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니무스 수도원은 인도 직항로를 개척한 바스쿠 다 가마를 기리기 위해 국왕 마누엘 1세 지시로 건립되었다. 건축에 100년이 걸렸다니 건축물은 마누엘 1세의 당초 의도와는 상당히 달라졌을 거 같다.
밖에서 딱 보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스케일이 느껴진다.
리스본 시내에선 리스보아 카드 쓸 일이 별로 없었다. 숙소를 잘 선택한 덕에 웬만한 명소는 거의 도보로 접근 가능해 괜히 샀나 싶은 생각도 들었는데, 제로니무스 수도원과 벨렝탑을 들르면서 생각이 싹 바뀌었다. 10유로 제로니무스 수도원 입장료와 6유로 벨렝탑 입장료가 무료인 것도 좋지만,입장 티켓을 사기 위해 햇빛을 받아가며 늘어선 기나긴 대열을 거치지 않고 바로 유유자적 입장한 것만으로도 42유로 본전은 뽑은 듯하다.
저 긴 줄 뒤 상점에 포르투갈에서 가장 유명한 원조 에그타르트 상점이 있는데 그 앞에도 줄이 얼마나 긴지 멀리서 보고 포기했다.
외부에서 보이는 모든 형태가 너무나 화려하고 정교한데 내부는 어떨까..
제로니무스 수도원은 광장이라 칭해도 될만한 넓이의 중정을 둘러싼 형태다.
입이 절로 벌어질 정도로 층고가 어마어마 하다. 저 층고를 지탱하는 기둥은 어찌 세웠으며 길이는 또 어찌 맞췄을까. 긴 기둥에 새겨진 조각까지 모든 게 경이롭다.
내부에는 구역에 따라 다양한 용도의 공간이 구비되어 있는데, 너무 웅장하고 다양한 규모를 일일이 설명할 수가 없다. 내가 본 제로니무스 수도원 내부의 구조와 용도를 정리해 보고자 인터넷 검색을 해도 제로니무스 수도원 내부에 대한 설명 자료는 찾지 못했다.너무 방대해 글로 설명이 안되는 듯하다.
내부를 둘러 보아도 어디 하나 밋밋한 곳이 없다. 어떻게 모든 곳이 이리 정교할 수 있을까..
혼자서 이 모든 것을 만든다는 것도 불가능하고, 그렇다고 여럿이 작업하며 구석구석 이리 일관된 섬세함을 유지한다는 것도 불가사의 하고..
어디를 찍어도 예술이지만, 아무리 찍어도 갖고 있는 모습을 다 담을 수 없는 곳이 제로니무스 수도원이다.
엉뚱한 궁금증이 들었다, 이곳에 조각된 인물 동물 꽃 등 각종 문양은 몇 종류나 될까.. 건축에 100년이 걸렸다니 이 모든 것들이 최초 설계자의 의도는 아니었을 거 같은데, 당초 설계도에는 어디까지 묘사되어 있었고, 이후 100년간 어떤 의사결정 과정이 있었을까. 동원된 조각가나 인부들의 즉흥적 퍼포먼스도 있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