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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14. 2024

포르투갈 건국의 근원 기마랑이스

맥주 두 병과 바꾼 화장실 일시 감금


기마랑이스는 포르투갈 왕국의 전신인 포르투갈 공국의 수도이자, 포르투갈 초대 국왕 아폰수 엔리케의 출생지로 '요람의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아폰수는 1128년 자신의 어머니인 테레사 백작부인과의 기마랑이스 근교 마메드 전투에서 승리 후 1129년 코임브라로 수도를 옮기면서 포르투갈 탄생의 근원이 기마랑이스 임을 알리는 문구를 도시 성벽에 남겼다.

 AQUI NASCEU PORTUGAL (포르투갈은 이곳에서 탄생했다)


15∼19세기의 건축물이 많은 기마랑이스는 도시 전체가 역사지구로 2001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그로 인해 포르투를 찾는 여행객들이 기차로 1시간 반 거리인 이곳을 당일치기로 많이 찾기도 한다.


17세기에 조성된 투랄 광장은 기마랑이스 다운타운의 중심이다. 당초 이 지역은 기마랑이스 시 바깥의 가축행사와 투우가 열리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기마랑이스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 됐다. 부동산 투자는 길게 봐야 함을 여기서도 절감한다.

성 베드로 대성당 (St. Peter's Basilica)

투랄 분수와 폐품을 이용한 예술 조형물.


중심가의 카페나 Bar도 다른 지역에 비해 영업시간이 길다.

오른쪽 조형물. 투구를 쓴 기사가 왼손에 방패를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있는 거 맞나..

오후 7시 임에도 인적이 너무 드물다. 7시라 아직 썰렁한 건지, 7시라 벌써 썰렁한 건지..

아줄레주는 포르투갈의 전통 문화 임을 여기서도 느끼게 된다.

7시 밖에 안됐음에도 이런 골목길 다니기가 겁이 난다. 포르투갈에서 이렇게 방범창이 확실한 곳도 처음이다.

일정한 간격으로 있는 건물과 건물 2층 사이의 저 흰색 벽면의 공간은 뭐지? 건물의 연결통로라면 양 옆 건물의 용도는 뭔가..

여기 특징은 상업지구 건물의 창문마다 반딧불 전구로 테두리를 둘렀다. 벌써 연말 분위기를 띄우는 건 아닐테고 원래 이런 건지.. 테이블 규모로 보아 이곳이 사람들이 꽤나 몰리는 곳인가 보다. 그리고, 테이블 정돈 상태에서 아직 본격 영업 전 임을 알 수 있다.


기마랑이스 시내를 돌아보며 느낀 점은 도시는 조용하지만 중심가 상점의 물건이나 진열이 그간 보아왔던 다른 소도시에 비해 좀더 세련된 느낌이다.


맞은 편에 상 구알터 교회가, 멀리 페냐 성소가 보인다.


여행에는 뭔가 한 두번 정도는 예기치 못한 황당함이 있는 게 당연한데 어째 너무 단조롭다(?) 싶었던 여행에 기마랑이스가 임팩트 강한 기억을 남겨준다.


호텔 방에 들어가 화장실을 사용하고 나오려니 문이 안 열린다. 어랏~~ 이게 왜 이래..

잠금장치가 잠겼나 몇 번을 확인하고 손잡이를 비틀어도 요지부동. 밖에서 옆지기가 열려해도 마찬가지다.

급기야 옆지기가 리셉션에 얘기하여 남자직원이 와서 열긴 했는데, 혹시 해서 문을 닫으니 다시 안 열린다.

직원의 말이 기가 막히다. 문을 닫지 말고 열어 놓고 쓰라고. 뭐 이런 경우가...

작년 루체른에서는 잽싸게 방을 업그레이드 시켜 바꿔줬는데.. 따져보려다 방 바꾸고 어쩌구 시간만 낭비할 거 같아 일단 넘어갔다.


다음 날 체크아웃시 바뀐 직원에게 전날 상황을 얘기하고 "방을 바꿔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문제 제기 후, 미니바 사용 내역을 제시하니 맥주 두 병 명세를 보고는 미안하게 됐다며 그걸로 퉁 치잔다. 사실 그간 우리가 화장실 닫고 사용한 적이 별로 없었는데..

근데, 이게 다시 생각해보니 대단히 심각한 상황이었던 게, 만약 혼자 투숙했으면 내려가서 연락도 못하고 어쩔 뻔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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