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란테의 낭만을 상징하는 상 곤살로 다리와 맞닿은 상 곤살로 성당은 아마란테의 랜드마크이자 중심이며, 우측에 작은 공원이 있다. 상 곤살로 다리 밑으로 타메가 강을 따라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지만 타메가 강의 수질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어느 곳이든 가는 곳마다 성당이 있고, 내부는 각기 다른 개성으로 꾸며져 보는 순간 늘 탄성이 나오지만, 나중에 사진을 보면 어디가 어딘지, 아주 특별한 곳이 아니면 구분이 안 된다.
해서 이제 성당 사진은 그만 올리려 하는데,
상 곤살로 성당 뒤 계단 위에 있는 이 성당(Igreja de São Domingos)은 아주 이색적이다. 외형은 어느 정도 되는 듯한데, 경사진 길을 돌아 올라가 내부를 보고는 깜짝 놀랐다.
마치 시골 분교의 교실과 같은 소규모 의자. 규모 만으로는 묵상 기도를 하는 소 예배실 같다. 여기서도 미사 집전을 하긴 하나..
상 곤살로 다리 뒤편이 아마란테 다운타운이다.
상 곤살로 성당의 후면에는 아마란테 교구 聖미술 박물관이 있다.
10월 하순은 포르투갈에도 단풍을 만들어 준다.
주황 색 지붕이 포르투갈의 조금은 부족한 단풍을 보완해주는 듯하다.
상 곤살로 성당 앞 소공원은 성당과 함께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의 휴식 공간이기도 하다.
강변 돌 벤치에도 아줄레주가..
아마란테의 밤이 지나면 기마랑이스로 간다.
아마란테에서 출발한 지 얼마 안돼 지나던 작은 마을의 성당을 보고 차를 세웠다.
유럽에서 교회나 성당 옆에 마을묘지가 있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지만, 이 작은 마을은 묘지 밀도가 높다.
작은 면적에 오밀조밀 많은 묘소가 들어찼다. 마을 사람들의 정서가 반영된 듯 묘소 위 장식이 상당히 아기자기하다. 그리고, 헌화된 꽃들이 모두 싱싱하다.
이 묘소를 보며 묘지의 개념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집단 공동체가 거주하는 지역에서 다수 고인이 묻힌 장소를 공동묘지라 했고, 우리에게 공동묘지는 혐오시설이다. 마을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묘지 임에도, 각종 귀신의 공동 서식지로 인식되어 정신력 강화훈련 코스가 된다. 묘지 주변 집은 흉가로 인식되고 집 값은 엉망이 된다. 그러니 살아있는 사람들로부터 멀리 형성되고, 자연스레 발길도 뜸해진다.
서양에선 묘지를 마을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인다. 마을 안에 별도의 구역이 형성되기도 하지만, 교회와 성당과 함께 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주말에 교회(성당)를 찾으며 자연스레 가족의 묘도 함께 둘러본다.
우리처럼 1년에 한두 번 찾는 연중행사가 아닌 일상생활이다. 그러니, 꽃이 시들 걱정에 조화를 준비하지 않고 매번 생화로 헌화하니 늘 친근감이 있다. 우리와 같이 격리된 장소에 덩그러니 있는 묘지 집단이 아니라, 사람들의 생활 공간에 함께 한다. 그러니 혐오시설로 악순환이 아닌, 친화시설로 선순환이 된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묘지라는 표현보다 묘원, 혹은 공원묘지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지만, 대부분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이 운영하는 곳이기에 생활 주거지와는 여전히 격리되어 있다.
뒤에 우뚝한 건 가족묘다.
꼭 정면이 아닌, 옆으로 지나는 사람도 볼 수 있도록 사선으로 배치한 센스.
묘지 위 십자가가 단순 십자가가 아닌 예수님이 못 박히신 고상이 많은 게 특이하다.
이런 시설을 누가 혐오시설이라 하겠는가.. 우리도 납골당 등 묘지에 대한 많은 부분이 예전과 다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관습에서 벗어나 공동묘지가 아닌 마을묘지로 호칭부터 바꿔보면 어떨까. 사람의 뇌는 평소 사용하는 언어에 따라 사고의 지평이 달라진다는 걸 종종 느끼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