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텐부르크 위에 있는 작은 도시 밤베르크를 들르지 못한 아쉬움은 다음을 기약하며 가슴에 묻고,
250km 남짓한 거리를 시속 190km까지 밟아가며 (새가슴이라 200km/h는 못 넘겼다) 논스톱으로 달려 도착한 퓌센.
아늑한 시골마을 홉펜으로 접어드는데 교회 건물 앞에서 갑자기 밴드 소리가 울리며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다.
'결혼식 같은데..' 황급히 근처에 차를 세우고 달려갔다.
외국 여행길에 현지 풍습을 볼 수있다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
달려가보니 결혼식은 이미 막 끝나고, 뒷 마무리와 함께 신혼부부 퍼레이드를 준비중이다.
우리 전통혼례에 닭이 등장하듯, 이곳의 결혼식에도 닭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게 무척이나 흥미롭다.
매일 알을 낳는 닭을 다산(多産)의 상징으로 여겨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는 건 고금동서를 떠나 모든 인류의 본능인가 보다.
우리는 깃털색이 고운 닭을 사용하는 반면, 우연인지는 몰라도 여기는 흰색 닭만 있다는 게 우리와의 차이.
흰색이 내포하고 있는 의미가 뭘까. 순백의 웨딩드레스와 깔맞춤?
아.. 그리 생각하니 우리 전통 신부 혼례복은 색동저고리. 그래서 컬러풀한 닭으로..
결국 드레스 코드.
이거 묘하게 매치가 되는데, 나의 갖다붙이는 엉뚱한 상상력은 내가 생각해도 때론 놀랍다~^^
궁금한 건 못 참아 찾아본 저 단어의 뜻은 [결혼식, 결혼].
신혼부부 퍼레이드용 마차도 대기중.
마차와 하객들의 복장이 아주 정겹게 조화를 이룬다.
이 분이 오늘의 신부이신 듯.
할머니의 전통 의복과 손에 들린 스마트폰의 대비도 재밌고.
"신부는 탔는데, 신랑은 어디 갔어~ 어여 타~~"
전통복장의 4인조 악단이 마차를 선도하며 동네 퍼레이드 출발~
신랑 신부에게 추억이 될 동영상 기록을 남기기 위해 이 분도 고생하신다.
신랑 신부 사이에 끼신 분~ 너무 하신 거 아닙니까.. 결혼후 첫 출발인데.
풍치있는 자연 경관과 함께 따사로운 햇살로 축복받은 결혼식.
하객들이 퍼레이드에 동참하는 게 예의인지 행렬이 제법 길다.
마을 저 끝까지?
퍼레이드 코스가 어찌 되는지 모르지만, 콘트라베이스인지 첼로인지 연주자는 정말 너무 힘들겠다. ㅠ.ㅠ
재작년 독일 뤼벡에 들렀을 때 1년에 한번 한다는 마을축제 가장행렬을 봤는데, 이번에는 결혼식을 보고, 난 정말 lucky guy 맞다.
독일과 궁합이 잘 맞는 듯. 나 독일 체질인가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