억으로 nacht는 [밤(night)]인데.. 사전으로 검색하니 weih는 [성스러운]이다.
그러니까, Weihnacht는 Holy Night이 되는데, 독일어 사전에는 성탄절이라 되어 있다.
건물 벽에 위에 소개한 상점과 같은 캐테 볼파르트(KATHE WOHLFAHRT)라는 문구가 있는데, 크리스마스 장식품 체인점 이름이라고.
왼쪽의 녹색 건물은 KATHE WOHLFAHRT 체인점에서 운영하는 크리스마스 장식품 및 크리스마스 자료가 전시된 크리스마스 박물관이다.
이 상점은, 같은 크리스마스 장식품점이면서도, 먼저 들른 앞 집과는 또 차원이 다르다.
비교하자면, 앞 집이 크리스마스 용품의 대량 판매 위주라면, 이 집은 용품을 이용한 꾸며진 모습을 더 보여주고,
크리스마스 장식 외에 크리스마스를 컨셉으로 한 다양한 상품들이 있다.
눈높이를 맞춰가며 아이의 호기심을 설명해주는 엄마의 모습이 정겹다.
여기까진 앞 집과 별반 다를 게 없는데,
사진 촬영이 금지된 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정말 그림책 속 크리스마스 환상의 공간에 들어온 느낌이다.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입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나만 담았다.
로텐부르크 城內 main street이 좁고 짧아서인지, 여기 건물들은 공통적인 특징이 하나 있다.
겉에서 보기엔 입구도 작아 아주 작은 집 같은데, 들어가보면 생각 이상으로 안쪽이 엄청 넓다.
위 크리스마스 용품점 두 곳도 겉모습은 남대문의 용품점과 비슷해 보이지만, 속은 끝이 없다.
두 곳 모두 좋지만, 시간의 제약을 받는다면 나중 집을 권한다.
성인인 나도 보이는 것마다 손에 넣고 싶고 마음이 들뜨는데, 순수한 감성의 아이들은 얼마나 그 여운이 오래 갈까.
언제일지 모르지만, 3세들이 생긴다면 한번 보여주고픈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