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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하 Sep 15. 2024

이베리아 반도 카톨릭 발원지 Braga


Porto에서 1시 방향 60km 거리, 기차나 고속버스로 1시간이면 이동이 가능한 Braga.

예정된 숙소 찾으니 차량 진입이 안 되는 곳에 있다. 코임브라 숙소와 같이 좁은 골목이 아니라, 차량 교행이 가능한 제법 넓은 길인데 보행자 전용도로다.


보행자 전용도로 입구 차도변 주차장를 살펴보니 주차표시 아래 단어들이 적혀 다. 그 중 우리 숙소명 Braga Truthotel도 보인다. 차량 진입이 안 되는 소규모 호텔들이 공용주차장을 임대해서 사용하는 거다.

문제는, 각 호텔 전용 주차공간호텔 이름이 적힌 주차 표지판 인지 인지 분명치 않다는 것.

오른쪽 멀리 보이는 주차 표지판 P 하단 BRAGA TRUTHOTEL 이라고 씌여 있다. 그럼 그곳부터 왼쪽 가까운 주차 표지판까지가 Braga Truthotel의 주차 공간이겠다는 판단에 빈 공간에 사진과 같이 주차 후, 사진을 찍어 숙소 체크인을 하며 "이곳에 주차했는데 맞냐?"고 물으니, "시간이 얼마나 됐?"고 묻고는 은 직원 한 명이 용수철 튕기듯 뛰어 나간다. 나도 얼결에 뛰어 따라가니 내 차를 확인 후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자기네 표지판 앞이 전용 공간이란다. (이때 서로 앞(front of)과 뒤(behind)의 기준과 개념달라 많이 헷갈렸다.)

어찌됐든, 차를 호텔 전용표지판 뒤로 이동.(저 위치를 표지판 뒤라 하는 게 맞는지, 표지판 앞이라 하는 게 맞는지는 여전히 헷갈린다)

근데.. 이게 이렇게 숨가쁘게 튀어 나올 일이야..? 업소간 주차로 인한 갈등이 어지간한 모양이다. 내 짐을 내린 후에도 내부에 남아있는 게 없는지, 도어 잠금장치가 제대로 작동되는지 몇 번을 확인하는 걸 보니, 음.. 대충 감이 온다.


브라가는 이베리아 반도에서 가장 먼저 카톨릭이 전파된 도시다.

때문에 브라가 대성당은 다른 성당과는 또 다른 의미가 있다.

성물 박물관을 비롯하여 내부의 규모는 너무 방대해 사진도 생략한다. 이곳에는 대성당을 건조한 아폰소 국왕 아버지와 어머니의 묘도 안치되어 있다.


이제 포르투갈 여정에서 남은 도시는 포르투와 브라가 두 곳. 포르투갈 제 2, 제 3의 도시다. 그래서 남은 두 곳에서는 가이드북에 소개된 소위 명소들을 굳이 찾아다니지 않기로 했다. 관광객을 위해 치장된 곳이 아닌, 눈에 뜨이는 곳, 발길 가는 대로 돌며 도시의 모습 그대로를 즐기기 위해서.

도시 규모가 서울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 그렇게 돌아도 웬만한 볼 건 다 보게 된다.

골목마다 기념품점이 널렸음에도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중심 도로에 설치된, 관광객을 위한 Pop Up Store.

퀄리티가 조금 더 낫나.. 싶기도 하지만, 눈길이 딱 꽂히지는 않는다.

거리는 확실히 활기차다. 제 3의 도시답게 해가 진 시간 임에도 기마랑이스와 달리 유동인구가 많다.

쇼 윈도우에 보이는 제품들 역시 격이 달라 보이고, 디스플레이 자체도 그간 보았던 중소도시와 달리 세련된 느낌을 준다.

바지와 벨트 코디를 어찌 잘 해놓았는지 다 욕심이 난다. 색상이 하나같이 다 마음에 들어 입어보니 핏이 나와는 안 맞다. 포르투갈 사람들 체형이 우리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뭔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옆지기께서 한 말씀 하신다. 같은 브랜드 여성복들도 한국에 들어오는 건 핏이 다르다고.

좌측 하단에 Low Cost Fashion이라 표기된, 여성복과 여성 Goods 전문점. 남성인 내 눈에도 깔끔한 디자인과 산뜻한 색상의 제품들이 많이 보인다. 가격도 아주 부담없는 수준.


누가 산타 바바라 정원에 단발령을 내렸는가.

가지나 줄기가 자연스레 위로 치솟는 걸 용납 못 한다. 내게는 모두 포승줄에 묶인 포로 느낌이다. 꾸미더라도 어느 정도 개성은 살려줘야지, 이것도 자연에 대한 가혹행위 아닌가..

이런 모습을 포르투갈의 다른 곳에서도 종종 봤다. 마치 군대를 연상시키는 각진 모습이다.

산타 바바라 정원 뒤로 보이는 건물은 브라가 대주교의 궁전이다.


한적한 골목 한쪽 막다른 곳에 서있는 중년 남성의 모습이 경건해 보여 다가가 보았다.

닫힌 창문 너머 이런 모습이. 뭐 하는 곳인지 검색해보니 위 건물이 성 베네딕토 성당이다. 이 공간은 낮에는 열려있는 소 예배당인 듯.


브라가의 중심은 헤푸블리카 광장(Praça da República)이다.

브라가의 핵심 골목은 모두 헤푸블리카 광장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가고, 반대로 외곽에서 사람들이 몰리는 길을 따라 들어오다 보면 헤푸블리카 광장에서 만나게 된다. 그래서인지, 브라가의 다양한 행사들이 여기서 열린다.

헤푸블리카 광장의 동남 방향으로는 예쁘게 조성된 이베니다 센트럴 정원이 수를 놓고,

서쪽 골목으로는 각종 수제품 상점이 이어진다.


포르투갈 각지를 돌면서 식당과 기념품점을 제외하고 가장 자주 접하는 용품이 구두와 백이다. 브라가 거리에는 그 못지 않게 신생아와 유아용품이 곳곳에 보인다. 게다가 디자인이 어쩜 그리 하나같이 예쁜지. 손녀와 손주로 인한 지극히 개인적인 시선인지 모르겠다.

헤푸블리카 광장의 중심 비아나(Vianna) 분수 야경.

사람들은 헤푸블리카 광장을 편하게 비아나로 부르기도 한단다. 사진 좌측 건물에 있는 분수와 같은 이름의 Cafe Vianna는 1858년에 오픈한 브라가의 가장 오래된 카페다. 160년이 넘었다고? 그때는 카페라는 개념이 없었을테니 주점 쯤 됐을라나.. 어쨌든 유구한 전통에 걸맞게 손님도 제일 많다.

이 광장이 관광객에게 주요 Photo Point가 되는 이유는 주변에 독특한 양식의 건축물들이 모여있기 때문.


산타 바바라 정원 건너 편의 비스카이뉴스 박물관.

박물관 입구에 붙어있는 포스터의 그림..  어디선가 본 듯한데, 라메 성당 오르는 마름모형 계단이 저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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